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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쵸 Feb 03. 2023

식탁에서 엇갈리는 부부

공상과학

그는 식탁에서 핸드폰을 습관적으로 보고 있다. 오른 손으론 젓가락을 들고 있고 왼손으론 핸드폰을 그적 그적 대고 있다. 물론 눈 또한 왼쪽을 보고 있기에 내가 먹고 있는 밥그릇에 그의 젓가락이 들어 가는걸 보았을리 없다.


'아 미안'


그냥 습관적으로 말하는 사과의 말과 함께 다시 오른손에 쥐고 있는 젓가락은 그가 좋아하는 마늘 짱아찌를 집으려 하고 있다. 아무래도 좀 미끄러워 그런지 잘 집어지지가 않는다.

조금 짜증이 났다. 아니 사실 많이 짜증이 났다. 그래서 난 그의 젓가락을 신경질적으로 튕겨 마늘 짱아찌를 한줌 집었다. 순간 고개를 돌려 놀란 눈으로 나를 처다보았다. 그리고 찌그러진 미간을 보이며 다시 눈은 왼쪽 핸드폰을 향했다. 여전히 왼손은 핸드폰을 그적그적 대고 있었다. 액정에 손톱이 닿는 마찰음이 더욱 날 짜증 나게 했다. 더욱이 그 손으로 코를 만지작 거리기도 한다. 정말 왜 그와 결혼했는지 하는 후회의 마음이 더욱 자신에 대한 짜증으로 발전했다.


우린 이렇듯 식탁에서 부터 엇갈리는 부부이다.



그녀와 어젯 밤 같이 산책을 하였다. 저녁을 먹고 둘 간에 생긴 약간의 긴장감을 풀기 위해 동네 산책 가는 것을 제안했다. 평소 나의 제안에 그녀는 여러 핑계를 대며 논리적으로 나를 구석으로 몰아 놓고는 하지만, 어제는 아무 말 없이 그냥 동의했다.

계절은 겨울로 들어가 은행나무 가로수는 잎을 모두 떨군 상태였다.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그 나름대로 근사한 느낌이 들었다. 계절과 잘 어울렸다. 한동안 말 없이 걸었다.


'우리 어디 여행이나 갈까?

"어디?'


그녀가 갑자기 여행 이야기를 꺼냈다. 난 사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예외는 있다. 혼자만의 여행, 그건 나의 꿈과 같이 항상 서랍속에 넣어두고 언제 꺼낼지 상상하며 기대한다. 난 어쩌다 이런 남편이 된것일까? 결혼한 내가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난 평소 가족이란 틀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했다. 그리고 여행 이야기는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우린 모든게 엇갈리는 부부인것 같다.

그들은 엇갈린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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