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쵸 에세이
왜 난 느낌으로 모든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가?
사실을 듣고 알아야 하는데 느낌이 알고 있다고 내게 이야기 하는것 같다.
오늘 오랜 지인이신 사장님께서 찾아 오셨다.
‘자넨 자네가 신기가 좀 있는것은 아나? 그러니 한달에 한번이라도 좀 혼자 쉬면서 루즈하게 생활을 이어가야 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네 조금은요.’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지만 약간의 동의를 담았다. 언제부터인가 이런 류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진심으론 동의 하지 않는다.
얼마전에도 누군가에게 그런 비슷한 말을 들었다. 영적인 사람이라고.
신기가 있다, 영적인 사람이다. 둘은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나에게 한 걸까?
정말 내가 그런 사람이라 생각이 들어서 한걸까?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았다. 쓸데 없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는게 사실 나의 특징중 하나이다.
가끔 어떤 단어나 인물, 상황이 떠오를때가 있다. 그러면 얼마후 꼭 그런 비슷한 일들이 일어난다. 예를 들면,
몇십년만에 갑자기 생각난 단어가 있다. 평소 한번도 생각하지 않은 단어가 문뜩 떠오를때가 있다. 그러면 얼마후 그 단어를 다시 보거나 듣게 된다.
인물이나 상황도 마찬가지다. 어떤 인물이 떠오르거나 상황이 떠오르면 항상 며칠뒤에 그런 인물이 나타나거나, 상황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예전에 에세이로 생각하면 찾아 오는 사람들이란 글도 적은적이 있었다.
예전부터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거지 하는 생각에 와이프에게도 물어 보았다. 와이프는 나에 대해 잘알고 항상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와이프는 내가 하는 일이 주변의 변화도 없고 거의 일정한 일이라 조금의 변화도 내가 기억하기에 그 기억과 맞물리는것이 있으면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 했다.
굉장히 날 잘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논리적인 대답이었다. 절로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는 설명 할 수 없는 일들이니까. 그냥 우연이 반복되다 보면 그게 운명처럼 느껴지는 것과 같은 그런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신기나 영적인 사람이 아니라 그냥 바램이 간절한 사람이 아닐까?
어떤 느낌과 생각이 떠오르면 그에 대한 바램과 추억 이런 모든 감정들이 함께 뒤섞여 계속 생각하다 보면 그 생각이 떠나질 않고 마침내 그런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그렇게 느끼는게 아닐까?
얼마전 알바에게 그런 말을 했다.
‘00씨가 갑자기 찾아 올것 같은 느낌이 문득 들어’
사실 그런 느낌은 없었다. 그냥 내 바램으로 이야기 했다. 사실 얼마전 00씨의 안부를 묻는 사람이 또 있었다. 그때는 반대로 이야기했다.
‘00씨는 절대 오지 않을 사람이야. 내가 알아.’
둘은 정반대의 이야기지만 동일한 바램을 가지고 말한것이다. 그냥 편하게 한번은 왔으면 하는 생각, 그런 생각에 한 말이었다.
물론 00씨가 찾아 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른다. 하지만 역시나 난 처음부터 어떤 느낌은 가지고 있었다. 이유가 뭔지에 대한 느낌은 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친구에 대한 안부나 왜 안오는지에 대해 물었을때 아무도 나의 느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사람은 없었다.
여담으로 내게 영적인 사람이라고 말한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몇번 한적 있었다. 모든걸 알고 있지 않냐고. 나는 그런 사람 아니냐고. 그 누군가가 기억할지는 모르지만 그런 말을 내게 몇번 했었다.
난 사실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다. 그게 진실이다. 당연한것 아닌가 난 매일같이 하루종일 이곳 주방에서 있는데, 당연 알턱이 있을까?
하지만 느낌은 알고 있다. 느낌으로만 알고 있다. 그 느낌이 맞지 않기를 바라기에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 뿐이었다.
사람에 대해서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난 특별한가? 난 간절한 사람인가? 난 그냥 벽안에 있는 사람인가?
오늘도 특별할것 없는 하루지만 나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는 에피소드가 였다.
이골목에 울려 퍼지는 매미 소리가 오늘따라 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또 느낌이 온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