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만의 해석을 갖자

by 김혜진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작가가 들려주는 자신만의 이야기 또는 생각에 내 생각을 더하고 있는 순간이 그렇다. 가끔은 글의 주제를 벗어나 어떤 예문에서, 또는 아주 작은 문장이나 단어에서 생각이 머무는 즐거운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 작은 생각은 꼬리를 물고 내 머릿속에서 끝없이 펼쳐진다.


고명환 작가의 '고전이 답했다' 책에서 '상상의 거인을 키워라'라는 내용이 나온다. 작가는 여기서 같은 책도 읽는 시기에 따라 관점이 바뀐다며, AI시대에서는 잘 질문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고 소설 속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라는 이야기이다.


잘 질문하고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 수많은 문장 속에 숨어있는 그 문장 하나가 마음에 와서 담겼다. 이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아니라, 다양한 역량 중에서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을 만들거나 책을 쓰는 사람 외에도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든다.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요리를 만들기도 하며 면접질문에 나만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것도 다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나만의 콘텐츠를 가지려면 나만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 넘쳐나는 정보들을 하나의 연결로 꿰어내려면, 어디까지 본질로 볼 것인지, 어디까지 유사하게 볼 것인지, 향후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등 나만의 해석이 있어야 남과 다른 나만의 견해를 내놓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경쟁사회에서 나를 돋보이게 할 것이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뿐 아니라, 나만의 해석이 있다면 남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단단하게 살 수 있다. '마흔을 앓다가 나를 알았다'라는 책에서 마흔이라는 나이는 애매해서 해석이 나뉜다고 했다. 마흔이라는 시기를 인생이 저물어가는 시기로도, 시작하는 시기로도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전에 김미경 강사의 강의에서 세상 모든 일은 그저 '쿵' 하고 일어나는데 그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위기로 받아들일 것인지, 기회로 삼을 것인지. 슬픔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그만하면 됐다고 위안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의 저자 대니얼 길버트 하버드대 뇌과학자 교수행복은 객관적 평가가 불가해 서로의 행복을 비교할 수 없음을 다양한 학문적 사례로 입증했다. 그렇다면 행복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일에 내가 행복이라고 해석하는 순간 나는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나만의 해석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 질문에 대답이 술술 나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그것도 많이 읽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적어놓은 글들을 그저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기도 하고,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고, 추가의견을 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저자와 이야기하며 책을 읽게 되는 순간이 온다. 나는 이런 순간이 올 때,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순간이 찾아왔으면 하고 바란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그런 즐거움의 순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