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에 대하여

by 수정

요즘 들어 다정함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다정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간 책들도 많이 보인다. 평생을 무뚝뚝하고 타인에게 무심하게 살아온 내가 갑자기 다정함을 논하다니 오글거리고 어울리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다정하다면 그는 다정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누군가 나를 배려한다면 그 사람은 나를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다정도 배려에도 누군가의 정성이 담겨있다.

- 부아C "다정도 지능이에요"



SNS에서 부아C님의 글을 읽다가 공감했다. 다정함도 노력이고 정성을 담는 일이라는 말.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얻기 위해,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다정한 것 말고 다정함이 배어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정한 말 한마디, 다정한 마음을 전하는 일에 망설임이나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낯선 사람들과 먼저 인사를 나누는 것도 어렵고 누군가에게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다. 넓고 얕은 인간관계보다는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사는 지극히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다정함을 실천하는 것이 조금은 어렵기도 하다.


또 가끔은 내가 누군가에게 다정한 말을 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게 오지랖을 떠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상대는 원치도 않는 다정함을 베푸는 사람이라니 정말 오지라퍼가 아닌가! 다정한 사람보다는 냉철하고 똑 부러진 사람이 더 인정받고 성공하는 세상에서 혼자서만 무슨 낭만에 빠져 다정함에 대해 생각하고 있나 싶기도 하면서 말이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나는 다정함과 오지랖 사이에서 길 잃은 사람이 되고 만다.


"나는 왜 남들에게 다정하게 대하지 못할까, 먼저 인사도 잘하고, 말도 잘 건네고, 붙임성 있고 싹싹한 사람이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하는 나에게 남편은 그런 걸로 고민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꼭 그런 방식으로 다정함을 표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당신 주변의 사람들은 충분히 당신의 다정함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다 다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그 말을 들으니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나는 요즘 다정함에 대해 더 자주 생각한다. 더 많이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