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와 만나는 중
정예슬 작가님의 함성연구소를 통해 '모닝페이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티스트 웨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모닝페이지를 썼었는데 브레인 덤핑이나 불릿 저널 느낌으로 매일 아침 내 머릿속 생각을 다 글로 써서 비워내는 행위다.
미라클브레인 ADHD 부모님들과 미라클모닝 모임을 해오면서 2026년부터는 모닝 필사를 시작했다. 모닝 필사를 할 노트를 찾다 내가 아끼던 빳빳한 종이 재질의 노트를 다시 꺼내보았다. 첫 페이지가 2023년 10월 31일 화요일 글이었다. 내가 쓰던 '모닝페이지'였다.
모닝페이지를 읽어 내려가는데 열심히 책을 쓰고 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첫 책의 초고를 쓰던 나날들. 정말 매일 썼었구나...
모닝페이지를 쓰다가 필사를 하다가 긍정확언을 쓰다가 모닝 저널을 썼다. 매일 아침 일어나 무엇이든 끄적여온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 기록이 버리기가 아까워 캐나다에서도 한 뭉치 들고 귀국했더랬다. ㅎㅎ
모닝페이지를 썼던 기록을 다시 읽는 건 과거의 '나'의 꾸며지지 않은 찐 생각을 마주하는 일이다. 와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진짜 힘들었나 보다. 남의 일기보다 내 마음속을 훔쳐보는 일이 너무 재밌었다.
2년 동안의 기록에 자꾸 등장하는 말이 있었다.
'~ 해야지. ~할 거야.'
그리고 '~할 수 있을까?'
"유튜브 꼭 해야지. 0에서 시작하는 거야."
"인스타그램은 600명이 넘었다. 브런치는 300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이런 행운이!"
"캐나다 갈 수 있을까? 못 가면 말지 뭐. 아니 갈 수 있어. 갈 거야."
"피드 하나를 만들었는데 팔로워를 잃었다. 690명에서 하나 줄었는데, 6천900으로 만들자."
"난 완벽하지 않아. 더 공부하자."
"어떻게 다시 중심을 잡고 살아갈 수 있을까?"
유튜브를 시작할 때 말썽 피우는 노트북 하나와 방구석에서 찾아낸 마이크 달린 이어폰으로 PPT를 만들어서 녹화하는 걸로 시작했다. 구독자 100명만 모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조회수가 안 나온다고, 무플이라고 ㅎㅎ 누가 보냐고 ㅎㅎ 그런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냥 ADHD 이야기, 누군가는 많이 궁금하지 않을까.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크게 관심이 없는 ADHD 이야기다 보니 내 책을 홍보해 줄 플랫폼도 없이 외로웠던 마음이 가장 컸다. 그 외로움이 나에겐 원동력이 되었다. 내가 만들지 뭐. 그렇게 ADHD 관련 책이 나오면 기쁜 마음으로 또 유튜브에서 홍보를 한다.
그렇게 유튜브 구독자는 0에서 2800명이 되었다.
600명이었던 인스타그램은 1만 3천 명이 되었다.
대충 하고 싶었던 날도 있었다.
'~할 수 있을까?' 많이 의심도 했다.
방향을 잃기도 했다.
모닝페이지를 읽으며 뭉클해졌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구나. 내 욕구가 보였다.
나는 하고자 하면 하는구나. 내 실행력을 보았다.
나는 이루고자 하면 이루는구나. 확신이 생겼다.
매일 아침 또 열심히 쓰기로 했다.
미래의 나에게 다 잘될 거라고, 나는 다 어떻게든 헤쳐왔다고 열심히 말해주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