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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oga Jan 29. 2017

스위스를 품은 소도시, 카르투지(Kartuzy)

폴란드 "카슈비아(Kaszuby)의 수도"

"카슈비아의 수도(Stolica Kaszub)"라는

카르투지(Kartuzy)의 별칭을 보고

카슈비아 지역의 중심에 있어서

그런 별칭을 얻게 되었나보다 했었다.


근데 카루투지(Kartuzy)가

카슈비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교통도 발달하고

이 근방에서 가장 큰 소도시인 건 맞는데,


"카슈비아의 수도"라는 명칭은

그냥 자기들이 붙인거고,

그렇게 카슈비아의 수도를 자처하는 데가

카르투지 말고도 몇 군데 더 있단다.


그니까

"Seoul, the soul of Asia" 같은 슬로건인거다.


하지만 중국처럼

그런 명칭에 항의하는 데가 없었고,

[사실 그런 명칭에 항의하다니,

중국은 크기만 컸지, 대국이 될려면 한참 멀었다.]


그 별칭을 선점한 카르투지(Kartuzy)

그래도 가장 많이 카슈비아의 수도로 언급되며,

자칭, 타칭 카슈비아의 수도가 되었다.


카르투지(Kartuzy)는 도시(miasto) 이름이자,

"군" 비슷한 포비아트(powiat)

"면" 비슷한 그미나(gmina)의 명칭이기도 한데,


카르투지(Kartuzy) 포비아트를 포함한

호수와 산이 몰려 있는 지역은

"카슈비아의 스위스(Szwajcaria Kaszubska)"로 불린다.


"카슈비아의 스위스"라는 명칭과

이것이 일컫는 지역에

어디어디가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견이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버전만 있는 걸 보면,


그냥 내부적으로 혼자 부풀린 허세가 아니라

내부, 외부적으로

어느 정도 객관성을 갖는 별명인 것 같다.


바로 아래 지도는

카르투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한

카르투지 포비아트 (Powiat Kartuski)의 지도,


그 아래 지도는 역시 같은 곳에서 다운로드한

좀 더 작은 행정단위인

카르투지 시(Miasto Kartuzy)의 지도인데,


첫번째 지도에선 연두색으로 표시된 산악지대와

하늘색으로 표시된 호수가 넓게 분포되어 있고,

두번째 지도에선 하늘색으로 표시된 호수가

시의 전체 면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지도 출처: http://www.kartuzy.cartuz.pl/mapa/mapp.html)
(지도 출처: http://www.kartuzy.cartuz.pl/mapa/mapp.html)


카르투지(Kartuzy) 공식 사이트:

http://www.kartuzy.cartuz.pl/indexa.html



도시로서 카루투지(Kartuzy)

3-4 시간 걸으면

지도에 나온 데 한번 다 훑을 수 있을 정도로

크지 않은 소도시인데,


지도에도 나타나다시피

호수가 큰 것만 4개가 있다.

 

그런데 그 호수가 크긴 해도

나같이 "야심만만한" 여행자가 걷기엔

지나치게 크지도 않고,


일부러 시간 할애해서 걸은 게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아름답다.


그런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싸인

카루투지 소도시 중심은 그냥 시골 읍내 같다.


카르투지 시 중심에는 광장이 있고

커다란 성당이 하나 서 있다.


성 카지미에쥬 성당(Kościół św. Kazimierza)으로

19세기 신고딕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게 첨탑이 뾰족뾰쪽하게 솟았나 보다.)


2016년 8월에는 내부 공사가 한참이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도시 중심 광장에는 그

성당 말고 눈에 띄는 건물은 없는데,


성당 앞에서

'이건 뭐지?' 싶은 희안한 전화를 발견했다.


처음엔 언뜻 taxi라는 글자만 보고

taxi 타는 곳인가 했다.


taxi라는 글자에 붉은 색 줄이 그어진 것 보니

택시가 서면 안된다는 뜻인 것 같긴 한데,

그 밑에 열린 박스에 들어 있는

옛날식 집전화는 도대체 뭐하는 데 쓰는 건지

설명도 안 써 있고 쌩뚱 맞다.


여기 사람들도 다 휴대전화 들고 다니던데,

도대체 저 전화는 무슨 용도인지 신기하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광장에서 서쪽으로 가면 호수가 나오는데,

그 호수에 미처 다다르기 전

마을에는 여러 기념비가 서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아래엔

카르투지의 수호성인 성 브루논(Brunon)

이라고 써 있는데,

"브루논"이라는 이름은 흔한 폴란드 이름이 아니라

매우 이국적으로 들린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아래 건물은 공공도서관인데,


바깥에 달린 명패에 보니

전 폴란드 지역 및 해외에서

카슈비아 전통 음악과 춤을 공연하는 단체인

지역 노래, 춤 그룹 "Kaszuby"

이 건물에 둥지를 틀고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도시 동쪽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이 있다.

