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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삘 Jul 18. 2018

예능 난상 토론

 <나 혼자 산다>에 대한 20대 생각 읽기

20대는 TV를 잘 보지 않는 세대라든데...TV를 바라보는 20대의 시선은 어떤지. 아이돌 덕질 N연차부터 스릴러 광까지. MBC <나 혼자 산다>를 중심으로 TV 예능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속속들이 알아보았다.


인터뷰가 포함되어, 글이 다소 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패널 소개

조햅쌀 (24세/여/부산 거주) 한때 예능 PD를 꿈꿨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다. 주로 짤방으로 예능을 접한다. 

한지민 (24세/여/울산 거주) 아이돌 덕질 n연차로, 좋아하는 아이돌에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농구, 야구 덕후이기도 하다. 돈 쓸 줄 아는 프로 덕후. 왓챠와 푹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고 요즘엔 애니메이션에 빠져있다.

고소미 (24세/여/서울 거주) 딱! 유명한 예능, 드라마만 본다. 최근에 즐겨 본 예능은 <하트 시그널 2>. 

유뿡뿡 (21세/여/울산 거주) 관찰을 통한 힐링물을 싫어한다. 스릴러와 추리를 선호하며 머리 쓰게 만드는 방송을 좋아한다. 





인터뷰 시작

<나 혼자 산다> (이하 '나 혼산') 좋아해? 자주 봐? 

조햅쌀 본 방송을 챙겨보는 건 아닌데 자주 보지. 재방송으로라도 거의 다 보는 것 같아.

한지민 재미있기도 하고, 재방송을 정말 많이 해서 TV 틀었을 때 안 볼 수 없지 않아?

유뿡뿡 흠,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생각해보니까 거의 전 편을 다 본 것 같아. 



뭐가 재미있어? <나 혼자 산다>의 매력포인트가 뭔데?

조햅쌀 무지개 회원들의 케미! 사실 이 멤버 구성 전에는 잘 안 봤어. 같이 나래 학교 가고 그런 거 재미있더라. 

고소미 박나래가 진짜 재미있는 것 같아. 이번에 대상 타셨으면 좋겠어. 나래 언니 사랑해요!

유뿡뿡 연예인 일상을 어디서 보겠어. 주변에서 보기 힘든 일상이니까. 내가 살지 못하는 그런 삶? 보는 맛이지, 나는 딱히 케미가 좋아서 보는 건 아니야. 

한지민 병맛 편집이 재미있는 것 같아. 특히 나래코기(ㅋㅋㅋ) 작년 시상식 관련 편에서 나래코기 교차 편집 웃겨 죽는 줄 알았어.



그렇군. 그럼 너희가 제일 재미있게 보거나 기억나는 편은 뭐야?

한지민 최근에 '화사 편' 재미있었어. 동갑이라서 그런지 되게 현실적인 느낌이야.

조햅쌀 나는 '성훈 편' 재미있었어. 그 트레이너 분과의 캐미가 의외로 웃기더라고. '이시언 시구 편'이랑 '박나래 브라이덜 샤워 편'도 인상적이었어. 출연진들이 일반인 친구들이랑 나온 편들 다 재미있었던 것 같아. 충재 씨도 기안 84 친구로 나왔다가 연예인 하시는 거잖아. 

유뿡뿡 나는 '한혜연 스타일리스트 편'. '승리 편'도 재미있었어. 영 앤 리치의 삶을 보는 것 같달까. 가수 외의 사업가 모습이 새롭기도 하고. 아 그리고 '이필모 편'도! 막 러닝셔츠 겨드랑이에 구멍 나고 진짜 웃겼어. 나는 게스트 편이 재미있는 것 같아.



최근에 쌈디가 출연했잖아. 확정은 아닌데, 쌈디가 고정이 될 거라는 말이 있더라고? 쌈디 고정 출연, 어떻게 생각해?

유뿡뿡 글쎄...'쌈디 편'이 인상적이지는 않았어서 그리 기대하진 않아. '나 혼산' 멤버들이 직업이 다양하잖아. 그에 비해 쌈디가 가수라는 점이 엄청 신선하지 않기도 하고. 헨리가 있으니깐.

고소미 그럼 이제 헨리 안 나오는 거야? 요즘 잘 안보이던데. 자주는 아니더라도 계속 나오긴 했으면 좋겠어. 

조햅쌀 나는 쌈디 괜찮았는데? 그리고 이제 새로운 멤버가 필요하긴 해. 지금 멤버들의 케미도 나쁘진 않지만 새로운 회원이 필요한 느낌이야.



고정 멤버 말고 게스트 얘기해볼까 봐, 누가 게스트로 나왔으면 좋겠어? 안 나올 것 같다 망설이지 말고 그냥 다 얘기해봐!

