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향기의 플루메리아

by 최웅

태국에서의 첫날, 방콕에 도착한 난 상당히 놀랐다.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서 온 거지? 그리고 이 수많은 다인종은 뭐지? 역시 태국은 관광의 나라네!’ 공항에서 30분 거리를 이동해 골프를 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17홀쯤 되자, 태양은 노을을 만들고 노을은 화가가 되어 자신만의 색으로 골프장을 진하고 강렬한 터치감으로 그려냈다. 마지막 18홀에서 보이는 멀리 있는 황금빛 사원과 저녁노을의 조화에, 내 머릿속은 ‘한국과 정말 다르다. 똑같은 하늘, 태양, 대지이지만 이 시공간이 만든 그림은 나에게 다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려 주기에 충분했다.’


골프장 속 풍경과 감정에서 벗어나 우리는 두 시간을 이동하여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 엘리베이터 안에는 향긋하고 달콤한 향기가 내 코를 자극해 주었다. 향기는 작은 미소와 ‘아! 내가 한국이 아닌 태국에 와 있구나’라는 이국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기에 충분했다.

저녁 식사를 하고 해안가로 산책하는 길에, 아까 맡은 엘리베이터의 그 향기가 또 나기 시작했다. 잠시 걸음걸이를 멈췄다. 옆을 보니 멋진 조경수와 그 뒤로 화려함이 가득한 호텔과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왔다. 레스토랑 앞에는 메뉴판에 음식값이 표시되어 있었다. 가격표에 적힌 가격에 움찔했다. 여행자이자 이방인인 나에게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술 한 잔 하고 싶었는데, 내 발걸음은 다시 앞을 향해 움직이려 하고 있었다.


발걸음을 한 발자국 움직일 때 바닥에 꽃 한 송이가 떨어져 있었다. 난 꽃향을 맡아보았다. ‘아, 바로 이 향기가 나를 멈추게 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분 좋게 해 준 향기네.’ ChatGPT를 이용해 꽃의 이름을 알아봤다. 꽃명 플루메리아. 달콤한 향이 매력적인 꽃. 하와이에서 방문자에게 꽃목걸이를 만드는 꽃의 주재료인 꽃. ‘사랑, 매력, 우아함’의 꽃말을 가진 꽃.


꽃의 향을 맡으며 눈을 천천히 호텔 쪽으로 향했다. 꽃의 꽃말처럼 플루메리아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우아함이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5성급 호텔의 조경수 플루메리아. 플루메리아의 향기와 아름다움이 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태국의 아름다움을 내게 알려 주는 듯했다.


이국의 아름다움에 빠진 내게 맥주 한 잔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긴장감을 풀어 주는 요소가 되었다. 맥주 한 잔에 긴장감이 사라지니, 제대로 보지 못했던 주변의 모습과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태국 내에서도 유흥과 관광으로 유명한 이곳 파타야. 수많은 외국인들과 태국 현지인들이 서로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해변가에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 장사꾼, 그 음식을 먹고 있는 현지인과 관광객, 해안길을 따라 러닝 하는 사람들, 야한 옷차림의 여성들.

그중 길가에 어린 태국 여성들과 나이 많은 외국인 남성 커플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내가 보기에 여성들과 남성들의 나이 차이는 족히 스무 살 이상 차이 나 보였다. 그들의 연결고리는 사랑이 아닌 다른 연결고리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였다. 이 연결고리들이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인 듯하다.


저 사람들이 5성급 호텔에서 관리받는 플루메리아처럼 누군가 저들의 삶을 관리해 준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의 향기는 어떤 진한 향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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