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독서의 나눔
제 2 부
제5장 독서의 나눔
직업으로서의 독서가가 가지는 관심 대상은 비단 어린 학생들에게만 있지는 않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 가족. 특별히 부모의 독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예비 부모라고 할 수 있는 미혼 청년들에게도 그들의 독서를 도울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먼저 부모의 독서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주 대상으로 만나는 아이들에게 부모의 독서는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책을 읽는 가정은 아이들도 책을 읽습니다. 정재승 박사님의 [열두 발자국]이라는 책에 보면 박사님 어렸을 때 이야기가 나옵니다. 부모님께서 책을 늘 읽으시는데 아이들한테는 나가서 놀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린 마음에 책을 읽는 것이 너무 재밌고 좋은거라서 어른들만 읽고 아이들은 못하게 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하셨답니다. 그래서 밤에 몰래 이불 속에 책을 들고가서 읽어보고 했다고 하십니다. 얼마전에 TV로 본 정재승 박사님 집은 작은 도서관 같이 많은 책을 소장하고 계시더라구요.
이렇게 환경이 중요합니다.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책 읽는 가정문화가 중요합니다. 저는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세번이지만 가정은 아이들이 늘 머무는 공간이고 부모의 모습을 배우는 교육의 현장이 됩니다. 그래서 부모가 독서가가 되면 아이들은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을 독서가로 자라는 것을 돕는데 가정문화를 먼저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었습니다.
직업으로서의 독서가이니까 또 다른 직업으로서의 독서가들을 키워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면서 교사 교육프로그램을 요청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직업적인 독서가보다 독서가들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부모 교육이 먼저인 이유가 바로 앞에서 설명한 부분 때문입니다.
또 부모가 독서를 하면서 아이랑 같이 책 읽는 부모가 되면 아이들과 공감대가 계속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림책에서 부터 고전 책들을 읽어내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정말 많습니다. 특별히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첫 걸음마를 하는 순간을 부모님들은 놓치고 싶어하지 않으십니다. 그거와 마찬가지로 신데렐라를 처음 읽는 순간, 피노키오를 처음 읽는 순간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됩니다. 그 소중한 순간에 부모가 함께 하지 못하는게 저는 아쉽습니다.
이렇게 방향이 정해지고 온라인에서 부모님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독서교육과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간들은 저에게 독서가의 삶을 나눠 드리는 시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모들이 왜 독서가의 삶을 살아야하는지, 그랬을 때 아이들과 어떤 책을 읽어야하는지, 어떻게 함께 읽는지 소개하고 가정에서 적용해보시도록 응원하고 있습니다. 또 우선 부모님들이 먼저 독서의 즐거움을 경험해보셔야 하니까 격월로 양육서나 자기계발서가 아닌 인문 고전책들 중에 한 권을 정해서 함께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시간과 달란트를 조금 나누는거지만 엄마가 아빠가 책을 읽는 가정문화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데 큰 바탕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에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독서가의 삶을 나누고 있습니다.
또 이런 부모가 되기 전에, 가정을 이루기 전에 예비 부모의 입장에서 미혼 청년들과 독서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도 역시나 인문 고전책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를 가장 많이 읽을 시기이지만 그것보다 자신이 책을 통해 통찰하고 성찰해서 스스로 자기계발서를 써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통찰과 성찰의 독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모임들을 구성하고 함께 책을 읽고 있습니다.
부모님들과 혹은 청년들과의 독서나눔은 사실 저에게 추가적인 독서가의 삶입니다. 그래서 피곤하고 힘들때는 쉬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이런 나눔을 이어가는 것은 제가 가진 독서가의 역량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저만이 가진 역량이 아니라 가정들이 독서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정말 책 속의 현판에 새겨진 말 처럼. 책과 노니는 집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그런 집에서 자라나며 진정한 숙련된 독서가가 된다면 저의 직업으로서의 독서가의 삶은 성공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명감 아닌 사명감에 이런 독서나눔은 제가 업으로 이일을 하는 동안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