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은 택시로
출퇴근이 편해져서 그런지 작년보다 피로가 훨씬 덜하다.
출근은 동민 언니 수영장 가는 길에 함께 간다.
나의 출근 시간에 꼭 맞게 나가니 너무 좋다.
복지센터가 나의 직장과 마주 보는 곳이다.
거기 로비 카페에서 시니어클럽의 동갑 직원이 내려주는 첫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일터로 간다.
점심은 맞은편 노인복지관에서 이천 원으로 언니와 먹는다.
부실한 식당보다 나은 편이다.
어쩜 이렇게 잘 맞추기도 어려운 시간과 장소라니 복 받은 것이고 감사한 일이다.
퇴근은 콜택시로 십 분 안에 5700원으로 데려다 주니 에너지가 남아돈다.
역시나 출퇴근이 삶의 질을 높혀 주고 있다.
차량들이 정체되는 날 버스를 타보니 한 시간 반 만에 도착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과감하게 택시를 타기로 결정했다.
겨우 사천 원 더하여 이렇게도 편해지다니 돈이 좋고 전혀 아깝지 않고 오히려 고맙다.
번화가라 그런지 콜도 이삼 분 만에 잡힌다.
작년에는 근무 중 하는 일도 거의 없었는데 버스 환승해서 집까지 오는 것도 힘겨웠다.
오자마자 돌소파에 누워 한참을 쉬어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업무도 늘었지만 집에 와도 에너지가 남아 있다.
일이 없어 주구장창 노는 것보다 까다로운 일을 하다 보니 시간도 잘 가고 오히려 피곤도 덜하다더니 맞는 말이다.
작년만 해도 택시비가 이보다는 많이 나와 거의 버스로 다녔다.
그런데 이제 난 연로하기도 하고 적은 요금으로 이 정도 호사는 누리기로 작정했다.
참 잘한 결정이다.
자차 소유자들에 비하면 너무도 약소한 비용지불 아닌가 말이다.
나이 들어서는 적어도 택시비는 있어야 하겠다.
유모차나 끌차를 밀고 버스 타는 어르신들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나는 차라리 울 엄마처럼 집 앞 편의점에서 사고 말 것이다.
그러고 보면 편의점은 살아남을 것이 틀림없다.
초고령사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