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지 않고 투자하는 자가 맞이할 운명은 가혹하다.
내 투자 경력은 10년!
그중 초반 5년은 몇 백만 원 가지고 하는 장난 수준의 투자였다.
후반 5년은 코로나와 함께 시작되었다. 당시 난 암에 걸려 엄청난 진단금을 받게 되었고(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다. 월 수천 씩 버는 자산가들에게 내가 받은 진단금은 푼돈일 뿐이겠지.) 내 투자금도 몇 천만 원 수준으로 상향되었다.
문제는 내 투자 실력이 전혀 늘지 않았다는 것. 결국 대손실로 이어졌고 한때 내 계좌는 -3천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심한 성격 덕분에(소심한 성격 때문에 계획대로 매수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안전한 ETF 위주로 보유하고 있었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계좌 상의 손실액은 줄어들었다.
소심하고 안정지향주의적인 이 성향은 결국 채권 투자에 관심을 돌리게 되었고, 내 눈에는 ** 미국 채권이 들어왔다.
난 엄청난 이득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인플레이션을 햇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익을 바랄 뿐이다. 그래서 내가 성실히 모은 돈으로 언젠가는 집을 사고 또 언젠가는 내 아이에게 집을 사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요즘은 금리가 높다. 미국 채권의 금리는 대략 6%.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다. 더구나 원화 가치는 점점 하락하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우리 경제와 환율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니 미국 채권에 투자하고 자산을 달러로 가지고 있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단기 채권을 다수 구매하고, 일부는 장기 채권을 구매했다. 금리가 대략 1% 정도 높았기 때문이다.(수치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이내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된다.
금리 6%의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은행 예금처럼 주기적으로 원금의 6%를 주는 것이 아니었다. 이 부분을 설명하려면 채권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데 난 금융 전문가가 아니기에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채권이라는 것은 금리에 따라 가격이 변하는데 내가 채권을 구매할 당시는 액면가보다 훨씬 가격이 낮았다. 그렇기에 만기 시 받게 되는 금액은 액면가보다 더 크게 되고 이 차액을 이자로 나눠 받는 것처럼 계산을 할 경우 6%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즉 만기 전까지 받는 이자는 6%보다 훨씬 적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냐!!
난 6% 복리 상품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2~3% 복리 + 2~3% 단리 상품에 가입한 것이다. 그런데 기간이 워낙 장기간이다 보니 복리 상품으로 치환 시 실질이율은 6%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더구나 장기 채권은 팔기도 힘들다고 하니, 장기간 목돈은 묶여 있고 고작 3% 정도의 이자나 받으며 그 기간을 견뎌야 한다 생각하니 암울하다.
달러로 자산을 채우자는 목적도 있긴 했지만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결코 장기채권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아내는 이 사실을 모른다. 더더욱 원화 채굴을 열심히 하고, 더더욱 집안일을 열심히 해야겠다. 아 그리고 투자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