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로 산책 가는 길

by 최웅

저녁을 먹고 와이프가 다이소에 가야 한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산책 겸 가자고. 집에서 다이소까지는 걸어서 7~8분 거리에 있어, 나도 살 게 있다고 대답을 했다.

딸에게도 갈 거니 하고 물어보니, "당연하지, 나도 가야지"라며 웃으며 답을 한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기다리고 있는데 딸이 물어본다. "아빠, 다이소 가면 나 뭐 살지 맞춰봐." 음, 생각하는 척하며 아이의 질문에 답을 했다. "포토카드 케이스."

"아빠 어떻게 알았어? 아빠는 어떻게 내 마음을 잘 알지?" 그냥 안다. 우리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그룹 아이브. 그리고 그 그룹의 포토카드를 모으는 게 취미인 우리 딸.

용돈을 받으면 내게 돈을 주고 내 아이디로 네이버 쇼핑몰에서 아이브 포토카드를 구매한다. 아이에게 용돈은 아이브 포토카드, 앨범을 사는 용도이다. 그게 우리 아이에게는 돈의 사용처인 것 같다.

겨울밤이라 바깥공기는 차고 춥다. 롱패딩에 새로 산 어그 부츠로 겨울밤 산책의 추위를 이겨본다. 어그 부츠는 5만 원으로 임직원 할인을 통해 샀다. 어그 부츠는 여자들의 겨울철 패션 아이템이라 생각했는데…

부츠는 내 발을 양털의 부드러움과 따스함을 느끼게 해 준다. 5만 원이라는 돈을 투자해서 신을 만하다. 추위를 이기게 해 줘서 5만 원이라는 돈의 가치를 충분히 해주고 있다.

다이소에 도착해서 우리 각자 원하는 것을 샀다. 난 유선 이어폰을, 그리고 딸은 포토카드 케이스 4개와 토시 장갑을 샀다.

4개를 왜 샀냐고 하니 필요하다고 하고,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집에 가는 길에 아이는 장바구니에서 토시 장갑을 꺼냈다. 장갑은 오른쪽과 왼쪽이 고정되어 있어 고정핀과 가격표를 제거해서 아이에게 줬다.


딸은 장갑을 끼며 좋아한다. 난 아이가 추워서 그런 줄 알고 "장갑을 끼니까 따뜻하니?"라고 물어봤다. "그냥 그래". 난 다시 되물었다."그럼 이걸 왜 산 거니?"

딸은 대답했다. "친구들한테 자랑하려고."


그렇다 아이에게 2천 원의 가치는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 있는 돈의 가치이다. 그리고 나머지 4천 원은 자신의 즐거움을 채우는 가치이자, 부모인 나에게는 쓸데없는 돈의 낭비이다. 4천 원짜리 포토카드 케이스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놀잇감이자 즐거움을 주는 가치가 된다.


내가 만약 물건으로 누군가에게 자랑을 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하나.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지만 해도 좋지 않다. 지금 5만 원으로 산 부츠가 따스함이라는 부츠의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게 5만의 가치이다.

어쩌면 우리 아이의 6천 원이 더 많은 가치를 가졌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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