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연안 폴란드 대표 해양 휴양지
2016년 여름 바르샤바, 폴란드어 수업 시간에
어느 정도의 폴란드 연관성(relevance)과
어느 정도의 진심을 담아,
"복권으로 큰 돈이 당첨되면,
소폿 바닷가에 아름다운 흰 집을 사겠다
(Gdybym wygrała dużo pieniędzy na loterii,
kupiłabym piękny biały dom nad morzem w Sopocie.)"
라고 작문을 했었는데,
내 옆에 앉아 있던
터키 영사 세르칸 아저씨가
한 수 중요한 걸 알려줘야겠다는 듯이
사뭇 심각한 표정으로
"그건 안 좋은 생각이다.
거긴 시즌이 너무 짧다.
바닷가에 집을 살려면 남쪽에 사야 한다.
남쪽에 사라."
고 충고했다.
마치 내가 진짜 복권에라도 당첨되었다는 듯이,
마치 내가 정말 부동산 투자를 고민하고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그냥 지어낸,
더구나 직설법도 아닌 "가정법"의 문장에
그렇게 진지하게 반응하며,
그렇게 "실용적인" 부동산 정보를 주는 게
너무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렇게 생각해서 던져주는 충고가
또 고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허섭한 문장이 실제화된 것 같은,
순간적으로 진짜 그런 행복한 결정을 해야 하는
행운아가 된 기분이 들기까지 했다.
어쩌면 그건
그 남쪽이라는 말 안에
외교관다운 조심스러움과 치밀함으로
터키 바다를 암시하면서,
잠재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의 포석을 까는
습관적인 애국적 언행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난 그만한 돈이 없을 뿐더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권을 사는 일도 없을 거라,
그의 유용한 충고를 현실에서 활용하진 못하겠지만,
어차피 가정법은 가정법이니까
만약 돈이 진짜 많이 생기면
세르칸 아저씨의 충고를 받아들여
먼저 유럽 남쪽에 바닷가 옆에 집을 사야겠다.
지난 여름엔 그래도 소폿에 사겠다고 우겼는데,
기온이 또 한참 많이 떨어진 한겨울이라 그런지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더 나을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다시
"만약 내가 큰 돈이 생겼는데(Gdybym dostała dużo pieniędzy)
만약 폴란드에 집을 산다면(i gdybym kupiła dom w Polsce),"
이라고 좀 더 정교하게,
하지만 여전히 비현실적인 가정을 하면
이 두 겹의 "만약(gdybym)"의 끝,
가정법 문장의 주절엔
또다시 소폿의 바닷가가 놓일 것 같다.
근데 이런 나의 취향은
일반 대중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결국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비슷비슷해서,
실제로 소폿은 폴란드에서
수도 바르샤바 다음으로
부동산 시세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 한다.
폴란드 북쪽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소폿(Sopot)은 폴란드 최고의 휴양지다.
바다뿐 아니라 스파도 유명하다.
소폿(Sopot)은 원슬라브어에서
"소리내며 흐르는 물, 근원"의 의미였으며,
다른 슬라브어에서도
강이름이나 강주변 마을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서,
세르비아에만 해도
소폿(Сопот)이라는 발음의 지명이
최소한 7개 이상이라고 한다.
폴란드 도시 소폿은
원래 사람들이 얼마 안 사는 작은 어촌이었는데,
16세기부터 스파가 개발되고,
인근 부자들의 별장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19세기 나폴레옹 군대의 의사
하프너(Jean George Haffner)가
이곳에 요양원과 부두 등을 세우고,
인근 그단스크에 철도가 놓이면서
유럽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휴양지로 성장했고,
20세기 초 카지노가 들어서고
프로이센 황제 빌헬름 2세의 여름 별장이
세워지기도 했다.
공산시대에는
소폿 국제 송 페스티벌(Sopot International Song Festival)을 개최했는데,
이건 유러비젼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와 마찬가지로,
전 공산국가에 TV로 중계되며
여러 공산국가들을 하나로 만드는
중요한 축제였다고 한다.
이 행사는 지금도 계속되며,
유러비젼 송콘테스트에 이어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음악축제란다.
소폿(Sopot)은
그단스크(Gdańsk), 그디니아(Gdynia)와 더불어
삼원도시(Trójmiasto) 중 하나이며,
소폿(Sopot)에 가려면
우선 삼원도시 중 가장 큰 도시인
그단스크(Gdańsk)까지 가서
거기서 도시고속철도 SKM을 타야한다.
아래 지도에서
두 붉은 네모 사이 거리를 움직이면
약 20분 정도 걸리고, 비용은 4즈워티(약 천원)다.
