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따돌림인가?” 깨달음의 시간들

웃음 뒤 본심은 무척이나 아팠다

by 이사비나

“사비나야, 사실 BBD는 너야... “

왕따 놀음에 놀아나는 내가 불쌍했던 유씨가 나를 불러 세워 말했다.


평소에 잘 놀지도 않았던 유씨라는 친구는 내가 친구도 아닌데 날 도와주었을까? 그 정도로 BBD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내가 무척이나 불쌍했던 거다. 지나가는 이름 모를 아이가 엄마를 찾아 울면 연민의 마음이 드는 것처럼.


“내가 BBD라고? 왜? “

그럴 리가 없어.

가슴은 무겁게 발끝까지 떨어졌지만 현실을 부정했다.

나랑 친했던 그들이 왜 갑자기 나를 별명으로 부르며 내 앞에서 내 험담을 했을까.


그날 내가 앞머리가 별로라고 해서 그랬던 걸까.

내가 너무 자주 전화해서였을까.

내가 하씨 말고 김씨와 너무 친하게 지냈나?

이유를 찾았다.

온통 나에게서.



그래도 같이 있고 싶었다.

그나마 나의 곁에 머물렀던 양씨에게 말했다.

“하씨 김씨가 나를 BBD로 부르면서 따돌려. 흐흑. 흑. 흑. 대체 왜 그러지? 너무 속상해.”

눈물이 옷을 다 적실 정도였다. 그날 내 하소연을 들어준 양씨가 너무 고마웠다. 양씨의 집에서 나는 위안을 얻고 돌아갔다.

‘그래 나도 아직 소중하게 여겨주는 친구가 있어.’


다음 날, 양씨라는 단 하나의 동아줄은 뚝 끊어졌다.

”야 내가 쓴 소설 읽어볼래? 여기 주인공이 누구게? “


신나게 하씨 무리에게 A4 용지 몇 장을 흔드는 양씨의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은 용광로처럼 뜨거워졌다.


그녀는 뭐가 그리 신났을까.

그 안에 10포인트로 쓰인 소설 속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내 마음이 뜨거워져 얼굴이 붉어진 이유는 아마도... 그 소설을 내가 차마 읽을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인 것 같다.



잔인한 계절이었다.

날씨도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팠던 시간.

내 왕따의 계절은 그렇게 계속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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