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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다리필름 Jun 12. 2019

회사는 가족인가

가족과 가족'같은' 존재 사이에서

사다리필름 대표 문단열



부인하고 싶은 사실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아무리 가족 ‘같은느낌이 든다고 해도,
모든 곳에서  맞고 울며 돌아올  마지막으로 받아 주는 곳도 아니고,

사고 치고 돌아다닐  따라다니며 수습해 주는 곳도 아니다.


회사는 엄연히 나에게 일정량의 능력과 노동을 요구하는 곳이고 

 또한 회사에 속마음까지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것을 때때로 부인하고 싶다.

다른 회사는 몰라도 자신의 회사는 가족 같길 원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공사 구분을 외치면서도 
자신에게 있어서의 회사는 짜증   응석도 받아 주는 곳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에게도 이런   이중성을 느끼는 때가 있다.

그것도 자주 있다.  



특수와 일반의 실랑이

 땀을 많이 흘린다.

소싯적에 비하면 지금은 드라이한 편이지만 

( 5월부터 종일 줄줄 땀을 흘리고 다녔다)

지금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선 훨씬 더위를 탄다.

그게  대수냐고 할지 모르지만,

사장실이 따로 없는 

*좁아서 그렇지만 넓힐 처지가 되더라도 따로 방을 만들지 않는   원칙

사장이 사장실로 들어가는 순간 현장으로부터 완전 차단된다.
작은 곳이라도 공간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니까


사다리필름 사무실에서 천장에 달린  개의 에어컨을 두고 

 북극곰  마리(더위를 못 견디는) 정상적인 온대 인류들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출근만 하면 에어컨을 트는  북극곰 씨고 ‘, 추워하면서 계속 꺼버리는 것은 정상인들이다.



삐침, 혹은 빡침

바로  지점에서 ‘우리는 가족인가하는 자기중심적 질문이  마음에 불쑥 올라온다.

가족중에 장애(?)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공리가 끼어   없다.

무조건 불편한 사람 위주로  줘야 맞다.

그런데 회사는 가정이 아니라며

 조용히 혼자 땀을 흘리며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

. 

그런데 조용히 땀을 흘리는 대신 조용히 리모컨을 숨겨와  자리에서 조용히 꺼질 때마다 틀고 있다.

우리는 가족인가. 여기는 공공장소 인가. 내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가, 저들이 가디건이라도 하나씩 걸쳐야 하는가.




그러고 보니 다리 알레르기 

다리를 자기 영역을 만들어 (사실 가두자는) 제안이 우리 중에 나왔을  나는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그런데 우리 직원 중에  사람은 동물을 무서워해서 아예  방으로 유배(?)  있고,

다리를 사랑하는 다른  직원도 날마다 알레르기 약을 먹고 있을 정도로 

알레르기가 심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다리는 우리 사무실의 창조 이전부터 계시던 초월적(?) 존재이다.

다리의 존재 여부는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특수성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회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공리를  세우며 그저 개인이 전체에 맞출 묘안을 찾아야 하는가.



 ‘가족임’과 ‘가족 같음’

당연히 회사는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회사는 가족이 아닌 것도 아니어야 한다.

이게 양자택일이 아닌 것을 눈치채는 순간

우리의 정체성은 물론, 자잘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웃길만큼 진부한 결론인지 모르지만,


회사는 가족 ‘같은’ 존재여야 한다.

가족일 수는 없는 자본주의의 원죄적 ‘조건 만남 세팅을 지니고 있지만,

여전히 회사는 가족 ‘같아지려고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관계라는 말이다.

긴장된 관계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런 유사 가족적 노력은 우리가 회사에 새로 태어날 땐 (탄생) 축복하고,

우리가 회사 안에서 일할 때는 사랑하고 (존재),

그리고 우리가 회사로부터 떨어져 나갈  (사망)   충분히 슬퍼해 주어야 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포함한다.


회사는 결코 가족이 아니다.

하지만 우린 회사에서 가족’처럼’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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