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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Oct 22. 2022

나의 이름 조졔

공상과학

밤 8시.

발길이 뜸해지는 이 시간. 어두운 골목을 가로질러 어느 한 카페로 향했다.

오늘도 그는 셔터 앞에 저녁 거리를 놓고 퇴근했다. 내가 이 카페를 찾아 온지도 벌써 3년이란 시간이 다 되어간다.  4계절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항상 같은 시간이 되면 같은 장소에 식사를 놓고 퇴근한다.


'아마, 나에 대한 연민이 아닐까?'  


그는 낮시간 대부분을 얼마전 바꾼 전자 담배와 함께 하는 듯 하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턱을 높이 들고 가게 앞 돌담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아주 가끔 그 앞을 지나가던 나와 눈이 마주치면 그냥 오른손을 들어 나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네곤 했다. 나도 눈을 찡긋하는 정도로 인사에 답했다.

그런데, 정말이지 그가 뭘 그리 생각하고 있는건지 너무도 궁금했다. 왜냐하면 항상 그는 말없이 허공을 볼때가 많았으며, 나를 보더라도 다른 이들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의 외모가 남들보다 특별하거나 그러진 않았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 그 여느 것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냥 아주 가끔 나에게 말을 걸곤 했지만 그건 혼잣말과 같은 대화였다. 나의 대답을 듣기 위한 대화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비에 젖는 것을 걱정 해서 인지 식사가 처마 안쪽 깊숙한 곳에 놓여 있었다. 비를 피해 처마 아래를 줄타기 하듯 요리조리 몸을 비틀며 그곳에 닿았다.


"오늘은 이 곳 안에서 먹으니 좀 어때?"


퇴근 할 시간인데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이상하리 만큼 반가운 마음이 더 컸다.


"야옹"

"졔야 아저씨가 있으니 밥먹기가 조금 그래? 자리 피해줄까?"


"야옹"

아니요. 사실은 그가 있으니 더 좋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다고 내 말을 알아 들을 그가 아니니까.


"졔야 내가 있어서 더 좋다고? 정말이야?"

"야옹"


마치 그가 나의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이야기해 조금은 놀라고, 내마음을 들킨것 같아 그랬다. 그냥 넘겨 짚은것이라 생각했다. 그냥 그의 말을 무시하고 이내 밥그릇에 머리를 조아리며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그런데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장대비가 와서 걱정이 되었는지. 한사코 문안쪽에 먹이를 두고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이젠 너희도 좀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때가 되지 않았니?’


우리는 줄다리기를 한다. 아저씨가 보이지 않으면 갈듯, 보이면 도망갈듯,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흘렀다. 이내 포기한듯한 아저씨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이내 밥그릇에 우린 머리를 조아리며 먹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너희들 내가 왜 이가게에 나오는지 궁금하지?”

“사실 난 너희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


“야옹”


“그냥 말로해도 되. 난 너희 말을 알아들어”


잠깐 우리는 놀랐다. 서로를 바라보며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아저씨. 정말 알아들어요?”

“그럼”

“난 사실 너희들의 이야기를 몰래 듣고 했단다.”

“너희들 둘이서 매일 어떤 이야기 하는지 오늘 밥은 맛이 어떤지 그런 이야기까지 모두 들었어”


“그런 사실을 왜 이제 이야기해요”

“그건 언젠가 되면 너희들과 좀 친해지면 그럴려고 그랬어. 그런데 절대 나에게 곁을 주지 않더라. 그래서 항상 기회만 엿보고 있었지”


우린 오늘의 일들을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건지?


“너희에게 할말이 있어”


아저씨가 이야기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우린 정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저씨는 어떻게 고양이의 이야기를 알아듣게 되었는지 그리고 아저씨의 정체가 뭔지 하는등의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런 일들이 있었단다.”


아저씨의 말이 끝나고 우린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밤 우린 돌아가서도 저녁의 그 일들을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린 그날 잠을 잘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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