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상반기, 하반기 비슷한 시기에 여러 기업들이 공고를 내고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내가 목표로 하는 기업군, 분야(소비재, 유통, IT, 금융, 관광업 등)와 직무를 정했다면 타깃 기업의 신입사원 모집일정을 정리한 캘린더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기소개서 마감의 경우 마감 시간이 기업들마다 제각각이라(마감일의 자정인 곳도 있고, 마감일의 오후 5시인 경우도 있는 등 다양하다) 시간까지 꼼꼼히 기록해두어야 시간을 놓쳐 지원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마감 시간에 임박하면 지원자들이 몰려 지원 사이트가 느려지거나 서버가 터질 수 있므로 데드라인의 하루 전 정도에는 지원 완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안정적이다.
기업들의 모집 시기가 비슷해서 입사지원서 모집 일정이 몰려있는 시기에는 특히나 일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왕왕 일어나기 때문에, 다이어리나 기입할 수 있는 칸이 큰 캘린더 하나를 장만해서 기업마다 다른 색깔의 팬으로 일정을 기입해두자. 경험 상 지원하는 기업마다 색깔을 정해두고 계속 하나의 색깔로 지속적으로 기입하는 게 알아보기 쉽기 때문에 추천한다. 신입사원 모집 공고에 안내된 입사지원 기간과 발표일을 잘 체크해서 캘린더에 명시하면 발표일에 결과 확인을 놓칠 염려도 없다. 실제로 신입사원 채용 러시가 시작되고 정신없이 입사지원들을 하다 보면 어디 발표가 났는지 확인할 정신이 없는 경우도 생기고, 결과 발표를 문자나 이메일로 별도로 해주지 않는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합격이든 불합격이든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해 꼼꼼한 일정 체크는 필수다.
나는 취업 준비할 때 취업 스터디를 했었다. 취업 관련 카페에 스터디 멤버 모집 글이 올라왔었는데 우리 학교 아닌 사람들도 섞여 있었고 이공계 분도 한 분 있어서 지원했던 기억이 난다. 취업스터디도 목적에 따라 나뉠 수 있는데 자소서 다듬기 위주로 하는 곳이나 인적성 대비 목적, 면접준비 목적, 시사/경제 상식 스터디 목적 등 다양하다. 나는 취업 준비 과정 전체를 함께 할 수 있는 스터디를 원했기 때문에 그런 키워드의 스터디를 찾아 가입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학교 강의실을 빌려서 만났고 자소서 준비부터 인적성, 면접 준비까지 함께 했다. 개인적으로 같은 학교 같은 과 사람들로만 이뤄진 스터디보다는 다른 학교와 다른 전공 사람들이 있는 스터디를 하는 게 내가 생각지 못했던 나의 개선점들을 찾아주는데 더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다른 전공의 멤버에게 '이게 왜 필요한 거야? 이건 왜 중요한 거야?' 하는 피드백을 받아 스펙과 자소서를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명확하게 수정할 수 있었다.
취업 스터디를 하면서 중요한 것은 친목 위주의 그룹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비슷한 나이에 공감대가 많은 학생들이 모여있다 보면 으쌰 으쌰가 너무 과하게 되어 취업준비보다 밥 먹거나 수다 떨거나 놀러 다니는데 시간을 보내게 되는 실패 사례를 왕왕 봤다. 그러니 어느 정도 규칙이 타이트하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멤버들이 있는 스터디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자. (처음 만나보고 분위기가 이상하다 싶으면 주저 않고 돌아 나올 수 있는 강단이 필요하다. 잘 찾은 취업 스터디는 내가 취업할 때까지 몇 개월, 그리고 취업 이후에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의지할 수 있고 날카롭고 건설적인 지적과 비판을 해줄 수 있는 스터디 그룹을 만나는 것 또한 취업 준비에 있어서 큰 자산이다. 취업 스터디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니, 상호 조언을 해주는 내용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포용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내가 쓴 자기소개서는 내가 봤을 때 괜찮아 보여도 다른 사람이 읽어보면 부족한 소재나 비문, 오타를 찾아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부끄럽다 생각 말고 취업스터디 초반에는 서로의 자기소개서 초안들을 공유하면서 다듬어 가는 것이 좋겠다. 내 자기소개서를 읽고 내 실제 성격을 직접 겪은 취업스터디 멤버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보일 나의 강점을 찾아준 경험이 있다. 나 혼자였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전략이었다. 시간을 정해놓고 함께 인적성 문제집을 풀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문제집을 푸는 것이 긴장과 현장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채점도 같이 해보기 때문에 창피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나도 멤버들도 조금씩 진화해나가는 모습을 공유하며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비문 투성이 자소서를 썼던 이공계 멤버가 스터디를 거치며 기승전결이 완벽한 자소서를 쓰는 소설가로 거듭났다거나, 면접 초반에는 덜덜 떨던 내가 압박면접 연습을 통해 나중에는 어떤 엉뚱한 질문이 들어와도 방글방글 웃으며 잘 넘길 수 있게 되었다거나. 취준생도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스터디를 하지 않았더라면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취업 스터디를 하면 자기소개서와 인적성 시험을 치르며 쏟아지는 합격과 불합격 소식 속에서도 외롭지 않게 서로 멘탈을 보듬어 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특히 불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 내 취업 준비 상황을 잘 모르는 가족, 친구들보다도 나와 함께 해준 스터디 멤버들의 위로가 가장 큰 힘이 되었다. 내가 떨어지고 취업 스터디 멤버 중 누군가 붙었다면 그 친구의 자소서나 스펙은 뭐가 달랐을까 생각해보는 기회도 생긴다. 삼성그룹 인적성 시험 SSAT를 결과가 나온 날, 우리 스터디 그룹 멤버들은 처음으로 술 한잔을 같이 하면서 우울한 멘탈을 서로 챙겨주며 좌절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사실 그건 스터디 그룹의 이점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스터디 그룹의 이점일 테지만.
취업 시장의 문은 좁고, 그 지루한 과정은 언제 끝이 날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목표를 잃지 않도록 캘린더를 통한 철저한 일정 관리, 그리고 취업이라는 같은 목표 아래 서로 끌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스터디 그룹을 찾는 것이 당신의 취업 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출처: managingamerica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