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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Jan 25. 2023

충분한 하루

공상과학


푸른새벽.

아무도 없는 국도를 가고 있다. 라이트의 불빛이 하얀색이라 겨울도 아닌데 추운 느낌 마저 들게 한다. 핸들은 국도의 흐름에 맞추어 좌우를 반복하며 회전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작은 산은 아직도 어두운 색을 띄고 있다. 해가 뜨는 몇분 뒤면 저 산도 자기의 색을 보여주기 시작할것이다.


얼마가 지났을까. 여섯시를 알리는 시보와 함께 아침 뉴스 시그널이 라디오에서 들린다. 하늘은 좀 전보다 밝은 느낌이다. 저멀리 산뒤에서 해가 조금씩 뜨고 있을것 같다.

언덕을 오르는 국도의 끝을 향해 올라 이제 곧 내리막 길에 접어들려 한다. 이젠 산보다 하늘이 시야에 가득하다. 멀리 해가 뜨려는 건지 푸른색과 붉은 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의 오른 발에 힘을 주고 브레이크를 서서히 밟아 오른쪽 빈 공터에 차를 세었다.


운전석 문을 열고 바라본 하늘은 더욱 붉어 지고 있다. 오늘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의미가 있던지 의미가 없는 하루가 되던지 간에 오늘은 시작된다. 그리고 난 하루를 걸어 갈것이다. 그 끝에 어떤 결과나 행복 불행 어떤 감정들이 모두 들어 있을지는 모른다. 다만 지금 떠오르는 햇살이 내 몸을 붉게 만들듯 나의 하루도 어떻게든 색을 갖게 될것이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다 백미러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았다. 행복해 보였다. 그것이면 충분한 하루다.

그곳에 있는 당신의 하루도 충분하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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