흔히 그렇듯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고,

별다른 경계 없이 그냥 열린 공간이다.


기차역엔 매표소라고 할 곳도 없이

문이 잠긴 낡은 건물 하나만 있었는데,

기차표는 여기 아닌 어딘가 다른 곳에서

사라고 안내되어 있다.


낡고 폐쇄된 기차역 건물에 비해

실제로 기차를 타는 플랫폼 자체는 매우 깔끔하고,

열차 자체는 매우 현대적이고 편리하며,

열차도 꽤 자주 다니는 편이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문이 꽁꽁 잠긴 낡은 기차역 건물 벽 왼쪽엔,

19세기의 데르돕스키(Hieronim Derdowski)라는

카슈비아 지식인이 말했다는                

Nie ma Kaszub bez Polonii, a bez Kaszub Polski.(폴란드 없이 카슈비아 없고, 카슈비아 없이 폴란드 없다.)

가 표어처럼 쓰여 있고,


오른쪽엔

100 lat kolej w Kartuzach 1886-1986
(카르투지 철도 100년 1886-1986)

이라고 쓰여 있다.


지금 찾아보니

100년이 넘은 이 건물은

2016년 8월 내가 방문했을 당시

이미 재건축될 예정이었고,

2016년 11월에 결국 해체되어

2017년 6월에 새 건물이 완공 예정이라고 한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이 쪽은 기찻길도 좀 황량하다.

이 길 말고 다른 쪽에 있는 기찻길은 훨씬 멋스럽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기차역 옆에는

카르투지 인근 카슈비아 지역과

그단스크(Gdańsk) 행 버스를 타는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엔

무역센터(Centrum Handlowe)라는 거창한 이름의

시골 시장도 있다.


Kaszëbë라는 이 시장 이름은

카슈비아어로 카슈비아(Kaszuby)를 의미한다.

아마도 "카쇼뵤"라고 읽을 것 같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기차역 근처엔

1939-1945년 파시즘과의 전투에서 사망하거나 살해된 카르투지 기관사들을 기리며

라고 쓰인 기념비도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이건 가운데 돌에

뭔가 카슈비아어가 적혀 있는

분수였는데,

힘들게 발견한 "카슈비아어"에 기뻐하며,

뭐라 쓰여 있는지 나중에 찾아봐야겠다

하고 사진을 찍었다.

근데 사진 속 돌에

빛이 반사되어 뭐라고 쓰여 있는지는 알 수 없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동네를 걷다보니

한 구석에

폴란드에서 사망한 소련군을 위한 추모비와 묘비를 모아 둔 공간도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내가 너무 낯설게만 보는지 모르지만,

여긴 전봇대도 좀 희안한 것 같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문은 닫힌 것 같은데 타투집도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북쪽에는 그냥 주택가가 나오는데,

그 길 끝에는

카르투지 시 외부로 나가는,

차들이 쌩쌩 달리는 왕복 2차선 도로가 있고,

서북쪽에서는 커다란 호수를 만날 수 있다.


난 우선 북쪽으로 걸어가봤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북쪽으로 걷다보면

중간에 작은 축구 경기장도 하나 나오는데,

1923년이라는 숫자를 보니

역사가 엄청나게 오래된 곳이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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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기찻길과 다리도 나온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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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지도에 기숙사라고 쓰인 공간도 나온다.

카르투지(Kartuzy) 숙소를 검색하면

학교 공간도 나오는데,

이 기숙사로 들어가는 입구가

외부인에게 개방되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학생뿐 아니라

외부인들도 묵을 수 있는 숙소지 싶다.


그런데 투숙한 사람이 없는지,

낮이라 다들 나간건지

사람도 안 보이고

조용하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서북쪽에서 도시 외곽으로 나가는 찻길에 도달하면

이제 그 양 옆으로

두 개의 커다란 호수가 펼쳐진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하나는 대 수도원 호수(Klasztorne Duże)이고,

다른 하나는 소 수도원 호수(Klasztorne Małe)인데


대 수도원 호수 주변엔 그냥 자연이 펼쳐져 있고,

소 수도원 호수 주변엔 자연뿐 아니라

수도원도 보이고, 주택가도 보인다.


이건 대 수도원 호수.


