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쓸모
제 1 부
제2장 독서의 쓸모
독서가 필요했던 아이는 커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그 아이는 이제 책으로 뭔가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독서를 배운적이 없는데 책 읽는 것을 가르치는 일이 가능할까? 우선 현장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홈페이지를 살펴보고 집 근처 독서관련 방문수업 하는 한 프렌차이즈 학습센터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지점장님이 짧은 책 한권을 주고 읽어보라고 시간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책 내용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생각을 물어보셨습니다. 그게 면접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회과 전공하신 선생님과 짝이 되어 정말 재미있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교육을 받으면서 이전에 받아보지 못한 독서와 관련된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발문-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드는 것-하는 법을 배운 것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단순히 질문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발문에 의한 질문을 던지고 끝이 아니라 생각을 듣고 다시 후속 질문을 이어가는 과정이 혼자 책을 읽던 것과는 또 다른 맥락이었습니다. 독서의 쓸모를 알게 된 것이죠. 내가 좋아하는 독서가 이런거였구나. 이런걸 아이때 알았다면 어땠을까? 이전에는 단순히 필요에 의해 읽었던 개인적인 독서라면 이제는 쓸모가 분명한, 제대로 쓸모가 있는 독서를 배운 것입니다.
여기서 쓸모라는 것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면 ‘쓸 만한 가치’라고 사전에 표현되어 있다. 독서는 내가 스스로 향유하는 개인적인 것에 한정 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걸 나 외 다른 맥락으로 쓰겠다. 사용하겠다 이런 개념을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독서라는 것을 사용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독서를 가르치고 독서를 통해 토론이라는 것과 연결하고 아이들과 연결을 하게 된 것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독서토론이라는 현장에 뛰어들게 된것입니다.
제가 자랄때는 앞에서 이야기 한것 처럼 독서를 가르쳐 준 사람도 없거니와 독서로 토론 하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질문을 생각해내고, 그 질문을 통해 토론을 하며 생각을 확장해 가는 것이 독서의 쓸모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우선 저부터 그 지점에서 독서의 쓸모를 이해하고 알게 된 것입니다. 또 가르치기 위해 읽어내는 책들이 제가 읽지 못했던 책들이 많아서 새로운 책들을 읽어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수업 준비를 하면서 발문 가이드가 있었지만 제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보고, 좋은 질문을 선별 하는 과정이 저를 넓고 깊게 책을 읽어내는 숙련된 독서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이었던 독서가 이제 타인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영역도 다양해지고 확장되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3년정도 하면서 제가 맡은 지역에서 소문도 나고 전임교사가 되어서 다른 교사분들 관리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또 본사 교육팀에서 연수도 받고 하면서 프렌차이즈 교육사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직접 경험해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생각지 못했던 독서의 쓸모를 알게 된 것도 있었지만 이 독서도 단계가 있고 발달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 이전에 저는 주어진 대로 학업에 따라 어느정도 수동적인 독서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일했던 프렌차이즈 교육회사에서 하는 독서교육의 바탕은 미국 GBF(일리노이 주에 설립되고 시카고에 기반을 둔 Great Books Foundation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독립적인 비영리 교육 기관-위키백과)에서 선정한 책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단계별로 책이 선정되어있고 거기에 맞는 연령대로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도서를 선정해서 수업을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좋은 책들을 선별하고 단계별로 책을 읽는 목록이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나라도 공교육에서도 사교육에서도 단순히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맞는 도서목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15년 전 제가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목록은 낯선 것이었습니다. 이 GBF 단체가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외국에서 하는 독서 수업들이 궁금해졌습니다. 호기심에 이런 저런 것들을 구글링하다가 리터러시(Literacy)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됩니다. 읽고 쓸 수 있는 능력. 미국이나 영국 처럼 영미권에서는 독서수업 즉 리터러시 수업이 공교육에 들어가있고, 도서관에서 리터러시 관련 프로그램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때부터 ‘리터러시’라는 말이 계속 맴돌게 됩니다. 독서의 쓸모는 바로 리터러시와 연결이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생각도 독서토론 선생님이 아니라 리터러시 코치! 그게 더 정확한 표현이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 개인적이고 단순한 독서 행위에서 질문하며 책과 소통하고 생각을 나누며 복합적이고 확장적인 독서를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독서를 더 쓸모있게 만들어가고 그 가치를 리터러시라는 영역까지 확장해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