SKM 내부는 아래 사진처럼 생겼고,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굴곡 없이 거의 직선으로 가기 때문에
빠르고,
열차가 최신식이라
편하고 쾌적하다.
SKM표는 기차역의 매표소에서 살 수도 있고,
자동판매기에서 살 수도 있는데,
기계나 사람이 표 검사를 따로 하지 않는 대신
매표소에서 산 표는
열차에 오르기 전 "카소브닉(Kasownik)"에서
(아래 사진의 불을 반짝이는 노란 박스가 그거다)
자율적으로 펀치를 찍어야 한다.
갑자기 차장이 나타나 검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안 나타날 수도 있다.
난 SKM만 10번 이상 타본 것 같은데,
한 번도 검표원을 만난 기억이 없다.
내가 소폿에 처음 간 건 2013년,
이상고온 현상으로
바르샤바, 크라쿠프에서
낮 최고기온이 36-38도를 육박하며
사상 최고기온을 계속 경신하던
그 한 여름의 끝이긴 하지만,
아직 그래도 폴란드땅이 미열로 후끈거리던
8월 중순이었는데,
오전에 가서 저녁에 돌아오는 짧은 일정이지만,
그 불타는 태양 아래 만난
조용하고 차가운 바다와
폴란드 도시 같지 않은,
매우 이국적인 풍경의 그 도시가 맘에 들었다.
그래서 2016년 여름에 갔을 때는
좀 더 머무르고 싶어서,
이번엔 소폿에서 1박을 하며,
첫째날 아침에 도착해서 둘째날 밤에 떠나는
꽉찬 이틀 예정으로 잡았다.
물론 그 중 하루는 헬(Hel)에 가느라
우왕좌왕하며 지나가서
결국 실질적으로는 하루 머문 셈이 되었지만,
휴양도시답게 편안하고,
폴란드 도시답게 사람으로 북적거리지 않아 좋았고,
다음에 소폿에 가게 되면
좀 더 오래 머물고 싶다.
소폿은 아래 지도처럼 생겼다.
사실 이 지도가 방향은 좀 이상하다.
지금 이 지도가 오른쪽으로 90도 회전해서
바다가 동쪽에 있고,
기차는 도시의 남북을 관통해야 한다.
하지만 바닷가 해안선과 같은 방향으로
기차길이 놓이고,
거기에서 바다로 향하는 큰 길이 있고,
그 길 끝에 기다란 목조 부두가 있는 것은
실제와 똑같다.
소폿(Sopot) 기차역은 이렇게 생겼다.
너무 티나지 않게,
하지만 나름 공들여 만든 듯한
섬세한 장식의 늘씬한 흰색 쇠기둥 위에
나무 지붕이 얹어 있다.
처음에 소폿역에 내렸을 때
이 흰색 기둥과 나무 지붕이
어딘가 유럽 남부의 따뜻한 동네에 온 것 같은
인상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던 기억이 있다.
소폿 기차역에서 내려 서쪽으로 지하도를 건너가면
소폿에서 가장 큰 길인
"독립"이라는 의미의
네포들레그워시치 대로(Aleja Niepodległości)가 있다.
이 길에는 20세기 초 혹은
그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최근 것은 아닌 건물들이 늘어서 있어서
어딘지 모르게 가까운 과거 느낌의
설익은 고풍스러움이 풍겨나온다.
2016년 여름에 갔을 때는 많은 건물들이
이제 곧 리모델링을 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아마 다음에 가면 좀 더 깔끔하게 정비될 것 같다.
소폿 기차역 서쪽은
사실 특별히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 별로 없고,
소폿의 핵심인 바다를 보려면
동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소폿 기차역에서 내려서
동쪽의 바닷가쪽으로 걸어가면
짧게 몬치악(Monciak)이라고도 불리는
몬테 카지노 영웅 길(Ulica Bohaterów Monte Cassino)이 나오는데,
2013년 햇볕 가득한 뜨거운 여름에
이 길을 처음 만났을 때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그 길에 들어선 순간
넘치는 태양빛과
수많은 사람들의 무리,
웅성웅성 작은 말소리들 뭉치,
여유있는 발걸음과 표정 속에 가득 담긴 활기,
아기자기 오밀조밀한 밝은 색 건물들과
가볍게 경사진 언덕 길이
너무 따뜻한 느낌이어서,
분명 내가 폴란드 북쪽으로 온 건데,
남쪽 나라의 어떤 바닷가 도시에 들어선 것 같고,
현실과 시각적 이미지가 괴리되면서
공간 감각을 잃고
마치 꿈 속을 걷는 것 같았다.
