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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Aug 07. 2022

여실지견(있는 그대로만 본다)

샤쵸 에세이

내가 열려지는 것 같다.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


아침에 오픈 준비를 하고 담배를 하나 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느껴졌다. 정말 문득 느껴졌다.

나의 뇌를 닫고 있던 어떤 문이 열려지기 시작한 느낌이다.

내 몸과 정신이 중력과 상관없이 공중으로 조금씩 떠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 높이는 비록 16센티의 높이 이지만 그 봉인이 이제서야 조금 풀려진 것에 비하면 이 얼마나 놀라운 현상인가?


조금 열려진 문사이로 수많은 원자들이 세상을 향해 뻗어 가고 있다. 작지만 강한 에너지를 가진 그것들이 어떤 작용을 할지는 나도 모르고 세상 사람 어떤 이도 모를것이다. 다만 그 원자가 세상을 만들어가는 에너지의 한 부분으로 남을거란건 보지 못하는 우리도 알 수는 있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내가 이문에 갇히기 시작한때는 언제일까 생각해보았다. 아마 중학교 2학년 그때가 사춘기였던것 같다. 사춘기가 오기전 엄청 에너지틱하고 활기가 넘치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갑자기 변하게 된다.

아마도 그 시기 수학을 가르켜주던 형이 있었다. 그형은 서울대 수학교육과 학생이었다. 옆집에 사는 형이었는데, 그형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와 가족, 미래에 대한 그런 고민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과외시간에 그 형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곤 했다. 인생과 삶을 살아가는 진지함, 뭐 여튼 어린 나로서는 어렵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그 결과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하는 생각을 시작했던것 같다. 그시기 이후로 많이 변했다. 때론 더 예민해지고,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 커진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세월이란 시간이 겹겹히 쌓이면서 지금의 나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 형님은 아마 좋은 선생님이 되셨을거라 확신한다. 웃는 모습에서 선한 기운이 너무 많이 느껴지는 형님이셨는데… 말씀하실때 오른쪽 입술 끝에 모여지는 하얀 침샘이 귀여운 그런 순박한 느낌의 형님이셨는데, 언젠가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여튼,

오늘의 깨달음을 잊지 않아야겠다. 절대적으로 지금 이 순간부터 변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벗겨질거라 생각된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는걸 깨달게 되는데 나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마도 마음이 느껴야 진정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에 지금까지 난 그렇지 못했던것 같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알지만 그러지 못하는 위선적인 사람이기에 그랬다.


모든걸, 그게 사람이든 사물이든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걸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건 나의 욕심과 분노등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그러한것은 그게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단 내가 그런 사람이라 해서 그러는것이 꼭 올바른건 아니다. 중요한건 그대로 인정하는것이다.


그렇다고 나 스스로 자책할 필요는 없다. 난 그런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왔다. 그럴 필요 없다. 난 원래 그런 사람이었기에.


그 사물을 그대로 본다. 그리고 인정한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본다. 그리고 인정한다.

그 일들을 있는 그대로 본다. 그리고 인정한다.

그 이상은 넘치는 나의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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