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차이 극명
기어이 집에 방치해 두었던 다이소 시계를 가져와 책상 앞에 걸었다.
속이 시원하고 좋다.
컴퓨터 화면에도 전화기에도 폰에도 시간은 볼 수 있지만 왠지 크게 보이는 벽시계가 없으면 허전하고 답답한 세대다.
여기 동사무소에도 민원인들을 위한 시계가 하나 걸려 있지만 내겐 사각지대라 보이지 않는다.
그 시계라도 위치를 조금만 이동하면 직원들도 볼 수 있겠다고 언뜻 언급해 보았으나 아무도 그 필요성은 느끼지 못하니 성가신 일로 치부해 버린다.
우리 얘들의 두 집에도 벽시계는 없다.
깜박이는 전자시계도 좋았지만 난 동그란 벽시계가 늘 그리운 아날로그 세대 그 자체인가 보다.
며칠 전 휴게실에도 민원이 들어와 직원이 벽시계를 걸었다.
다이소에서 오천 원 주고 샀다는데 너무 괜찮아 놀라웠다.
시계 하나로도 이렇게 세대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무실에서 나 혼자 생뚱맞게 동그란 시계를 걸어두고 또 한 번 시니어를 자처하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