유뿡뿡 류준열 일상 보고 싶어. 그리고 된다면 나영석 PD도...(ㅎㅎㅎ) 어떻게 작업하시는지 궁금해. 한혜연 스타일리스트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 연예인도 재미있긴 한데, 뭔가 다른 직업의 삶도 궁금해. 사실 기안 84도 아는 사람만 알았지 연예인은 아니었잖아.

조햅쌀 '권혁수 편' 진짜 재미있었는데, 먹짱(ㅋㅋㅋ) 막 사파리 음악 듣는 것도 웃겼어. '하트 시그널(channel A)'에 나온 출연자들도 보고 싶은데 다른 방송사라 안 되겠지?

고소미 공유 씨 나왔으면 좋겠어...(♥) PD님도 꼭 모시고 싶은 게스트라고 한 거 봤는데. 안될까? 박서준, 김재욱, 조인성... 조인성 씨가 그 친한 배우분들 이광수, 송중기 만나는 모습 보고 싶다. 남자 배우 보고 싶다...

한지민 나는 샤이니 키! 재미있게 사는 것 같던데. 예능도 잘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 그리고 에이핑크 보미? 보미가 유튜브 하는 거 봤는데 재미있더라고 일상도 궁금해. 규현 곧 제대하지 않아? 규현 제대해서 '나 혼산'에 나왔으면 좋겠다.



<나 혼산>에 바라는 점 있어?

조햅쌀 생각보다 시간대가 늦은 것 같아. 불금 저녁이면 집에 잘 없기도 하고, 집에 있더라도 11시면 늦지 않니? 

유뿡뿡 게스트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 고정 멤버들이 스튜디오 안에서 코멘트하는 거 진짜 재미있는데, 같이 어디 가고 하는 건 이제 좀 지루할 것 같아. 장소만 바뀔 뿐이지 거기서 보여주는 캐릭터는 비슷할 테니까. 예를 들어 박나래는 요리하고, 전현무는 진행하고, 기안 84는 엉뚱한 모습을 보여주고?

고소미 전현무랑 한혜진의 러브라인에 많이 주목 안 했으면 좋겠어. 지금이 딱 좋아. 스튜디오에서 가끔 얘기하는 정도로만? 놀리는 부분이 재미있긴 한데 스튜디오 밖을 나서면 좀 부담스러울 것 같아.

한지민 나는 청결 부분. 물론 리얼리티다 보니까 스스럼없는 건 이해하는데. 가끔 눈살 찌푸려지는 부분이 있어서...우리 엄마는 웃기다고 하시는데 나는 좀 그렇더라고. 굳이 방송에 내보내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그럼 <나 혼산> 말고 'MBC 예능' 하면 기억에 남는 예능은 뭐야?

한지민 '무한도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선진 예능이었지. '인터넷 방송'을 가지고 오다니.

고소미 '라디오스타'도 꽤 오래되지 않았어? '아빠 어디 가?'도 되게 기발했던 것 같아. 육아 예능 붐의 시작이었는 듯?

유뿡뿡 맞아. 진짜 가족이 나온 것도 좋았고, 특히 부부가 아닌 자식이 나오는 건 흔하지 않았던 것 같아. 애기들의 순수함을 보는 재미가 있었지. 인위적이지 않고.

조햅쌀 난 '우리 결혼했어요' 기억나. 학창 시절에 되게 좋아했었는데. 



근데 <우리 결혼했어요> 지금 하면 안 볼 거지? 요즘은 진짜 커플들이 방송에 나오잖아.

유뿡뿡 나는 볼 것 같은데. 오히려 신선한 조합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잖아. 진짜 커플들은 신선한 조합보다 현실적인 모습을 보는 거고. 막 '진짜 사귈까?' 이런 거 궁금하고. 요즘 연애 관련 예능 붐이 다시 일고 있지 않아? '하트 시그널(channel A)' 이런 것도 있고 커플 맺어주는 거 되게 많던데 요즘. 

조햅쌀 누가 나오냐에 따라 다르겠지. 난 장도연 X 최민용 나오면 볼래.(ㅋㅋㅋ)

이구동성 맞아... 누가 나오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



MBC 예능에 한정하지 말고 기억에 남는 예능은?

한지민 '주간 아이돌(MBC every1)'도 신선했어. 뺄 거 없이 다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지. 최근 개편 전까지 도니코니가 재미있었어. 랜덤 플레이 댄스랑 2배속 댄스 같은 시그니처 코너도 좋고.

유뿡뿡 '크라임씬(JTBC)' 너무 재미있어. 난 추리하는 게 좋더라고. 영화처럼 결말 예상하는 재미도 있고.

고소미 'X맨(SBS)',  '강호동의 천생연분(MBC)'도 기억난다. 그때 연예인들 많이 나와서 하는 프로그램들 많았잖아. 요즘은 단체로 나오는 게 많이 없네.

조햅쌀 나는 '신서유기(tvN)'. 자막처리 이런 게 너무 웃기지 않아? B급 코드가 있잖아. 강호동을 조련하는 프로그램이었어. 방송하는 날 기다리면서 시청했던 것 같아.



