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대처하는 나의 자세

by 수정

아이들의 겨울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아침이면 좋든 싫든 아이들은 학교에 가니 혼자만의 아침시간을 여유롭게 내 마음대로 보낼 수 있어서 좋았는데, 방학 동안은 아이들이 하루종일 집에 있으니 뭔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하다. 엄마들이 은퇴하고 삼시세끼 집에서 밥을 먹는 남편을 삼식이라고 부르며 구박 아닌 구박을 하는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다.

가장 신경이 쓰이는 건 식단이다. 학교에 다닐 때는 한 끼라도 영양사 선생님이 영양소를 고려해 만드신 식단대로 밥을 먹으니 걱정이 없었는데(그래도 지들 먹기 싫은 건 안 먹겠지만) 집에서 먹으면 아무래도 대충 먹게 되고 인스턴트 음식도 자주 먹게 되니 말이다. 그래도 이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서 예전만큼 많이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고, 종종 사다 먹는 것으로 때우기도 하면서 편하게 살려고 한다. 집에서 하나하나 다 만들려고 하면 나만 힘들고 나만 스트레스를 받는다. 요즘에는 건강한 식단보다 내가 편안한 것이 더 중요하다.

방학 동안 불편한 또 다른 한 가지는 하루종일 놀기만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눈에 안 보이면 노는지 공부를 하는지 알 수 없으니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볼 때마다 놀고 있으니 잔소리를 자꾸만 늘어놓게 된다. 그래봤자 사춘기 아이들은 전혀 귀담아듣지도 않고 자칫 잘못하면 서로 마음만 상하는 싸움으로 번질 뿐이다. 그래서 터득한 방법은 내가 나가는 것이다. 아침에는 운동하러 나가고 돌아와서 점심을 대충 챙겨준 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간다. 확실히 붙어있는 시간이 줄면 덜 싸우게 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공부에는 손을 놓았던 큰아이가 조금씩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방학 동안 함께 영어 공부를 해보기로 하였는데 많은 양은 아니지만 꾸준히 잘하고 있어서 그것만으로 감사하고 대견한 마음이다. 물론 지금도 자기 방에 콕 박혀 잘 나오지는 않지만 예전처럼 버릇없게 굴거나 성질을 부리며 말하지 않는 걸 보면 조금씩 사람이 되어가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든다.

두 달간의 방학인 길다면 길고 짧다면 또 짧다. 설명절이 지나면 금방 또 2월이 될 것이고 어느새 봄이 되고 새 학기가 시작될 것이다. 방학이라 힘들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함께 새 학기 준비도 하고 방학 동안 짧은 여행도 계획해 보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을 즐겨야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어본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 가는 아이들을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언젠가 시간이 더 흐른 뒤에 나는 또 지금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