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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Sep 12. 2021

[드라마리뷰] 그녀의 이름은 난노

*약한 스포 있습니다.


오랜만에 넷플 드라마 리뷰. 꽤 유명한 드라마고 평도 좋아서 시작했는데, 청불 등급이고 소재가 소재인지라 거의 ‘킹덤’ 볼 때처럼 위기의 순간(?)에는 눈 가리며 봤다. 시즌 1은 13화, 시즌 2는 8화로 각 화마다 40분~50분 정도.

항상 뭔가 꿍꿍이가 있는 난노

대놓고 선정적이고 잔인하고 어두운 분위기지만(특히 시즌 2로 갈수록), 난노 배우가 너무 매력적이고 음악과 화면을 정말 잘 쓴 드라마라서 어찌어찌 시즌 2까지 감상 완료. 피 튀기는 잔인한 장면에 우아한 클래식을 깔아서 위화감을 준다든지, 시점에 따라 화면 비율이나 색감을(컬러에서 흑백으로) 바꾼다든지 하는 연출이 좋았다. 시즌 1이 꽤 잘 됐었나 보다, 넷플이 시즌 2까지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은데.

정말 매력적인 얼굴
찐 광기

매 회 독립적인 에피소드인데(시즌 1의 6화, 7화만 이어지는 내용) 구성은 비교적 단순하다. 나쁜 사람들 중에 난노가 타깃을 찍어 응징한다. 극 중 난노는 학생으로, 나쁜 사람을 처단하면서 학교 하나를 박살 내고 다음 학교로 전학 가서 그 학교도 박살 내고 또 전학을 다니는.. 그런 루틴이랄까.

시즌 1 2화에서 난노가 태국 전통춤을 추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때문에 난노의 정체는 악인을 벌하는 불교 신이 아니냐는 썰도 있었다

소재도 교사의 학대, 성폭행, 집단 괴롭힘, 살인, 비뚤어진 미에 대한 욕망, 질투 등 인간의 악한 본성을 건드리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높은 수위의 표현도 서슴지 않아서 피가 철철 나오는 회차라든지, 성폭행 장면, 칼에 찔리고 장기가 보이는 장면 등 나 같은 멘탈이 보면 충격이 심한 장면도 많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낮에 봤다, 눈도 가리고ㅠㅠ)

난노가 피 칠갑을 하고 나오는 장면이 많다
어이쿠 깜짝이야
나쁜 사람 벌주는 건 통쾌하긴 한데 그 방식이 좀 무섭달까

빈부격차, SNS 중독, 독재 등 사회 문제를 건드리는 부분도 많다. 그 속에서 난노는 에피소드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쁜 사람을 타깃으로 삼아 살짝 밀어서 악의 구렁텅이 속에 빠지도록 만드는 존재랄까. 본인이 꾸민 함정에 빠져 좌절하는 인간 앞에서, 자지러지게 웃어재끼는 난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쁜 사람 응징치고는 선을 세게 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난노예요

예쁜 얼굴로 남자들의 욕망, 여자들의 질투의 대상이 되는 난노. 일본의 이토 준지 시리즈 ‘토미에 비견되는 부분도 있다. 제정신이 아닌, 광기 어린 표정이 보일 때는 약간 ‘할리퀸같기도 하다. 난노는 막강한 재력에 초인적인 회복력이 있으며(칼에 베이거나 땅에 생매장당해도 살아나며 때로는 여러 명이 되는 분신술도 쓴다(?!)), 머리도 아주 좋아 모든 계략에 막힘이 없다. 그래서 초반에는 난노의 정체가 악인을 벌하는 신인가 다가, 회차를 거듭해 여러 단서로 봤을  악마인가 싶었는데, 사실 사탄의 딸이라고 한다. (난노 배우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배우가 직접 밝힘) 어쩐지 신이라기에는 너무

시즌 2의 첫 화,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에피소드
이 에피소드는 전체가 흑백 화면이었다, 난노의 색깔만 빼고
사람 속을 긁어놓고 이렇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표정을 짓는다

난노 원톱의 드라마지만 시즌 2 중간부터는 ‘유리’라는 존재도 등장하는데, 얘도 보통 사이코패스가 아니다. 본래는 인간이지만 어떤 계기로 난노의 피를 마시고 난노와 같은 존재가 된다. 시즌 2 마지막 부분에서 시즌 3가 나오는 것을 암시했는데, 난노의 캐릭터가 조금씩 변화해가는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인간적인 모습의 난노보다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사이코패스 난노가 더 좋단 말이지. 시즌 3도 나오면 볼 예정.

유리와 난노의 만남
시즌 2 마지막화의 준꼬와 유리.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
아군도 적도 아닌 듯한 묘한 관계의 난노와 유리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1)시즌 1 1화 ‘추악한 진실’ : 평판 좋은 고등학교로 전학 간 난노가 그 학교 교사들의 추악한 면을 파헤치고 응징하는 이야기.


2)시즌 1 4화 ‘디노의 비밀’ : 돈이면 뭐든 된다고 생각하는 철없는 아이들, 아니 모두에 대한 이야기. 결말이 너무 씁쓸했다.


3)시즌 1 9화 ‘함정’ : 연쇄살인범이 탈옥해서 학교에 침입해 교실에 갇히게 된 교사와 아이들.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


4)시즌 2 1화 ‘임신’ :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지만 많은 여학생들을 임신시키고 낙태를 종용했던 한 남학생에게, 난노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갚아주는 이야기.


5)시즌 2 6화 ‘해방’ : 학생들을 엄격한 교칙으로 억압하고, 반발하는 학생들은 참회실에 가두는 비정상적인 학교. 전학생 난노가 반란을 주도한다. 억압을 나타내는 흑백 화면 속에서 난노만 선명한 색깔로 나타나는 연출이 인상 깊었다.

난노가 이렇게 쳐다보면 도망가십시오
시즌 2 썸네일이 더 다크한 느낌, 내용도 그렇고

난노 역의 배우는 치차 아마따야꾼. 애칭은 키티라고 한다. 1993년 8월 5일 생, 태국 방콕 출신으로 키는 170cm라고. 어쩐지 좀 커 보이더라.. 10대 때 태국 걸그룹 활동을 했고 학업을 사유로 탈퇴했다고 한다. 모델과 배우 활동을 하는 듯한데 본인도 난노 캐릭터가 마음에 드는지 인스타그램 프사도 난노다. 정말 매력적인 배우.

아래는 치차의 인스타그램. 난노 역할에 완전히 몰입해 있는 듯. 역대급 캐릭터니 그럴만도 하다.

https://instagram.com/kittychicha?utm_medium=copy_link


(짤들 출처는 모두 구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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