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이든 경력사원이든 '면접'은 가장 떨리는 관문이다. 면접관을 대면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평소 잘 나오던 말도 긴장돼서 꼬이는 경우가 많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상하기 힘드니까. 특히 이 면접을 잘 봐야만 한다 하는 부담감이 겹치면 정말이지 면접만큼 마음이 무거운 단계가 없다.
사실 서류 단계, 인적성 단계를 통과했다면 어느 정도 회사가 원하는 지원자들로 한 번 필터링한 거라고 보면 된다. 자기소개서, 학벌, 자격증, 인턴, 어학점수 등 여러 가지 스펙들을 따지고 봤을 때 회사의 기준을 충족하고,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을 지원자들을 뽑은 거니 면접까지 가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을 해낸 거라고 생각해도 좋다. 자소서를 다 읽어보는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회사 인사팀마다 정책이 조금씩 다른 듯한데, 지원 분야의 실무부서 담당자를 차출해서 모두 읽게 하고 면접자를 고르는 회사에서부터 자소서는 별로 중요치 않고 정량적인 스펙으로 필터링해서 고른다는 회사까지 다양하다고 볼 수 있다.
면접의 유형도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자소서에 기반한 질문(예. 본인의 강점을 이야기해보세요)과 상황을 가정한 질문(예. 본인이 팀장인데 팀에 주변 동료와 어울리지 못하는 외골수 직원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나요?)을 물어보는 인성면접이 기본. 특정 주제를 지정해주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PT면접, 지원자들의 논리력과 경청하는 태도를 보는 토론 면접도 있다.
그래서 서류 통과하고 면접을 준비하는 경우 최대한 해당 회사의 최근 이슈, 시사와 경제 트렌드(최근에는 서점 가면 책으로 정리되어 나오는 것들이 많다)는 꼭 훑어보고 가길 바란다. 그리고 전공 관련 질문을 언급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전공 지식도 한번 더 점검하는 게 좋다. 내가 통신사 최종면접을 보러 갔을 때, 우리 면접 조에 독일어 전공인 친구가 있었는데 마침 면접관도 독어를 하는 사람이어서 그 친구에게 가장 좋아하는 독일 책을 물어본 경우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아 버벅대던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다 안타까웠던 경험이 있다. 그러니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다 대비해 보도록 하자.
면접용 1분 자기소개도 꼭 준비하는 게 좋다. 보통 처음 면접장에 입실하면 인사하고 착석하고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가 '간단히 자기소개 좀 해보세요.'인 경우가 많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게 1분 정도로 본인의 강점을 두괄식으로, 키워드 위주로 준비하는 게 좋다. 주장과 근거를 함께 넣되, 근거는 가급적인 정량적인 수치가 언급되도록. 1분 자기소개는 자다가 일어나서도 줄줄 읊을 수 있도록 충분히 숙지하고 가야 현장의 압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다.
면접관과 면접자 수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경우도 많다. 면접자:면접관이 1대 1인 경우, 1대多인 경우, 多대多 다인 경우 미묘하게 분위기가 다르다. 나 혼자 들어가는 면접인 경우 내 역량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면접관이 여럿이면 대답을 하면서 면접관들을 최대한 골고루 쳐다본다. 질문한 면접관만 뚫어져라 보며 대답하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면접자에 대한 평가는 한 조의 면접관들이 같이 하므로 골고루 시선을 분산해서 한 면접관에게 쏠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여러 명의 면접자가 들어가는 면접의 경우 전자의 요소에 더해서 경쟁자들이 말하는 의견을 경청하는 미소나 고개 끄덕임도 필요하다. 내가 말하는 것이 같은 조의 면접자를 소위 맥이는(?) 내용은 아닌지, 말투가 공격적이지는 않은지 신경 쓰자. 잠시 동안은 답답할 수 있어도, '나는 경쟁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협력적인 사람이다'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면접 말미에 지원자에게 혹시 질문 있으면 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질문을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회사에 대해 내가 정말 관심 있어 보이도록 질문할 내용들도 두어 가지 준비해 가자(내가 생각한 질문을 같은 조 다른 사람이 먼저 물어볼 수 있으므로 여러 개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봤던 신입사원 면접 중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어느 공공기관 면접이었다. 면접시간이 오후 2시였는데 시간 맞춰 면접대기실에 가보니 내 앞의 면접 조들도 아직 면접 전이라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서류 제출한 사람을 모두 불러 모은 것 마냥 내 앞에 기다리는 사람이 40명은 되어 보일 정도로 대기자가 많았는데, 나는 계속 기다리다 결국 오후 5시가 다되어서야 면접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7명이 한 조가 되어 들어가는 거였는데, 나는 질문다운 질문을 하나도 받지 못했고 심지어 어떤 면접관은 우리 조 어느 남자분에게 '얼굴이 왜 그렇게 까맣나. 혹시 간이 안 좋나?'라는 엉뚱하고 다소 인신공격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질문을 했다. 내가 아무리 구직이 목마르기로서니 이런 곳은 정말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 면접이었다.
아무리 회사가 면접자들 중 합격자를 선택할 수 있다지만, 면접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었으면 한다. 예상 면접 시간을 고려한 조 배분이라든지, 이력/자소서에 기반한 직무 관련 질문이라든지, 면접관에게 최소한의 면접 예의를 가르친다든지. 면접이라는 것은 지원자가 회사에 대한 인상을 결정하는데도 중요한 요소가 되니, 면접을 보러 갔다면 최대한 회사 분위기(사람 간 느껴지는 분위기 등)를 파악해 정말 내가 오래 일하기 좋은 회사일 지도 잘 판단해보자. 면접은 면접자와 면접관이 서로를 평가하는 것이니까.
*사진출처: insperi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