폴란드인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휴양지지만,
규모가 크거나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폴란드인들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몸이 느끼는 공간은
이상하게 폴란드 도시 같지가 않고,
지중해나 그 밖의 다른 남쪽 나라에 있는
작은 도시 같아,
갑자기 다른 나라로 순간 이동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몬테 카지노 영웅 길(Ulica Bohaterów Monte Cassino)은
소폿의 중심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길인데,
서쪽에서 동쪽으로 갈수록 점점 더 낮아져
결국 바다로 이어진다.
이 길 서쪽의 가장 높은 곳엔
성 예로니모 성당(Kościół św. Jerzego)이 있다.
원래는 20C 초반 독일인들이 신고딕양식으로 지은
프로테스탄트 교회였는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가톨릭 성당이 되었다.
성당 맞은 편엔
앙상한 „우산남(Parasolnik)” 동상이 보이는데,
실제로 이 길에는 우산 고치는 남자가 서 있었고,
그는 눈에 띄는 옷을 입고 서서
낯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아서
1960-1970년대
소폿의 살아있는 명물이었다고 한다.
1992년 사망했다고 하는데,
그런 그를 상기하며 2001년에 이 조형물을 세웠다.
거기서 좁은 언덕길을 따라 내려가면
밝은 색 건물들,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갤러리 등을 지나
눈에 띄는 희안한 건물이 하나 나온다.
굽은 집(Krzywy Domek, Crooked House)이
그것인데,
마치 달리의 그림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은
이 건물은 쇼핑센터로 사용된다.
2004년에 지어져 역사가 길지 않은 건물이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이정표가 많지 않은
잔잔한 이 동네에선 이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나 개인적으론
북쪽이면서도 남쪽 같은,
폴란드 도시 같지 않은 이 폴란드 도시에
매우 잘 어울리는 건물인 것 같다.
계속 내려가다 보니
골목에 또 희안한 설치 예술 조각품이 보인다.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또 잘 모르겠는 것이,
역시 현대 예술은 이해하기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제 그 길의 끝엔
"소폿의 친구"라는 의미의
프시야치우 소포투 광장(Plac Przyjaciół Sopotu)과
"건강"이라는 의미의
즈드로요비 광장(Plac Zdrojowy)이 나온다.
여기가 "건강 광장"으로 불리는 건
아마도
여기 "건강 집(Dom Zdrojowy)"이라고 불리는,
19세기부터 스파 시설이 있었다는,
그 쉐라톤 호텔과 붙어 있는
복합 요양 건물 때문인 것 같다.
한쪽 편에는 잘 정돈된 정원도 보인다.
좀 더 걸어내려가면
소폿의 매우 중요한 이정표인
등대 (Latarnia Morska, Lighthouse)가 나온다.
20세기 초에 세워진 등대로
지금은 작동하지 않고,
관광객을 위해 여름에만 전망대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2017년 현재 일반4즈워티,
할인 2즈워티다.
그리고 이제 그 밑으로
커다란 부두(Molo, Pier) 푯말이 보인다.
소폿의 부두(Molo, Pier)는
발트해에서 가장 긴 부두이자,
유럽에서 가장 긴 목조 부두이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군대의 의사
하프너(Jean George Haffner)가 처음 세운 후
조금씩 조금씩 길이를 확장해 지금에 이르렀고,
지금은 소정의 입장료를 내야 입장할 수 있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변모한단다.
[소폿 부두 영문 홈페이지 : http://molo.sopot.pl/?lang=en ]
이 부두의 정식 이름은 요한 바오로 2세 부두(Molo im. Jana Pawła II)이며,
그래서 부두 입구에 붙어 있는 부조엔
요한 바오로 2세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그 옆엔
Nie ma solidarności bez miłości.
사랑 없인 연대도 없다.
라고 쓰여 있다.
아래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게 부두다.
부두 끝엔 커다란 배도 정박되어 있다.
그 밖에 소폿 시내는 이렇게 생겼다.
지금의 소폿을 있게 한 중요한 인물인
하프너(Jean Georg Haffner)의 동상도 있다.
뭐니뭐니해도 소폿(Sopot)의 핵심은 바다인데,
그냥 바다만 있는 게 아니라
바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나무가 울창한 숲이 있고,
숲까진 아니더라도,
풍성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들이
바닷가 길을 따라 쭉 심어져 있다.
내가 소폿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중 하나도 바로 이거였다.
땡볕 아래 바닷가 백사장을 걷다
태양에 지치면,
밖으로 나와
나무 그늘 아래서
바다를 보며
바다와 나란히 산책할 수도 있다.
그러다 다시 바다가 그리워지면,
신발을 벗고
모래밭에 들어가
바다와 함께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소폿(Sopot)의 바다다.
