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아이

너의 목소리가 궁금해.

by 이사비나

“얘들아, 7조로 만들어보자. 칠판 앞에 배치도대로 자리를 바꿔보세요.”


“지수야, 넌 왜 구석에 있어? 여기 앉아야지.”

“....”

“어디 아프니?”

“....”

“여기가 네 자리야. 일단 앉아.”

“....”


아.

너구나.

지혜샘께서 말씀해 주셨었는데 잊었네.


중학교에서 소극적인 아이는 봤었지만,

말을 하지 않는 함구증이 있는 아이는 처음 보았다.


우리 아들은 너무 시끄러워서 혼나는데,

존재감을 과하게 표출하여 엄마로서 항상 민망한데...


넌 말을 하지 않는 아이구나.


아이들은 열심히 토론할 동안 지수의 눈동자는 교과서만 쳐다본다.


너의 마음속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거니?

고작 십몇년의 인생에서 어떤 힘든 일이 있었기에

벌써 고독의, 무언의 삶을 택하게 된 거니?


“야, 오늘 점심 뭐야?”

“카레라이스랑 돈가스! 대박 대박”

“빨리 먹으러 가자.”


도란도란 오가는 흥겨운 십 대들의 대화 속에서

너무나도 조용하여 나조차도

너를 쳐다볼 일이 없었던 날들이 있었구나.


말하지 않으니 네 마음속 폭풍우를

느끼지 못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디 그 폭풍우가

너무 거세지는 않기를.

언젠가 바깥으로 나와 우리가 너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기를.

또는 고통이 아닌 평온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너의 목소리가 궁금해.



*사진 출처- 인싸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