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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매거진

아침 내내

by 스토리

브런치 입성 일주일 만에 어제 겨우 매거진은 만들었다.

그런데 글이 올라가지 않아 끙끙 대다가 바보 도 터지듯이 어쩌다 보니 되었다.

어려운 수학 문제도 계속 들여다보고 고민하면 해답을 도출하듯이 컴퓨터도 폰도 그렇다.

난 손재주는 있어 손으로 하는 건 잘하는데 기계나 설비에는 취약하다는 걸 알고 있다.

어제도 동사무소에서 작업하는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씨름하다 어쩌다 보니 되는 것이다.

난생처음 하는 컴퓨터 작업들이지만 한 번 가르쳐 주면 따라 해냈으나 안 되는 것들도 있다.

작은딸보다 열 살도 더 어린 공무원에게 자꾸 묻기도 민망하고 그들도 바빠 귀찮아하는 기색이 보여 스스로 터득하기로 작정했다.

이리저리 이래 저래 헤매다 보면 되겠다는 판단이다.

시간이 더 소요될 뿐이다.

지금도 해골이 복잡한데 또 다른 공무원이 고독사 위험군 모니터링 일감을 얹어준다.

그렇다면 목소리가 커질 것이고 신간도 오갈 것이 뻔해 보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난생처음 하는 업무지만 그럭저럭 해내고 새로운 작업에 희열을 느낄 때도 있긴 하다.

이 나이에 나랏일에 내 이름 석자가 올라간다는 뿌듯함도 없지 않다.

독거노인들의 안위를 책임지고 파악한다는 자부심 같은 거다.

어쩌면 노노케어라고 내 나이가 더 맞을지도 모른다.

공무원이 하던 일을 내게 시키려고 충원한 것이니 꾀부리지 않고 묵묵히 해야 할 것이다.

나이 든 건 내 사정일 뿐이고 그들에겐 통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그들에게 이로운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는 하고 있다.

반면에 살짝 엄살을 부려보고도 싶은 구석도 없지 않다.

다음 주 점심 회식 때 가볍게 던져보면 어떨까?

늙은 고모나 이모쯤으로 여기고 빡시게 말고 살살 좀 다루어 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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