이건 소 수도원 호수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동영상1: 카루투지, 대 수도원 호수와 소 수도원 호수의 경계)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동영상 2: 카르투지, 소수도원 호수와 대수도원 호수의 경계)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동영상 3: 카루투지, 소수도원 호수)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나는 소 수도원 호수(Klasztorne Małe) 쪽으로 걸어갔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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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중간에 백조섬(Łabędzia)라는 곳이 있었는데,

정말 새들이 많았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소 수도원 호수(Klasztorne Małe)의 하일라이트는

무엇보다도 수도원의 교회 건물이고,

그 교회와 호수가 만들어내는 그림이 환상적이다.


내가 간 날은

비가 가끔씩 흩뿌리는 흐린 날이었는데,

덕분에 하늘은

드라마틱하고 변화무쌍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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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4: 소 수도원 호수 2)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동영상 5: 소 수도원 호수 3)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동영상 6: 소 수도원 호수 4)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호수에 멋진 자태를 비추던 그 교회는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Kolegiata Wniebowzięcia Najświętszej Maryi Panny)이며,

14-15세기에 지어진 유서깊은 건물이다.


카르투지(Kartuzy)의 로고

그 실루엣이 새겨 있을 정도로

카르투지의 상징과 같은 건물이자,

별로 높은 건물이 없는

이 소도시에서는

특별하게 높은 건물이라,


소 수도원 호수(Klasztorne Małe)뿐 아니라

남쪽의

카르쳄네 호수(Karczemne Jezioro)에서도 보이며,

카르투지(Kartuzy)의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완성해내는 주인공이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벽에 새겨진 시계에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의미의

그 유명한 Memento Mori가 적혀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성모 마리아 승천 성당 남쪽의

카르쳄네 호수(Karczemne Jezioro)

좀 더 길고, 더 크다.


그 카르쳄네 호수 서쪽에는

카르투지에서 가장 작은 호수

미엘렌코(Mielenko)가 있다.


이 호수의 한쪽은 낮은 산악지대,

나머지 한쪽은 주택가인데,

주택가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좀 더 큰

동쪽의 카르쳄네 호수를 만나게 된다.


우선 미엘렌코(Mielenko) 호숫가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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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폴란드 여기저기엔

길에 십자가를 세워둔 길거리 예배당이 있는데,

이 호숫가 주택가에서도 어김없이

이런 십자가 예배당을 만날 수 있다.


근데 여기서 만난 건

그 높이가 무릎 정도 오는,

내가 여태까지 본

길거리 예배당 중에 가장 작은 거였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카르쳄네 호수(Karczemne Jezioro)

카르투지 가장 남쪽에 있는 큰 호수다.


소 수도원 호수미엘렌코 호수에 비해

좀 더 카르투지 시내 가까이 위치해서 그런지

호숫가에서 보이는 풍경이

자연보다는

알록달록한 건물이 많다는 느낌이었고,

산책로도 좀 더 많이 인공적인 느낌이었다.


인터넷에 보니,

최근에 개발을 하면서 호수가 많이 오염되고,

원래 가지고 있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많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호수 동쪽이 알록달록한 집들 때문에

한국인들은 어쩌면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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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7:카르투지, 카르쳄네 호수)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이렇게 이 소도시를 다 도는데

3-4시간 정도밖에 안 걸렸다.


오전에 카르투지를 다 둘러보고 나서

호수가 마음에 들어서

오후에

카르쳄네 호수소 수도원 호수

한번씩 더 돌았다.


호수 서쪽에는 산이 있는데,

그 쪽에도 길이 나 있어서

그 쪽 산을 타고

다른 옆 마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난 레포츠를 목적으로

카르투지에 간 것도 아닌데다가

등산도 즐기지 않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선 자주 만날 수 없는

그 호수라는 특별한 형태의 자연도

너무 맘에 들어서

그냥 한번 더 호수와 만나기로 한 거다.


근데 그렇게 호숫가만 걸어다녀도

여기가 왜 카슈비아의 스위스(Szwajcaria Kaszubska)라 불리는지 알 수 있고,

그 이름이 허풍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평화로운 자연 말고

카슈비아 특유의 문화도

카르투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관광 포인트다.


비록 거리에서

카슈비아어 간판을 쉽게 볼 순 없지만,

박물관에 가면 카슈비아어도,

그밖의 카슈비아 전통 문화도 만날 수 있다.


별로 기대 안했는데,

그 박물관이 아주 흥미로왔다.


박물관 이름은

카슈비아 박물관(Muzeum Kaszubskie)이며,

카슈비아 전통 공예와

전통 가옥을 볼 수 있고

그리고 카슈비아어 동요도 들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보면 가이드에

따로 60즈워티(18,000원 정도)를 내야 한다고

쓰여 있는데,

난 기본 입장료 10즈워티(3,000원 정도)만 내고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1,2,3층 중에

2층은 직원이 와서 안내해주었다.


