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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Aug 09. 2022

우연. 우연. 우연

샤쵸에세이

"사장님, 수염 너무 밀었네. 근데 오른쪽 뺨에 흉터 있었어?"

"어, 어릴때 다쳐서 꿰멘 흉터야. 그래서 어릴때 별명이 하O이었어"


정말 뜬금없이 나눈 대화에서 하O이란 단어가 순간 의미있게 느껴졌다. 난 평소 우연히 어떤 단어나 사람을 생각하면 그 단어를 다시 보거나 그 사람이 찾아 오거나 하는 이상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곤 했다. 얼마전 글에도 썼지만 그건 어떤 간절함에 의한 의미 부여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영적이란 말도 하지만..ㅎㅎ


여튼 그런 일이 있었다. 하O이란 단어는 너무 오랫만에 들어본 단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단어는 그렇게 잊혀지는듯 했다.


며칠후 평소 그림을 올리는 인스타 계정에 어떤 누군가가 나의 그림에 좋아요를 클릭했다. 때마침 알람 설정을 해놓았는지 나의 스마트시계에서 알람이 울렸다. 참 우선 그 좋아요를 클릭한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


요며칠 일본어 공부를 하던중 우연히 어떤 단어를 보았는데, 그 단어가 내가 알던 오랜 친구 OO이의 아이디였다. 아이디가 그런 의미인지는 몰랐는데, 아마 일본어를 영어로 옮긴 아이디였던것 같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그림을 그린것이다. 그런데 올리자마자 어떤 이가 좋아요를 클릭했다. 그런데 그 아이디가 정말 우연히도 하O이란 아이디였다. 순간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 며칠전 친구와 나눈 대화에서 나온 단어였다. 정말 우연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팔로우를 했다. 그리고 그 하O님에게 어릴때 별명이랑 같아 너무 반가운 마음에 팔로우 했습니다.라는 메세지도 함께 보냈다. 감사하게도 맞팔을 해주셨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프로필에 물고기떼가 있었다. 뜬금없이 들릴지 모르지만, 난 며칠전 물고기떼란 시를 쓴적이 있었다. 내가 친구 OO이를 추억한 시였는데,  순간 하O님이 그친구인가? 하는 상상으로 이어졌다. 너무 우연의 연속인것 같아서.


'정말 이런 일이 우연으로 일어나나?'


그런데 정말 또 우연한 일은 물고기떼를 본지 얼마뒤 당사자인 그 물고기떼의 주인공인 그친구가 오랫만에 찾아왔다. 그리고 혹시 너가 하O님인지 물어 보았다. 그래서 알았다. 그냥 우연이었다. 결론은 아님.

역시나 난 영적인 사람이 아닌게 확실하다. 사람들이 그냥 재미 삼아 말하는 농담일뿐이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O님에게 내가 실례를 범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반성문겸 변명을 주절주절 적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하O님은 신경도 쓰지 않으실지 모른다.

사실 그분 글들이 많이 공감도 되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때로는 그분의 글 말미에 지향하는 어떤 지점들은 지금의 내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지향하는 지점들은 지금의 내가 가장 후회하는 지점들인데...


삶이란게 그런것 같다.

모든게 시기가 있고, 그 시기에 비슷한 고민들을 하며 살아간다. 세월이 흘러 지나고 보면 그 고민과 생각들이 나의 지금의 모습들을 만들어 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어릴때 바라는 모습이든 아니든 사람은 지금의 내 모습에 또 다른 고민과 생각들을 이어간다. 따라서 만족 하기 힘든게 나의 미래의 모습인것 같다. 후회되는 모습은 있을 수 있어도.


오늘은 내 과거의 모습을 위로 해주고 싶은 저녁이다. 고생했다. 그리고 고맙다.


혹시라도 이글을 보시게 된다면 미안했어요. 불쑥 오지랖 떠는 메세지도 보냈어서... 사실 그건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진짜 이상한 사람으로 느껴졌을법 합니다. 미안해서 팔로우도 취소했었는데, 이것도 생각해 보면 참 오해의 소지가 많은것 같네요... 난 정말 소심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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