내가 생각했을 때 요즘 예능은 관찰/여행/음식, 이 3개가 트렌드인 듯해. 이런 유행 어떻게 생각해?

한지민 관찰을 위한 콘셉트가 티 나면 재미없는 것 같아. 방송 때문에 뭘 하는 느낌이 든다 하면 잘 안 보게 되지. 관찰 예능의 한계가 관찰할게 떨어진다는 점? 제작진 개입 없이 오래가긴 결국 힘들지. 이게 딜레마이긴 한데... 

고소미 맞아. 방임과 개입의 적정한 비율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아. 관찰 예능마다 차별점이 있잖아. 처음엔 그 차별점들이 재미있는데 끝으로 갈수록 비슷해져. 그래서 끝까지 못 보는 것 같아. 패턴이 생기면 지루한 것 같아. 

유뿡뿡 관찰 예능 재미있긴 한데 줄어들지 않을까. 추리 예능 많아졌으면 좋겠어. 나는 머리 쓰는 게 재미있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것 말고.



근데 너희 TV를 보긴 해? 

조햅쌀 난 TV가 없어. 본방 잘 안 챙겨보지. 인터넷으로 클립 영상을 많이 봐. 그것만 봐도 내용은 다 알 수 있으니깐.

유뿡뿡 항상 틀어놓긴 해. 틀어놓고 가끔가다 재미있는 게 걸리면 봐. tvN, JTBC, Ment... 종편, 케이블 위주로 보지. 지상파도 틀어보긴 하는데 우선순위는 아닌 것 같아.



TV 안 보면 뭘 보니?

이구동성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뿡뿡 나는 유튜브를 진짜 많이 봐. 구독하고 있는 유튜버 영상 보고, 왓챠에 들어가서 그냥 훑어보다가 재미있는 거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쭉 정주행 하지. 왓챠가 좋은 게 진짜 참신한 콘텐츠가 많아. 해외 드라마도 볼 수 있고. 외국에 신기한 예능 많이 보거든. 추리 같은 거.

한지민 나는 POOQ 이랑 왓챠 이용하는데. 자동 결제라서 끊질 못하고 있어...(ㅎㅎㅎ) 암튼 왓챠로 애니메이션 많이 봐. 요즘에는 중국 드라마 보고 있어.

조햅쌀 근데 진짜 어렸을 때는 'X맨(SBS)'이나 '패밀리가 떴다(SBS)' 봐야 한 주가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게 없긴 하네.







인터뷰 후기

근래 <나 혼자 산다> 에피소드들은 내용 자체도 재미있고 화제성도 우수했다. 멤버들 간의 케미는 정점에 달한 듯하며, 서로가 서로의 일상에 대해 치는 코멘트는 적절히 유쾌하다. 쌈디의 고정도 확실하진 않지만 수순을 밟고 있는 듯 보이는데, 매너리즘에 대비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 같아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다만 앞선 패널의 얘기처럼, 쌈디의 일상 자체는 궁금하지 않다는 것이 걱정. 쌈디 일상이 한 편만 나왔으니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편성 시간에 대한 얘기도 다시 짚고 싶다

금요일 11시 편성은 <나 혼자 산다>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보여주지만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MBC 간판 예능으로 불리는 지금, <무한 도전>의 시간대를 이어받아 더 많은 사람들의 TV 시청을 기대해 볼 만하다. <무한 도전>이 막 종영했을 때 그 빈 시간에 재방을 했었는데, 무도를 보던 관성 때문인지 TV로 잘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역시 20대는 TV를 잘 보지 않고, 유튜브를 더 즐겨 본다 했다. 

방송 프로그램도 TV보다 OTT 서비스를 통해 많이 시청한다. 결국 예능도 TV를 벗어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예능을 챙겨 보는 시대는 지나갔다. 게스트에 따라 골라 보거나 시간이 날 때 몰아보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예능은 더 장르화 되어야 한다. 

스릴러, 로맨스 등 드라마처럼 구체적인 장르로 분파되어야 1인 미디어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연애', '여행', '추리' 등 예능의 장르화가 잘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인기다. 시즌제가 많아짐에 따라 하나의 스토리를 세부 장르로 표현 한 예능이 더 주목 받을 것이다. 이런 예능의 경우 OTT 서비스에서 시즌을 다운로드하여 볼 수도 있고 외국에 포맷을 팔기 쉬워지지 않나. 


드라마 명작은 다시 봐도 재미있는 것처럼 장르 예능 명작도 다시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재방되는 무한도전 옛 에피소드를 보라. '무한 상사'라든지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라든지. 캐릭터는 그대로 되 매번 장르가 달랐다. 무한도전 한 편, 한 편이 하나의 장르 예능으로 구체화되는 것. 무한도전 에피소드들이 미래 TV 예능의 청사진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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