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1. 해고?

2월 21일(금)

by 사창우

부장이 날 따로 회의실로 부른다. 그 직전, 선준욱 과장이 먼저 들어갔다가 나온다. 연달아 이어지는 개인 면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장님께서 불편해하셔.” (저도 사장님이 불편합니다.)
“업무 능력을 문제 삼는 건 아니야. 잘하고 있어.” (그런데 왜?)
“6개월 전에 도입한 새로운 운영체제에 성과가 없다고 하네.” (그게 내 탓인가?)
“그래서 선준욱 과장하고 자네가, 그만뒀으면 하신다네.”


6개월 전, 사장은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 한 권을 읽고 돌아와 회사 전체를 실험장 삼는다. 전 직원과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지성으로 업무를 처리하자며 '업무 집단지성운영체제'를 도입한다. 나는 말한다. 개인이 할 일과 집단이 할 일을 어떻게 나누느냐고. 모든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으로 하는 게 과연 가능하냐고.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래도 내가 뭔데 사장의 지침을 정면으로 거스르겠나. 결국 따르는 척한다. 시늉한다. 그런데 들켰나? 시늉하는 사람을 기어이 찾아낸다.


사장이 마음만 먹으면 직원을 내칠 수 있는 바닥이라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그게 내 일이 되니 억울하고 분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해고. 두개골 밖으로 뇌를 꺼낸 채 어퍼컷을 맞는 느낌이다. 해고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넘어서, 물리적인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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