변호사와 법률서비스에 대한 정보 제공의 필요성
법원은 변호사가 상인이 아니라고 하면서 변호사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합니다.
'변호사는 상인적 방법에 의하여 영업을 하는 상인이 아니고, 그 직무 역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행위가 아닌바, 변호사 직무를 전문적·조직적으로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무법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변호사의 영리추구 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그 직무에 관하여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는 변호사법의 여러 규정에 비추어 보면, 위임인·위촉인과의 개별적 신뢰관계에 기초하여 개개 사건의 특성에 따라 전문적인 법률지식을 활용하여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를 수행하는 변호사의 활동은, 간이·신속하고 외관을 중시하는 정형적인 영업활동을 벌이고, 자유로운 광고·선전활동을 통하여 영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영업소의 설치 및 지배인 등 상업사용인의 선임, 익명조합, 대리상 등을 통하여 인적·물적 영업기반을 자유로이 확충하여 효율적인 방법으로 최대한의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허용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 판결들이 대표적입니다.
변호사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는 변호사법과 법원의 입장에 적극 공감합니다.
변호사가 제공하는 법률서비스가 일반 상업적인 서비스보다 특별히 숭고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에 심취하여 다른 직역이나 업무를 충분히 존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바는 금물'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77년경 “변호사의 업무가 상거래보다 고차원적이라는 믿음은 시대착오적이고 위선적이다”라고까지 판시했습니다(Bates v. State Bar of Arizona 사건).
그러나 반대로 변호사가 하는 일을 '그저 돈 받고 하는 일' 정도로 폄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법률서비스도 다른 상업적 서비스와 유사한 점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법률서비스는 소비자의 취향이나 욕구보다는 권리, 의무에 관한 분쟁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변호사 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법률서비스가 친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소비자는 인생의 중요한 지점에서 법률시장에 접촉하게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같은 엄숙하고 진지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다만 변호사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앞세워 시장논리를 외면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법원의 판결이 그런 인식 하에 내려진 것은 아닙니다만, 변호사의 업무가 본질적으로 상인의 상업적 업무가 아니라고 보는 것과 상인의 상업적 업무라는 전제에서 공공성과 윤리성을 그 한계로 설정하는 것은 분명히 구별됩니다. 법조산업도 결국 소비자와 공급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시장입니다. 변호사의 상인성을 외면하는 것은 실질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특히 변호사의 수가 증가하고 생존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공공성과 윤리성의 지나친 강조는 오히려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공허한 선언으로 전락하여 그 본연의 의미는 상실한 채 제재로만 기능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시장의 관점에서는 경쟁에서 도태된 전문직을 시장에서 배제하고 능력의 우열에 따른 수익 분배를 지향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겠지만, 시장에서 배제될 위험에 놓인 참여자의 관점에서는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즉 생존을 위해, 비정상적인 수단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변호사의 공공성과 윤리성이 위기에 놓인 것이 아닌가 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고, 그 최전선에는 마케팅이 있습니다.
소비자의 정보 부족을 악용하는 것은 법조산업의 대표적인 비정상적 경쟁 수단입니다.
법률소비자는 변호사의 역량과 성향, 법률서비스의 적정한 대가, 합리적인 법률서비스의 범위와 수준 등을 알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정보 격차를 악용하여 불합리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수준낮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나아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왜곡하는 등의 작태는 법률서비스의 피해자를 양산하여 궁극적으로 법조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현재 법률시장에는 정보비대칭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법률시장에는 과거에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마케팅 수단들이 동원되고 있고,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가 유지되는 광고인지 의문이 드는 사례도 점점 늘어납니다. 법률서비스의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방식으로 법률마케팅산업이 성장하고 있는지, 마케팅에 노출된 소비자가 양질의 법률서비스로 이어지는지 등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법률서비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광고 경쟁이 포화에 이르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얻기 어려웠던 정보들에 노출되어 시장과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도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법조 마케팅의 비약적인 성장이 법조산업의 미래에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는 앞으로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변호사 윤리와 광고에 대한 관념도 변화하겠지만, 현 시점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태도를 취해야겠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만약 제가 변호사도 아니고 변호사를 단 한 명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법률분쟁에 휘말렸다고 가정하면, 과연 좋은 변호사를 만날 수 있겠는지 고민해봤습니다. 저보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부족한 정보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해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변호사 업무의 본질이 무엇이고 법조산업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를 단언하는 것은 제 역량을 벗어납니다. 다만 한편으로는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변호사와 법률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현 시점'에서 도움이 될 만한 변호사와 법률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의견 정도 조금씩 남겨보려 합니다.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