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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Feb 12. 2017

My favorite tea-

우리, 차 한잔 할까요?

나는 뭔가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항상 입이 심심하다 하며 뭔가를 물고 있어야 하는 스타일. 그러다 보니 가볍게 마실 것에 집중한다. 미각이 섬세한 사람도 아닌지라, 음료 선택에 있어 커피는 그저 달달한 거. 쓴 맛은 어린 시절 코 막고 먹던 가루약 생각이 나서 싫고. 비린 향 나는 음료도 싫고.


많은 직장인들처럼 커피만 탐닉하다, 몸에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차를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니 어느새 좋아하는 차가 몇 가지 생기고, 차를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 까탈스러운 입맛이 아니지만 나름 명확한 기준은 있다. 너무 진하거나 쓴 차, 비린 향이 나는 일부 녹차는 노노. 홍차 중에서는 얼그레이, 허브차 중에서는 라벤더와 페퍼민트를 선호하는 편. 특히 라벤더를 참 좋아해서, 현재 쓰고 있는 핸드크림, 바디크림 다 라벤더향이다.


여기, 내가 사무실에서 달고 다니는, 좋아하는 차들을 몇가지 추천한다.


에빠니(Epanie)의 유기농 라벤다 허브차

라벤더 차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우연히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지하 1층의 차 셀렉션 코너 쪽을 지나다, 유리병에 담긴 라벤더 잎차를 발견했다.

나의 최애, 라벤더 차

백화점 가격으로 30g에 만원도 안 하니 가격은 착한 편이라 봐야 하나. 다만 이 제품은 티백형이 아니고 잎차라서, 한 잔 분량씩 덜어서 우려낼 인퓨저가 필요하다.

잎차를 이렇게 다시백에 넣어 우려내면 편하다

맛있는 차를 마시는 건 좋지만, 하루에도 차를 두어 종류 마시는 나로서는, 인퓨저를 몇 개씩 청결하게 관리하는 게 귀찮아서 다시백을 쓰고 있다. 마트나 다이소 같은 곳에 가면 멸치육수 등을 우려내는 용도로 쓰는 다시백을 팔고 있는데, 이걸 사두면 꽤 편하게 잎차를 즐길 수 있다!


에빠니의 라벤더 차는 무난한 향에 무난한 맛이다. 너무 진하지 않아 라벤더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마시면 좋을 정도. 라벤더 차는 냉침보다는 뜨끈한 버전이 좋아서 대부분 뜨끈하게 마셨다.

나는 라벤더 차를 참 좋아해서 거의 매일 아침 이 차를 마시는데, 주변인에게 추천해주니 핸드크림? 샤워젤? 향이 나는 것 같다며 별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시무룩...). 이는 단순 이 제품에 대한 호불호라기보다는 라벤더 자체에 대한 호불호인 듯하다.


참고로, 이 브랜드의 자스민차는 나에게 별로였다. 생각보다 너무 심하게 꽃냄새(?)와 꽃 맛(?)이 나서....



하니앤손스(Harney&sons)의 프렌치 슈퍼블루 라벤더(French Super Blue Lavender)


어찌 보면 이 글을 써봐야겠다 생각을 하게 한 라벤더 차. 뉴욕 여행 갔을 때 소호의 하니앤손스에 우연히 방문했는데, 갖추어진 차 종류도 많고 테이스팅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으며, 애프터눈티 코스도 호사스럽게 즐길 수 있었다. 민트와 라벤더 중 뭘 마셔볼까 고민하다 라벤더로 정했고, 기왕이면 무엇과도 섞이지 않은 순수 라벤더 차를 마시고 싶다고 해서 추천받은 제품이었다.

하니앤손스의 다양한 차 종류, 이건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

프렌치 슈퍼블루 라벤더는 선명한 수색에서도 볼 수 있듯, 아주 신선하고 진한 라벤더 차다. 에빠니의 라벤더가 약간 건조되어 향과 맛이 옅어진 제품이라면, 이 슈퍼블루 라벤더는 생생한 라벤더의 보랏빛이 그려지는 맛이랄까. 그래서인지 좀 더 매니악한 인상이었다.

라벤더 수색과 페어링해 이쁜 연보라색 티팟을 내어준 하니앤손스의 센스!

이 제품은 잎차가 틴케이스에 들어있는 유형인데, 케이스 열자마자 어떤 보호망도 없이 그냥 잎차가 폴폴 날리는 채로 나를 맞이한다! 신선하게 담아서 유통기한도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그런 느낌. 그래서 한번 연 이후 줄기차게 맨날 마셨다. 그만큼 중독성 있는 차이기도 하다.

이런 틴케이스에 신선한 차들이 들어있다, 다 탐난다

덧)하니앤손스의 오가닉 페퍼민트(Organic peppermint)도 아주 훌륭하다. 민트 그 자체에 충실한 맛과 향이 꽤 진했다. 한 통 사다가 다 마신 후에도 틴케이스를 버리지 못하고 가끔 열어서 킁킁대곤 한다.



타바론(TAVARON)의 쿨민트(Cool mint)

카페인 프리라니,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허브차의 양대산맥은 위에 언급한 라벤더, 그리고 페퍼민트다. 시원하게 오후의 나른함 따위 샥 날려주는 민트차.


