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디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

by 김혜진

기다리는 삶을 살지 말자.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을 의미 없이 보내지 말자. 누구든 현실이 맘에 들지 않을 때 미래를 꿈꾼다. 또는 미래에 어떤 희망이 있을 때 오늘을 잊고 내일만 기대하며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길 기대한다. 30대에 맞벌이에 치이고 육아에 지쳐 한국 생활이 버겁게 느껴질 때, 신랑과 짐을 싸서 한국을 떠났다. 당시 신랑이 멕시코에서 일할 기회를 얻어 멕시코 칸쿤으로 향했는데, 칸쿤행을 결정하고 떠나는 몇 달 동안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육아도 살림도 모두 엉망인 채 나는 미래에 가 있었다. 오늘을 살지 않고 내일을 기대하며...


그렇게 떠난 칸쿤에서 과연 행복하기만 했을까? 아니다. 누구나 고민이 있고 어디에나 근심이 있다. 삶의 수많은 풍파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기 때문에 어디에서든 그 나름의 고충을 겪고 지나오며 살았다. 떠나기를 기다렸는데 막상 떠난 곳에 해결책 같은 건 없었다.


마흔의 나는 일하고 살림하고 아이들까지 챙기며 24시간이 부족하게 살고 있다. 가끔 이런 날들이 힘들어 빨리 아이들이 다 컸으면, 쌓여 있는 빨래가 내 몫이지 않고, 밥 때 밥을 챙기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왔으면 하고 바라고 기다린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때가 되면 또 그 때의 고민과 힘듦이 있을 것임을... 그래서 이제는 미래를 꿈꾸되 오늘을 살아간다. 훨씬 많은 시간을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미래보다 지금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지내는 오늘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너도 살아보면 안다.'라며 '나 때는~'을 시전 할 때 하나도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 경험해 봐야 비로소 알게 된다. 인생의 진리는 참으로 단순하지만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내가 원하는 미래는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원하는 미래가 있고, 오늘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오늘을 다르게 살아야 한다. 오늘과 다른 내일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오늘 스스로 발전하고 스스로 채워나가야 한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지나고 나니 늘어나는 주름살과 흰머리에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그 대신 알게 되는 것들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절대 모르던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