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
스물아홉에 첫 아이를 낳고 십여 년을 일하고 아이 키우고 살림하며 엄마로 살아왔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6학년, 4학년이 된다. 큰 아이는 올해 전교 부회장에 나가겠다고 했다. 나는 “오! 멋진데~”라고 말하면서 마음이 이상했다. 정말 다 키웠구나 싶어서였다. 육아에서 한숨 돌리고 나니 이제야 내가 보인다. 텅 비어있는 내가. 어느 순간 스스로 발전하기를 멈추고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일상만 살아왔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커 나갔지만 비어있는 나를 발견할 때 씁쓸하고 서글프다. 최근 2년간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아무것도 내게 들이지 않았으니 나에게 꺼낼 것도 없었다. 세상사나 일상에 아무 인사이트 없이 그저 멍 때리며 흐린 눈으로 세상을 보는 나를 볼 때, 마흔이라는 나이가 겹치며 노인이 된 듯한 허무함과 쓸쓸함이 밀려온다.
그래서 올해는 나를 채우고자 한다. 나를 위한 한 해를 보내보자! 딱 1년만 아이가 아니라 내 안을 채우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시작으로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다. 글을 쓰자. 살림을 조금 미루고 설거지가 조금 쌓이고 집에 먼지가 조금 쌓이더라도, 10년 후 '그날 청소를 안 해서 집안이 더러웠는데...' 이런 기억 따위는 남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 책을 읽고, 공연을 보고, 친구를 만나고, 글을 쓰고 행복했는데 이런 추억들은 두고두고 기억이 되어 내 삶의 질을 높이고 원동력이 된다. 욕심을 내려두고 나에게 집중하자. 그래도 된다. 그런 엄마가 결국 더 아이에게 훌륭한 엄마가 될 거라 믿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여러 가지 시선을 알려줄 수 있는 엄마. 아이가 커 갈수록 그런 엄마의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그러니 올해는 나에게만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