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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창우 Dec 06. 2018

사색1. 해고?

2월 21일(금)

부장이 날 따로 회의실로 부른다. 날 부르기 직전에 선준욱 과장이 회의실에 불려갔다 나왔다. 연달아 개인 면담이다.      

사장님께서 불편하게 생각하셔. (저도 사장님이 불편해요.) 자네 업무 수행 능력을 문제 삼는 건 아니야. 잘하고 있어. (그런데 왜?) 그런데 6개월 전에 도입한 새로운 업무운영체제에 성과가 없다고. (그게 내 탓인가?) 그래서 앞에 선준욱 과장하고 자네가, 그만뒀으면 한다네.”     


6개월 전 사장은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라는 책 한 권을 읽고 와선 회사의 모든 일을 전직원과 공유하며 집단지성을 이용하여 수행하자고 했다. 그 지침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과 집단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할 수 있나, 어떻게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동으로 할 수 있나, 불가능할 것이라고 따졌다. 그런데 내가 무슨 강심장이라고 사장의 지침을 거부하겠나. 도입된 ‘업무 집단지성운영체제’ 지침을 따르는 척 했다. 그런데 들켰나? 시늉하는 사람을 용케 찾았네.     


사장 맘대로 직원의 모가지를 칠 수 있는 바닥에 있다는 걸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내가 당하려니 억울하고, 분노가 치민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해고, 뇌를 두개골 밖으로 꺼내 어퍼컷을 맞은 느낌이다. 해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아니라 물리적인 충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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