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세계를 품으렴
얼마 전 초등학교 5학년인 큰 아들이 체육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평소 체육을 좋아하는 아들이기에 그렇구나 했는데 "그게 안정적인 직업이잖아."라고 말하는 아들을 보고는 조금 멍 해졌다. 안정적이다. 나이가 들면 안정적인 것도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꿈꾸는 법을 잊어버리는 요즘 세대들이 조금 슬프게 느껴졌다.
아들에게 말했다.
"네가 화살을 쏘는데 1미터 거리에 있는 곳에 쏘면 안정적으로 목표지점을 맞출 수 있겠지. 하지만 누군가는 10미터 거리에 있는 곳에 쏴야지 하고 목표를 잡는 사람도 있을 거야. 그 사람은 10미터에 맞추기 어렵더라도 10미터를 목표로 두고 쏘면 8미터, 9미터는 갈 거야. 같은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1미터를 목표에 두는 사람과 10미터를 목표에 두는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거야. 너희는 시간이 정말 많잖아. 그 긴 시간 동안 네가 어디에 갈지는 네가 생각하고 목표하고 꿈꾸기에 따라 다르지. 어떤 사람이 8미터 9미터 밖의 세상으로 나아갈 동안 안정적으로 1미터 앞에서 주저하면 인생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아들은 알아듣는 건지 "그런가?" 하며 별다른 대답이 없었다. 아이가 꿈꾸는 것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한 건지 조급해진 나는 양파 실험 이야기도 덧붙여해 줬다.
"양파 실험 기억나지? 양파에게 매일 예쁜 말을 해주면 나쁜 말을 해주는 양파보다도 무럭무럭 잘 자라는 거 말이야. 말에는 힘이 있어. 입 밖으로 나오는 말들은 네가 제일 먼저 듣게 되고 그걸 뇌가 기억하고, 그 말대로 되고자 뇌는 노력해. 기타가 치고 싶다면 세계적인 기타리스트가 돼서 세계 곳곳에서 공연하는 연주자가 되는 건 어때? 정치인이 되고 싶다면 한국을 더욱 좋은 나라로 만들고자 대통령이 되는 꿈은? 과학실험이 재미있다면 나중에 우주선을 만들어서 우주로 나가는 우주인이 되는 꿈은 어떨까? 너의 꿈을 한정 짓지 말고 끝도 없이 펼쳐나가. 한국에만 국한될 필요도 없어. 세계로, 우주로,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힘이 있어. 그 비밀은 바로 꿈꾸는 거야."
아들은 그제야 "그런 것 같네. 알겠어." 하며 답을 내놓았다. 길어지는 엄마의 잔소리를 회피하기 위함인지 정말 알아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자리를 떴다. 어린 시절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넌 할 수 있다.", "넌 그럴 힘이 있다."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하지 않게 되는 말들이지만 이제부터라도 아이에게 자주 해줘야겠다.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힘. 긍정의 힘을 아이가 체감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