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아프지만 배우게 된 것들
한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평생 간다는 말이 있다. 그 말을 내가 공감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도 이번에 친한 사람에게 배신 아닌 배신을 당했다. 어쩌면 내가 너무 사람을 믿어서라고 생각하면서 사람을 믿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마음의 문이 굳게 잠긴 채 하루하루 안마를 하고, 집에 와 우는 날을 반복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유는 엄마가 더 이상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오늘 내 마음을 듣고 답을 주신 주치의 선생님도 큰 영향을 주셨다. 아침에 내가 약을 더 줄 수 없냐고 전화를 하자,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 하셨다.
"병아리씨가 많이 힘든 건 맞아요. 하지만, 약이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우리가 무뤂이 다쳤다고 약을 발라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약을 바르고 딱지가 앉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병아리씨도 그래야 하는 거에요. 머리가 깨졌다고 해서 약을 바르는 게 다가 아닌 거랑 같아요. 병아리씨의 마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랬다. 그 말이 맞았다. 내가 상처를 입은 마음에 새 살이 돋게 마음을 단단히 먹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더 이상 아파하지 않기로 했다. 눈물도 흘리지 못하고 늘 나 때문에 울쩍해하시는 엄마에게 더 이상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다.
아까 엄마의 손을 잡고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다. 더 이상 상처가 커지지 않고 딱지가 앉아서 엄마의 마음이 낫게 해달라고. 나도, 엄마도 더 이상 아픔 없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하나님은 물 위를 걸으시고, 전능한 왕이시다. 언제나 밝은 눈으로 나와 엄마를 지켜보시는 분이니 내 기도를 들으셨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상처가 생겨도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걸 배웠다. 비록 마음은 아프고, 배신 당한 상처는 남아 있지만, 그 속에 계속 매몰 돼 있기보다 다시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내야하는 게 중요함을 깨달았다.
간절한 마음은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한다. 그래서 나도 다시 밝아질 수 있었다. 아직은 불안해서 말도 많고 실수도 하지만 이 역시 나아지리라 믿는다.
사람은 아픔이 있으면 성장한다. 그 성장을 통해 더 당당한 한 명의 어른이 될 수 있다. 나도 이번에 상처를 입고 어른이 되었다. 앞으로도 세상을 살면서 더 큰 상처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상처를 통해 더 강해진다면 나는 더 멋진 병아리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병아리가 아닌 멋진 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닭들도 하늘을 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는 멋진 닭이 돼 하늘을 자유로이 날며 세상에 외치고 싶다.
"여기에 상처를 딛고 일어선 멋진 닭이 있어요!" 하고. 이렇게 외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