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꼭 가져야 하지만 가질 수 없는 것
장애인과 보조기기
이 글을 쓰기 앞서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내 글이 정답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옳은 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나 역시 다 아는 것은 아니기에 이 글을 쓰는 게 조심스럽다.
장애인에게 있어 보조기기는 매우 중요하다. 나 역시 여러 보조기기를 사용하며 그 기기들의 도움을 받아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때론 편리한 문화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그런 보조기기들을 받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오늘은 보조기기가 왜 필요한지 설명을 잠시 하려 한다.
앞서 말했듯 보조기기는 장애인들에게 매우 필요한 기기 중 하나다.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데 있어 도움을 많이 주기에 더더욱 떼 놓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한데 이 기기들은 사기도 어렵고 구하기도 무척 어렵다는 게 문제다.
기기의 값이 너무 비싸다보니 사는 게 엄두가 안 나는 경우도 있고, 기기를 받으려 해도 해당이 안 돼서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무료로 보조기기를 받을 수 있는 시기에 기기를 신청했으나 탈락해 현재는 포기하고 지낸다.
1년에 한 번 장애인들이 보조기기를 대여하는 게 아닌 자기 것으로 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 그 때 보조기기를 신청하는 장애인들은 무척 다양한데 다 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경쟁률이 무척 치열하다. 특히 비싼 기기일 수록 수량은 적고 신청하는 장애인은 많아 더욱 더 되는 사람이 한정적이고 될 확률이 적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점자정보단말기(한소네)의 경우 가격이 500만원을 넘는데 이것을 사기에는 부담이 크다. 그래서 보조기기 무료 신청 시기에 사람들이 한소네를 신청하는데 기기는 수가 정해져 있고, 사람은 많이 몰리다보니 되는 사람보다 안 되는 사람이 더 많이 있다.
나도 여러 번 한소네를 신청했으나 떨어졌고 현재는 신청해도 포기 상태로 하는 경우가 많다. 되면 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고 하는 심정이랄까? 이렇듯 꼭 필요하지만 비싼 보조기기들은 정작 장애인들이 쓰기에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면 보조기기를 빌리는 것은 어떨까? 이것 역시 여러 문제가 있다. 보조기기를 다 빌리는 건 한계가 있고 그러다보니 보조기기를 빌리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장애인이 많다.
그리고 빌린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빌린 후 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기기를 얼마나 사용할지를 보기도 하고, 조건이나 이런 것이 다 맞아도 심사에서 탈락해 안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왜 탈락 되는지는 나도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그 장애인은 그 기기를 받지 못해 불편함을 느끼거나 화를 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보통 보조기기를 받을 때는 기기를 복지관에서 대여 받거나 구청에서 하는 보조기기 대여 시기를 이용하거나 앞에서 말한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보조기기 신청 때 기기를 많이 신청하는 편이다.
요즘은 일을 하면서 장애인고용공단에 기기를 신청해서 받을 수 있는 것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도 최근 기기 두 개를 신청해 받아 사용 중이다. 그런데 이것도 2년 이상 쓰지 못하면 기기기값을 물어줘야 하며 2년 이상이 되면 반납을 해도 문제가 없다. 그래서 나 역시 2년간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렇게라도 기기를 빌려 쓸 수 있음에 감사하는 이유는 기기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편리함이 크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점자정보단말기(한소네)는 시각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기기 중 하나다. 그 기기를 이용해 미디어 재생, 워드 작성, 인터넷 브라우저 이용 등을 하는데 기기값이 500만원 이상이라 사기가 어렵다.
그래서 주로 대여를 받아 사용하는데 이 기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일상이 변화 된다.
이처럼 필요하지만 쓰기가 어려운 보조기기들은 무척 많다. 지체장애인들이나 청각장애인들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기기가 있고 그것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나도 그랬다. 매번 기기를 신청하고 떨어지고를 하며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 대여를 받거나 주민센터에서 지원해주는 기기 신청 때 조금의 돈을 주고 기기를 얻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장애인이 있다. 보조기기 보급이 더 확대 돼서 다양한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찾아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