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과거의 내 모습
Adhd 진단을 받고, 나도 유튜브로 Adhd를 찾아보았다. 그러자, 너무나 놀랍게도 내 모습과 겹치는 것들이 많았다. 그 중 사소한 것부터 애매한 것까지 간단히 설명을 해보려 한다.
1. 주의가 산만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유독 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아이였다. 오죽하면 학교 선생님께서 '넌 왜 그렇게 부잡하냐'라고 하시며 한숨을 쉬실 정도였다. 그때만 해도 Adhd라는 생각보다 그저 또래보다 활달하고 성격이 밝은 줄로만 알았다.
부모님도 그렇게 여기셨고, 나 또한 그랬다. 특별히 가정 통신문이나 평가지에도 내가 산만하다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은 없어서 더 몰랐다.
그런데 이게 Adhd의 특성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걸 유튜브를 통해 알았다. 산만하고 주의력이 약하며 집중을 못하는 것. 예전에 나처럼 쉴 새 없이 말하고, 움직이고, 집중을 못해 늘 수업 시간에 고생햇던 그것들이 다 내가 문제가 아님을 안 순간, 아니러니하게도 안도감이 찾아왔다.
'아... 내가 잘못한 게 아니구나... 내가 나쁜 게 아니엇구나.'
그랫다. 내가 나쁜 게 아니라 나도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였다. 그걸 알고나니 마음에서부터 진심 어린 한숨과 안도감이 덮쳐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라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2. 충동적인 행동이 많다
사실 이건 내가 조울증으로 진단 받았을 때부터 있던 증상이었다. 늘 똑같은 물건을 사고, 항상 물건 사는 게 중독처럼 여겨질 만큼 사면서도 늘 의아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돈이 없으면 불안해하면서도 물건 사기를 멈출 수 없었다.
한 번 시작한 쇼핑을 멈추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게다가 갑자기 찾아오는 그 충동의 악마는 나를 늘 괴롭혓고, 엄마와의 다툼도 잦아졌다. 그 얘기를 처음 갔던 정신과에 말하자, 선생님은 조증이 오면 그럴 수 있다고 하셨고 나도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약을 먹으면 좋아질 거라 믿었는데 그건 아니엇다. 약을 먹고나서도 그 현상은 자주 일어났고 돈이 없어지자 넣고 있던 쳥약까지 깨는 사건까지 벌어지게 됐다.
그리고 작년 너무 힘든 나머지 대학병원에 갔을 때에야 비로소 Adhd에도 그런 증상이 있다는 걸 알았다. 충동적으로 뭔가를 저지르거나 하는 것이 있음을 그 때서야 알 수 있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나를 힘들게 햇는데, 그것도 증상 중 하나였다니.. 참 아이러니한 기분이었다. Adhd가 있는 사람들을 보면, 돈에 대한 관념이 적은 편이다. 정확히는 돈이 있으면 즉흥적으로 쓰려 한다.
이건 막으려 하면 더 참을 수 없는 그런 기분이 찾아와 더 힘들게 한다. 마치 수도에서 물을 따랏는데 더 따르고 싶어지는 그런 충동이 가끔 뇌를 지배한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그런 감각이 너무나 싫었는데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
3. 주의력이 떨어진다
앞서 말했듯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한 편이다. 얌전하지만 머리 속으로는 여러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나처럼 주의력이 분산 돼 수업에 집중을 못하거나 몸을 움직이는 등 여러 패턴이 있다.
나 역시 툭하면 다리를 떨고, 몸을 흔들고, 수업 때 집중을 못해 늘 선생님들의 질타를 받았다. 무엇보다 성적이 너무나 처참했는데 그것 때문에 공부에 더 흥미를 잃게 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 때는 그게 Adhd인 줄 몰랏는데 지금 와 생각하니 그것도 증상 중 하나였을 것 같아 무척 속상하다. 미리 알았더라면 더 나았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내가 노력이 부족하고 게으르다는 말은 듣지 않았을 것 같다.
4. 흥미있는 건 집중을 잘 한다
Adhd라고 해서 뭐든지 집중을 못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흥미있다고 여기는 건 너무나 집중을 잘 하고 그것에 대한 몰두가 대단하다. 그래서 나도 일본어 수업은 언제나 좋았다. 그러나 다른 수업, 특히 흥미 없는 수업은 아니었다.
늘 점수가 안 좋았고 선생님들의 핀잔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공부에 대한 흥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걸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5. TMI 많이하기
사람은 누구나 TMI를 할 수 있다. 그건 사소한 실수로 비춰질 수 있는 흔한 것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 TMI가 피해를 줄 만큼 심하다면 그건 진지하게 고려를 해 봐야하는 문제다.
나는 예전부터 엉뚱한 말을 많이 했다. 그래서 학교에 다닐 때는 사차원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고, 가끔 사람들이 당황하는 일도 많았다. 때로는 내가 한 말로 인해 주변에 이상한 오해가 생기고 소문이 나서 안 좋은 이미지가 되기도 했는데 나는 그게 문제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내가 말이 많은 줄로만 알았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여겼다. 그래서 더 이게 문제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사회인이 됐다. 사회인이 돼 성우 학원을 다니면서 이게 얼마나 주변에 피해를 주는지 알 수 있게 됐고, 그래서 Adhd 검사를 하기로 결심을 하게 됐다. 지금도 검사한 건 후회가 없다. 모르고 있었다면 더 힘들었을 거고 내가 더 안 좋은 이미지로 남았을 수도 있을 테니까.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검사에 오히려 안도감을 느낀다.
이렇게 내 증상을 간단히 적어보았다. 어쩌면 이 중에 그냥 내 성격인 것도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정말로 증상으로서 있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 이 글을 써보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게 아닌 그냥 내가 어릴 때 이랬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주변인들은 내가 Adhd라고 하면 놀라는 경우가 많다. 한없이 밝고 명랑한 내가 그렇게 말하니 믿지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Adhd가 있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껏 내가 내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이것 때문임을 알았을 때의 느낌은 정말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준 것 같은 이 느낌...
앞으로도 나는 이런 글들을 적어 나가려 한다. 내 과거를 돌아보고, 내 성격을 떠올리고, 현재의 나를 글로 보여주며 나도 한 명의 평범한 시각장애인이자 사회인임을 알리고 싶다. 그래서 이 글이 불편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여기에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여기에 숨 쉬고 있고, 살아 있다. 오늘도 햇살 아래에서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