건조한 사무실에서 심신이 지칠 때, 커피를 마시면 자자 어서 각성하자! 하는 느낌이라면 민트차는 그것보다는 한결 부드럽게 서서히 나를 깨워주는 느낌. 민트차는 상큼한 버베나와 함께 조합해서 나온 상품이 많은데, 나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중에서도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주 순수한! 퓨어한! 100% 민트차를 선호한다. 여러 민트차를 마셔봤지만 그런 면에서 타바론이 제일이었다.

정성스러운 낱개포장

타바론 민트 티는 포슬린 티백에 담겨있다.(일반 티백보다 고급진 포슬린 티백... 핡...) 간편하게 마시고 싶을 때 하나씩 꺼내서 뜨거운 물에 슥-넣으면 끝! 이 타바론 민트 티는 뜨겁게 마셔도, 차갑게 마셔도 꽤 괜찮다.


보통 나는 오후에 첨엔 뜨겁게 우려내서 마시고, 티백을 버리지 않고 두었다가 두 번째 잔은 얼음을 가득 채워 차갑게 마신다. 차게 먹는 타바론 민트 티는 완전 에너지 부스터다.


무인양품(無印良品)의 얼그레이(Earl grey)


무인양품에서도 꽤 여러 가지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의 무인양품에 방문해서 이것저것 골라 담다 얻어걸린 얼그레이. 나는 홍차 중에서 베르가못 오일이 들어가서 비교적 가볍고 상큼한 향기가 나는 얼그레이를 가장 좋아하는데, 무인양품에 얼그레이 차도 파길래 얼른 집어왔더랬다. 별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8개 들어있었는데 이제 다마셔서 없다..... 더 사올걸

얼그레이는 이상하게도 비싼 브랜드들 제품보다, 이 무인양품의 얼그레이와 트와이닝스의 얼그레이가 가장 내 입에 맞는 것 같다. 가볍고, 향도 좋고.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벌컥벌컥 마시기에 부담 없기도 하고. 딱 요정도 얼그레이가 사무실에서는 제격인 듯 싶다. 우유를 타서 밀크티로 만들어 먹기에도 꽤 괜찮다.


덧) 홍차 종류 중에서는 마리아쥬 프레르(MARIAGE FRERES)의 웨딩 임페리얼(Wedding imperial)도 좋아한다. 맛을 색으로 묘사하자면 얼그레이나 차이로 밀크티를 만들면 아이보리 색깔 느낌의 밀크티가 탄생하는데, 웨딩 임페리얼에 우유를 넣으면 연보라색의 밀크티가 만들어지는 느낌. 이미 마리아쥬 프레르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제품인데, 달콤한 향기와 부드러운 맛의 조화가 압권! 왜 이름에 '웨딩'이 붙는지 이해가 잘된다.



알트하우스(ALTHAUS)의 루이보스 스트로베리 크림(Rooibush strawberry cream)

나는 허브티를 전반적으로 다 좋아하지만, 루이보스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카페인이 없고 몸에 좋아서, 임산부들도 안심하고 마실수 있는 차가 루이보스라던데. 나는 유독 루이보스 냄새를 맡으면 가루약이 떠올라서 마시기 어려웠다. 근데 이 루이보스 스트로베리 크림은 향이 첨가된 차가 그런지, 기존의 루이보스와 확연히 달랐다.


이름값을 하는 듯, 이 차는 우려내면 부드러운 딸기향이 퍼진다. 상큼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딸기우유의 딸기 느낌. 한 모금 넘기면 어디서 많이 마셔본 향과 맛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뭘까, 한참 생각해보니 스타벅스에서 파는 '딸기 크림 프라푸치노' 딱 그 맛이다! 허브차 중에 비교적 덜 허브스럽고 과일 맛이 나는 차를 찾는다면, 이 제품을 추천! 루이보스 싫어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는 그런 차다!


아마드티(AHMAD TEA)의 레몬라임트위스트(Lemon&Lime Twist)

티백 이름표부터 '나 상큼이요'라고 적혀있는 듯

이 차를 마실 때면 항상 신기하다. 차일뿐인데 어쩜 이리 텁텁하지 않고 상큼할 수 있는지. 이 차는 사무실에서 오후 4시에 마시면 딱 좋다!


시큼한 류의 차라서 매일 손이 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리프레쉬하기엔 이만한 차가 없다. 앞의 루이보스 스트로베리 크림이 과일향이 나지만 그래도 부드러운 딸기우유의 느낌이라면, 이 레몬라임 트위스트는 레모네이드 느낌.


시럽과 설탕이 잔뜩 들어간 과일 음료보다 건강하고 가벼운 차라, 냉침해서 얼음 잔뜩 넣고 벌컥벌컥 마시기에 딱 좋다. 흰 설탕을 조금 넣고 마셔도 좋고. 나는 유자차가 마시고 싶을 때 대용으로 마시기도 한다. 가끔 꼭 생각나기 때문에 항상 쟁여놓는 차 중 하나.


덧) 차를 마실 때는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쓰는데, 뜨거운 차를 마실 때는 뜨거운 물을 컵에 받아서 살짝 데운 뒤 버리고, 새로 뜨거운 물을 받아서 티백을 우린다. 왠지 이러면 뜨끈함이 더 오래가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이제 일상에 활력을 주는 친구로, 커피보다 차를 마셔보는 게 어떠실지. 회사 업무와 압박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는 확실히 줄어든다고 장담한다. 다양한 종류 중에서 고르는 즐거움도 주면서, 더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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