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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삘 Aug 17. 2018

결국 회사까지 왔습니다.

교양과 예능 사이, <구내식당-남의 회사 유랑기>

<구내식당-남의 회사 유랑기>를 새로 나온 '예능'인가 하고 보았다. 그러나 '예능'이 아닌 '시사/교양' 프로그램이었다. 예능의 진화이자, 시사교양의 변화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 느꼈다.


<구내식당-남의 회사 유랑기>는 MBC에서 7월에 새로 선보인 방송이다. 지금까지 총 3회가 방영되었다. 콘셉트는 '회사의 구내식당에 찾아가기', 내용은 '대한민국 유일의 직장 밀착 버라이어티'. '구내식당'이라는 메인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간단한 회사 소개부터 사옥의 내부 모습, 사원들 인터뷰, 그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 까지 직접 보여주고 소개한다.






기자가 활약하는 예능

염규현 기자, MBC 보도국 경제부 소속이다.

출연진들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염규현 기자와 안현모 통역사였다. 4명의 연예인 패널이 진행 및 회사 유랑을 갔다 오는 역할을 맡았다면 염규현 기자와 안현모 통역사는 해당 회사의 시장 현황, 사회적 위치, 이슈 등에 대해 짚어준다.


염규현 기자는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회사의 연봉이나 경제적 이슈 등을 쉽게 설명해 준다. 보통의 경우 자막이 대신할 것을 기자가 직접 말로 풀어 얘기해주니 귀에 더 쏙쏙 들어온다. 안현모 통역사는 회사를 둘러싼 시장 현황, 문화 정보 등을 알려준다. 두 사람 다 MC들과의 호흡이 좋다. "00 랜드의 최대 경쟁사는 누구일까요?" 등 시청자들의생각을 유도하는 점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여성 MC는 없나요

안현모 통역사, 최근 '북미정상회담', '빌보드뮤직어워드' 동시통역으로 주목받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여성 MC의 부재이다. <구내식당> 티저가 뜰 당시 이상민, 성시경, 김영철, 조우종 4명의 MC가 출연한다고 소개되었다. 실제 방송에선 염규현 기자, 안현모 통역사가 함께 출연하고 있지만 홈페이지에 고정 MC로 소개된 것은 염규현 기자까지이다. 2017년 여성 고용률은 50%대로 증가 추세이다. 또 2018년 4월 한국 고용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청년층에서의 고용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회적 지표를 고려했다면 어땠을까.


그 회사가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복지를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때이다. 기업 내의 여성복지는 수많은 여성 직장인 또는 취업준비생에게 중요한 문제이고 관심의 대상이다. 여성 MC가 직접 기업에 찾아가 육아휴직, 직장 어린이집 등의 제도에 대해서 세심하게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물어보는 것은 남녀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구내식당> 1회 L사 편에서 이상민이 사옥 내 직장 어린이집의 존재만을 확인했을 뿐 어떻게 운영되는지 교육비는 얼마인지 잠깐이라도 알려줄 수 있는 포인트를 놓친 게 아쉬웠을 뿐이다.




'대기업 홍보물 같다'는 얘기는 왜 나오나요

방송 장르들은 서로 섞이고 흡수하며 차별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교양과 예능의 혼합은 사람들이 쉽게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대중성을 가지며 어렵지 않게 쉽게 푸는 것, 이것이 <구내식당>의 매력이다. 다만 현재 <구내식당>은 담아야 하는 것이 많아 장면 전개가 어지러워 보인다. 회사 탐방 부분, 스튜디오 설명 부분, 또 예능적인 요소들까지 한 회차에 담아야 할 것들이 많다.


회사 탐방 부분에서 MC들은 회사를 돌아다니며 직원들을 관찰하다 몇몇 사원을 인터뷰하거나 업무를 대신한다. 두서없이 건물을 휘젓는 모양새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회사 홍보물 같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방문 전에 질문이나 오늘의 주제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간다면 어떨까.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사항들을 방송 앞부분에 정리해주고 하나씩 해결하는 방향으로 전개한다면 구성이 훨씬 깔끔해 보일 것이다. 또 한 회사에도 여러 가지 직종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어느 직종에 집중할 것인지 확실히 하는 것도 주제를 분명히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시사교양인가 예능인가. 어찌 보면 이는 우리가 판단할 몫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저 좋은 프로그램인지 생각해볼 뿐이다. 아쉬운 점이 존재하지만 다양한 회사의 속을 궁금해하는 시청자로서 매우 반가운 프로그램이었다. 집안에 앉아 기업 견학을 하는 느낌이랄까. 다만 유랑 회사 목록에서 중소기업을 제외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다양한 회사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근무 환경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이 프로그램이 가져야 하는 하나의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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