검색해보니
소폿의 해변은 길이가 4.3 Km 라고 하는데,
해운대가 1.6Km, 경포대가 6Km라고 하니,
꽤나 긴 해변이다.
그리고 사실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아
거침 없이 계속 걸을 수 있고,
시야를 가로막는 호텔이나
다른 큰 건물들이 없어서 그런지
뭔가 좀 더 긴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여기 바다는
정말
더위를 피하기 딱 좋은
너무너무너무 차가운 바다다.
나중에 보니
바다색이 정말 짙고
파랗디 파란 것이
바다의 색 자체가 벌써 매우 차갑다.
2013년엔 8월 중순에 갔지만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고
내가 소폿 간 날도 매우 더운 날이었는데,
여기 바다에 발을 담그니,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한기가 단번에 온몸을 관통할 정도로
정말 물이 시리도록 차가왔다.
뭐 좀 더 깊게 들어갈 필요도 없다.
그냥 발만 담그면 게임이 끝난다.
2016년 여름은 별로 덥지 않았고,
내가 소폿에 간 날도 별로 무더운 날은 아니었다.
그런데다가 그 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래도 3년 전의 추억을 더듬으며
그 차가운 물에 조심조심 발을 담갔는데,
어김 없이 온 몸 구석구석에 한기가 찌릿찌릿했다.
하지만 그래도 몸이라는 게 참 희안한 게,
그렇게 발목까지 물이 오게 해서
첨벙첨벙 해변을 좀 걷다보면
몸이 이제 적응을 해서
이제 그렇게까지 차갑진 않다.
아마 바닷물 안에 온 몸을 담가도
상황은 비슷하겠지만,
이렇게 발만 담가도 온몸이 서늘해지니
바닷물 속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2016년 8월에는
수영복을 입은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았다.
그러니
소폿의 여름 해변은
힘들여 만든
혹은 타고난 아름다움을 뽐내는 몸들이나
또는 반대로
부끄러움에 주눅 들어 있는
수줍은 몸들의 향연도 아니고,
그런 땀내 나는 몸들에 묻어나는
숨겨진 혹은 노골적인
욕망의 넘실거림도 아니다.
폴란드 사람들은 대부분 가톨릭 신자로 보수적이라
다른 유럽 해변에서 많이 등장하는
그 흔한 토플리스도 없다.
우리나라처럼 여기저기서 이것저것
음식을 싸다가 혹은 사다가
열심히 먹는 분위기도 아니다.
크게 음악을 틀어주지도 않는다.
그냥 해변에 앉아 서로 이야기하고 책 읽다가
햇볕에 누워 잠자거나
바다에 들어가서 몸을 식히거나 그런다.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자리를 따로 맡을 필요도 없이,
그러다가 그냥 밖에 나가서 뭐 사 먹고
산책하다
다시 돌아와서,
하던 걸 그대로 하거나,
혹은
하지 않던 걸 그대로 하지 않으면 된다.
바다에 가서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바다가 하는 걸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거다.
파도 소리는 배경음악이 아니고
바다는 배경화면이 아니라
오감을 사로 잡는 대자연 콘서트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단순한
경쟁 없고
시끌벅적하지 않은
"피서"가 그렇게 마음에 들 수가 없다.
바다 자체가
그리고 바다에서 보는 해변의 풍경이
그냥 눈으로만 보기에도 아름다워서,
한국인에게는 사뭇 특별해 보이는
그런 편안한 피서를 누리지 못하는
다른 계절에 찾아도
다른 계절에 걸어도 좋을 것 같다.
(동영상 1: 소폿 바다1)
원래는
그 다음 사진과 같은 구도로 찍으려고 서 있는데,
바닷 속의 소년이 한참을 저렇게 서 있길래,
기다리다가 그냥 소년도 한 컷에 담았다.
찍을 때도 느낀 거지만,
소년의 뒷모습이 특히 어깨가 마치 바다물이
너무 차갑다고 말하는 듯 하다.
(동영상 2: 소폿 바다2)
부두 옆 바다에 새들이 몰려 들었다.
뭔가 부두에서 혹은 정박한 배에서
사람들이 새들 먹을 걸 많이 만들어내는가보다.
(동영상 3:부두 옆 바다)
바다로 나간 사람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조형물도 서 있다.
아름답고 차가운 바다,
울창한 숲, 뜨거운 햇살, 시원한 바람을 가진
폴란드 해안 도시
소폿(Sopot)은
더위를 피해
쉬면서 [休:휴]
편안한 몸과 마음을 기를 수 있는 [養:양]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여름 휴양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