나랑 같이 간 사람들이 가이드 비용을 냈던 건지

아님 원래 2층은 다 해주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방문객을 따로 골라서 설명하지 않은 걸 보면

아마도 후자인 것 같다)

아무튼

그 직원이 해준 설명도,

전시물 자체도 모두 흥미로왔다.


박물관 직원이 나를 보더니

영어로 해야 하냐고 물었는데,

옆엣 사람이 다들 폴란드인인 것 같아서

난 그냥

폴란드어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근데 영어로 해달라고 했으면,

영어로도 설명을 해주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 보는데 30분-1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카슈비아 박물관(Muzeum Kaszubskie) 홈페이지는 다음과 같다.


http://www.muzeum-kaszubskie.pl/en/


처음엔 이 눈에 띄게 좁은 건물이

카슈비아 박물관인 줄 알았는데,

잘 보니

이건 박물관을 알리는 화살표가 붙은

보험사 사무실이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이게 박물관 건물이다.

카슈비아 전통 가옥을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아래는 박물관 내 매표소다.


나무판엔

Nie ma Kaszub bez Polonii, a bez Kaszub Polski. (폴란드 없이 카슈비아 없고, 카슈비아 없이 폴란드 없다.)

가 쓰여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1층엔 전반적인 카슈비아에 대한 설명과

카슈비아 전통 공예, 식기, 집안 살림, 농기구 같은 것이 전시되어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층의 전시 중에 신기한 게 많았다.

물론 이건 박물관 직원의 설명을 듣고나서

좀 더 잘 이해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카슈비아어로 된

"주기도문"이다.

근데 정말 표준 폴란드어랑 많이 비슷하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아래 가운데에 있는 그림은 카슈비아어 동요인데,

카슈비아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카슈비아어 알파벳 동요란다.


박물관 직원이 음표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노래를 불러줬는데,

사실 잘 부르는 노래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게 너무 맘에 들어서

기념품 가게에서

그 노래가 포함된

카슈비아 전통음악 CD를 기념으로 샀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유튜브에 보면 이 노래 동영상이 꽤 많이 있다.

이건 그 중 하나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4CVNx_9IRZ4)


2층엔 침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저 작은 침대들은 아이들용이었고,

아이들이 더 태어나면

당겨서 쓸 수 있게

아래 부분에 작은 침대가 하나씩 더 숨어 있었다.


박물관 직원이 그것도 손수 빼서 보여줬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3층은 다락인데,

갖가지 옛날 물건들과

양털로 실 잣는 기계 같은 것이 전시되어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박물관 바깥 쪽에도

농기구나 그 밖의 기계들이 전시되어 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카슈비아어 알파벳 노래 악보도 있다.


나랑 같이 구경했던 폴란드사람들이 이걸 보더니

박물관에서 직원이 불러준

그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나도 이 날 계속

그 멜로디가 귀에서, 입에도 맴돌았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동영상 찾아서 듣고 나니,

자꾸 머릿속에 그 멜로디가 맴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여기는 별채고

여기도 무언가를 전시하는 공간인 것 같은데,

내가 간 날은 전시가 없었다.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2016년 8월, Kartuzy, Kaszuby, Poland)


이렇게 박물관도 너무 특이하고 재미있었고,

호수가를 거니는 것도

오전, 오후

갈 때마다 모두 다 좋았다.


그런데 여기는 소도시라

상점도 4-6시면 거의 문닫고,

식당이나 카페도 늦게까지 여는 데가 별로 없고,

(bar는 늦게까지 여는 것 같다)

그 밖에 달리 구경하거나, 할 게 별로 없다.


나는 사실

그냥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긴 했는데,

이 소도시에 머물러보니

내가 그동안 해오던 여행패턴이 나름 굳어져서,


여행 가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 못한다는 걸,

그냥 앉아 있지 못한다는 걸,

사실 "쉬는 여행"은 잘 못한다는 걸 알았다.


더군다나 내가 카르투지에 간 날은

비가 살살 내렸다 그쳤다 하는 날이어서,

사실 벤치에 앉아 있기도 뭐 했다.


그래도 낮에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으니 좋았는데

해가 지니 이제 그것도 없고,

달리 갈 데도 없어

하루가 너무 일찍 끝났다.


이 때쯤 나의 폴란드 체류와

폴란드 북부 여행이 거의 끝나가서

사실 이렇게 일찍 끝나는 하루도 나쁘지 않았지만,

아니 오히려 매우 적절했지만,


그래도 원래 내가 하던 여행 패턴 때문인지

뭔가 좀 아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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