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다는 말을 너무나 너무나 싫어합니다. 포기하는 것이 너무나 싫습니다. 미루기도하고 한동안 놓아버리기도 하지만, 끝내 다시 시도합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고 일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한가지 일을 오래하고 10년 훌쩍 넘게 청년들과 관계를 이어가곤 합니다. 지원이 중단되어도 사업을 포기할 수 없었고 돈한푼없어도 새로운공간 만들기를 포기할수 없었습니다.
일하는학교가 고립청년지원사업을 시작했는데, 은둔고립상태에 있는 10대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의뢰요청이 계속 들어옵니다. 일하는학교는 청년학교인데. 18,19세는 괜찮지만 15,16세 은둔청소년까지 어떻게 해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단념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 프로그램 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돌아설 수가 없습니다. 문의전화를 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과 이곳에 문의해보시고 도저히 방법이 없다면 그때 다시 연락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문의한 모든 기관에서 '집을 아예 나오지 않는 청소년은 도울방법이 없다'고 했다며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저는 은둔청소년을 위한 온라인기반 서포터즈를 새로 조직하는것에 대해서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한 아이의 은둔과 고립이 본인의 삶과 주변의 삶에 가져다줄 고통을 생각하면... 저희는 못합니다 라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할줄 모른다는 것은 좋은점이 아닙니다. 포기를 모르는게 아니라 집착인것 같기도 합니다.
A프로그램에 적응하기 힘든 청년을 단념하지 않고 그몇사람을 위한 B프로그램을 새로 만들고,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려운 청년을 위해 C사업 D사업을 만들고.
그렇게 범위가 넓어지고 일은 늘어나고,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혼자만이 아니라 동료들까지 모두 힘들어집니다.
다 너무나 필요한 일들이고 모두 해내고 싶지만 재원도 인력도 개인역량도 턱없이 부족한데, 포기를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