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어떻게 써야 할까?

by 산들

취업 준비의 본격적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자기소개서 쓰기. 미리 준비하고 싶다면 지망하는 회사의 작년도 자기소개서 항목을 봐 두는 것도 좋다. 비슷한 항목이 나오는 회사도 꽤 있기 때문이다. 지원 서류 접수하는 기간이 짧으면 2주, 길면 한 달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미리 준비해두면 아무래도 압박감이 좀 덜하다.


자기소개서에 쓸 나의 이야깃거리들을 미리 정리해두는 게 좋다. 내가 해왔던 경험들을 기반으로 전공수업 때 잘한 것, 동아리 활동에서 성과를 낸 것, 인턴 경험한 것, 알바 경험한 것, 여행 가서 인상 깊었던 경험 등등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이야기가 될 법한 소재들을 최대한 많이 꺼내서 미리 정리해둔다. 그렇게 해야 나중에 어떤 질문이 나와도 들이댈 말이 생긴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는 단순히 경험 설명으로서 끝날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해당 경험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그리고 이 경험이 나에게 결국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해야 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의미 없는 경험담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마지막에 어떤 성과를 얻어냈는지 말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과를 이야기할 때는 정성적인 것보다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저의 아이디어를 통해 기존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을 유치해 낼 수 있었습니다.' 보다는 '저의 아이디어를 통해 작년 동기 대비 방문객 수가 40% 증가했고, 가장 중요한 가족 방문객 수는 5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습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읽는 사람 입장에서 훨씬 신뢰가 간다는 소리다.


자기소개서에 많이 나오는 질문은 보통 '지원동기', '본인의 장단점' , '10년 후 나의 모습' 정도가 기본인 것 같다. 그 외에도 회사에 따라 좀 생각해봐야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을 내는데 인재상에 기반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인재상이 혁신, 창의, 책임감이라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혁신적인 개선을 했던 경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대안을 찾아냈던 경험', '책임감을 가지고 집요하게 노력해 일을 마무리했던 경험'과 같은 형태로 질문하는 거다.

지원동기의 경우 내가 진짜 가고 싶었던 곳이라면 작성하기 어렵지 않을 테고, 관심이 조금 있는데 어쩌다 보니 쓰게 된(?) 기업의 경우가 좀 애매하다. 이 경우 DART나 신문기사 등을 통해 해당 기업의 정보를 찾아보고 나의 경험이나 전공 등 나와 어떻게든 연관을 지을 수 있을 만한 요소를 찾아 연결시킨다. 장단점을 묻는 질문의 경우 단점은 내 단점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보다는 단점은 이러이러한 것인데 이런 방법을 통해서 조금씩 극복하고 있다 정도로, 단점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쓰다 보면 장점도 장점이고 단점도 장점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너무 자기 자랑처럼 보이지 않도록 겸손하게 잘 포장해야 한다) 그 외에도 분야에 따라 전문 지식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 등 자기소개서 질문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온다. 그러니 나의 이야기 소재를 보고 자소서 질문에 가장 적합한 것들로 뽑아 전체적인 틀을 구성해야 한다. 이야기 소재는 너무 겹치지 않게 최대한 내가 다양한 경험을 했음을 보여줄 수 있도록 고르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서 질문은 보통 글자 제한수가 있다. 짧게는 500자 정도부터 길게는 2000자 분량이다. 글자 제한에 맞춰서 써야 필터링을 피할 수 있고 성의가 있어 보인다. 2000자짜리 자기소개서에 1000자만 써놓고 제출한다면, 우리 회사에 그렇게 관심이 없군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우리 회사 인턴들을 뽑으면서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몇 번 받아본 적이 있는데, 분량이 너무 짧은 자소서는 일단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 읽어는 보지만 대단히 시선을 사로잡는 내용이 있지 않고서야 그다지 우리 회사에 대한 열의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글자 제한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회사가 지원자에 대해 그 길이만큼의 이야기가 듣고 싶은 것임을 기억하자.


회사 커뮤니케이션 중 중요한 것은 바로 두괄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용건,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고 상세한 것은 이어서 설명하는 방식이 효율이 좋다. 자소서도 마찬가지다. 질문 아래 내 이야기를 쓰기 전에 소제목을 달아주면 훨씬 친절해 보인다. 물론 그 소제목은 심사숙고해서 소재 전체를 포괄하는 결론을 압축해서 쓴다. 그러면 읽는 사람도 내용 파악이 쉽고 자소서가 훨씬 깔끔해 보인다.


자소서를 읽는 기업도 있고 대충 필터링 과정 중 하나로 삼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학점이나 어학점수, 자격증 등 수치로 정량화되는 스펙이 좀 애매한 경우에는 자소서에 조금 더 공을 들이면 통과될 확률이 더 높은 것 같다. 스펙으로 정리되는 내용들 이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어 이건 좀 의외다, 무슨 이야기인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게 성공한 자소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이야기들을 펼쳐놓고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의 내용이 아쉽지 않게, 그러면서도 압축적으로 잘 들어가야 한다. 자소서를 완성했다면 오타나 비문은 없는지 탈고하는 단계는 필수고, 주변 선배들한테 보여주고 피드백을 듣는 것도 좋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버전의 나를 판매한다고 생각하고 성의를 들여 자소서를 써보자. 그 과정은 머리가 아프고 괴로울 수 있지만 이 단계가 없으면 기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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