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블랙커피와 카페라테

by 최웅


아침 8시 출근과 동시에 커피 한 잔으로 일을 시작한다. 이때 마시는 커피는 뜨거운 블랙커피다. 진한 커피의 향과 진한 쓴맛이 입안에 가득 찬다.

쓰디쓴 이 커피가 멍해진 내 머리를 각성시킨다. 언제나 피로와 정신적 멍함이 가득한 머리와 육체를 깨운다. 강력한 알람인 카페인을 통해서

10시 30분이 되었다. 다시 블랙커피를 마신다. 이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2시간 30분이라는, 짧으면 짧다는 이 시간 안에 최대한 커피의 힘과 가지고 있는 힘을 전부 합쳐 쏟아내야 일을 마칠 수 있다. 몸에는 땀과 허리와 다리에는 아픔이 가득하다. 그래도 해야 한다. 이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을 하고 나면 정말 힘들다. 이때 딱 이 한마디의 탄식. “졸라 힘들다.” 그리고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 녀석은 수분이 빠져나간 몸에 수분을 보충해 주고 가장 중요한 카페인을 보충한다. 정말 필요한 카페인 부스터. 잠깐의 휴식. 이것들은 꼭 필요하다.

이제 페이퍼 작업과 메일 등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는 믹스커피가 필요하다. 달고 쓴 믹스커피. 사람의 뇌를 쓸 때에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런 에너지를 쉽게 공급할 수 있는 건 설탕이 함유된 믹스커피다. 입안은 이제 커피들의 잔재들이 남아 텁텁하다. 그래도 마셔야 한다. 그래야 일이 풀린다.

처음 입사한 시절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피로가 점점 누적되면서 이 피로를 이기기 위해 마시게 된 커피. 이제는 영양제도 아닌 것을 영양제 먹듯 한다.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다른 업무를 진행한다. 일을 하다 보면 오후 출근자가 온다.

오후 출근자가 출근하면 블랙커피를 마신다. 사원들과 이야기하며 전달 사항에 대해 말하고 잠깐 의자에 앉는다.

몇 달 전 속 쓰리고 목구멍이 타들어 가는 고통에 간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은 “커피를 드시지 마시고 꼭 식사 후 바로 눕지 마세요. 그래야 빨리 나아요.”라고 했는데 커피는 도저히 끊지 못하겠다. 아니, 끊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회사에서 마시는 4잔의 커피는 날 위해서 마시는 커피는 아니다. 이 커피는 000 회사의 000으로 살아남기 위해서, 아니 정확히 말하면 회사를 위한 커피이다

마지막 스타벅스 카페라테는 퇴근하면서 마시는 커피다. 하루의 일과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차를 타고 가는 50분이라는 시간 동안 마시는 이 커피는 하루 일과를 마친 나에게 긴장감을 없애 준다.

이 커피를 마시는 동안은 000 회사의 000이 아니고 000의 아빠, 000의 남편이 아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커피이다. 차 안에서 듣는 음악과 커피는 어떤 카페보다 안락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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