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ADHD 일기
내가 ADHD를 진단받은 지 벌써 2년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나는 다양한 일을 겪고 느꼈으며 그만큼 많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ADHD가 있으면 사람들은 산만하고, 늘 엉뚱하고, 폭력적인 걸 상상한다. 그러나 전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 차이는 있겠지만 ADHD마다 다른 증상이 나타나고 성향도 다양하다.
나도 내가 이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다 같은 줄 알았다. 그러나 유튜브로 찾아본 결과는 내 현실을 뒤집어 놓았다. ADHD의 성향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어릴 적 겪었던 일들과 수많은 사건 사고들이 스쳐 지나가자, 마음이 한결 차분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분노보다 먼저 든 생각은
'아아, 그렇구나.'
이것이었다. 그래서 더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왜 내가 이것에 걸렸을까를 원망하고 답답해했다면 더 힘들었을 테지만, 납득이 되니까 더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 아는 언니도 조울증에서 ADHD로 진단이 바뀌었다는 말에 여러 가지로 정신과 질환이 많이 혼동됨을 알게 됐다.
누구나 한 가지씩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은 보이는 걸 수도 있고 아닌 걸 수도 있다. 그래서 더 신중해야 한다.
나도 그렇다. 타인의 아픔을 다 알지 못하고 그래서 더 신중하게 말을 고르는 습관이 생겼다. 언제까지나 툭툭 말을 내뱉는다면 그건 관계의 단절이 될 뿐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
ADHD는 내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나보다 더 아픈 타인을 생각하게 했고, 내 주변인들의 마음을 떠올리게 했으며 나아가 앞으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를 좀 더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제는 좀 더 ADHD를 인정하며 사는 삶을 살고 싶다. 더 이상 부정하고, 답답해하는 삶이 아니라 나를 오롯이 인정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수많은 삶 속에서 나를 돌보고 나아가는 건 어렵지만, 그만큼 한 뼘 성장했을 때는 그만큼의 기쁨이 오기에 오늘도 나는 더 성장하려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