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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May 13. 2018

180506 엘 클라시코 직관기

꾸레의 버킷리스트 이루기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엘 클라시코를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여행이었다. 메시와 호날두의 기량이 건재할 때 라리가에서, 그중 베스트 매치인 엘클에서 맞붙는 둘의 모습을 보고 싶었고. 바르사의 전설적인 존재, 이니에스타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했기에. 메시에 대한 사랑과 존경으로 시작했던 바르셀로나 축구 여행, 그중에서도 엘클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다.


이 짤을 보고 얼마나 코 끝이 찡했는지


티켓 구하기

 가장 중요하고도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이 엘클 티켓을 어떻게 구하느냐 하는 것이다. 바르셀로나 소시오가 아닌 이상, 비아고고나 스텁헙처럼 약간의 우회적인 방법을 써서 남의 티켓을 양도받아 경기를 관람하는 방법은 이미 유명한 터. 다만 티겟 가격이 정가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많고, 티켓을 전달받기까지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왕왕 있기에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나도 처음에는 이런 사이트를 통해서라도 미리 구해야 하지 않나 싶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대츠 노노.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에서 바르사의 흔적이 보인다

 한두 자리,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두세 자리 연석 정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충분히 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엘 클라시코와 비야레알전 모두 바르사 공식 홈페이지 통해 예매했다, 엘클은 1층 lateral 쪽으로, 비야레알전은 1층 tribuna 쪽으로. 둘 다 좌석이 앞쪽이라 선수들이 가까이 오면 맨눈으로 생생하게 표정까지도 느낄 수 있는 좌석들이었다. 가격은 엘클의 경우 340유로, 비야레알전은 180유로 정도였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경기가 다가오면 수시로 홈페이지 및 어플을 들락거리는 노력이 수반된다. 특히 엘클의 경우, 워낙 인기 있는 매치이기에 경기 시작 4일 정도 전까지는 최소 1300유로에 맞먹는 vip experience 및 vip 티켓만 열어놓는다. 바르셀로나로 떠날 시간이 다가오면서 점점 초조해져 큰 맘먹고 이거라도 살까 싶지만, 조금 더 기다리면 엘클 열리기 3일 전 정도에 일반 티켓 예매도 열린다는 사실, 심지어 층별로 골고루. 이 쯤되면 웃돈 얹어서 비아 고고에서 샀거나, vip 티켓을 질러버렸다면 얼마나 억울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플은 자리 지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경기가 다가오면 pc로 수시로 체크하기를 추천한다. 나는 5월 4일 새벽 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 출발하기 6시간 전에 엘클 일반 티켓 예매가 열린 것을 확인하고 후다닥 결제를 완료, 무사히 티켓을 내려받을 수 있었다.

비야레알전 모바일 티켓, 아래 QR 코드를 스캔해 들어간다

 비야레알전의 경우 엘클보다 훨씬 수월했다. 5월 9일 경기였는데, 티켓은 4월에 진작 열려서 여유 있게 원하는 자리로 예약했었다. 결제가 완료되면 해당 표를 pdf로 내려받아 출력해가거나, 모바일에 담아 가면 된다. 표가 경기 일자보다 넉넉하게 미리 풀리는 경우, 티켓 예매 시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추후 확정’이라는 메시지가 함께 뜨는데, 말 그대로 정확한 경기 일정은 나중에 공지될 예정이므로, 그 부분을 고려해서 몇 시간-하루정도 버퍼를 두고 여행 일정을 짜야 낭패 보는 일이 없다. (엘클은 5월 6일 일요일 밤 8시 45분 경기였고, 비야레알은 5월 9일 수요일 밤 8시 경기였다.) 나는 유랑에서 엘클 보려는 사람들이 모인 오픈 채팅방을 알게 되어서, 거기서 경기 티켓 관련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누가 봐도 꾸레


경기 관람 준비하기

구엘공원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표를 예매하고 제대로 즐길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하기엔 뭔가 아쉽다. 장소는 저 머나먼 바르셀로나. 날이면 날마다 찾아오는 게 아닌 엘클인지라, 나는 미리 태극기와 메시 응원 현수막을 제작했다. 2014년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 장만했었던 메시 유니폼도 필수, 5월의 바르셀로나는 저녁에 다소 쌀쌀하므로 바르사 져지도 당연히 가져간다. 혹시 모르니 티켓도 2장씩 출력!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경기 시작하기 직전과 경기 종료 후 부르는 cant del barca 정도는 외워가자(tot el camp 짝짝짝!  es un clam 짝짝짝!). 현지에서 팬들과 어울려 응원가 부를 때의 감동은 정말 말로 표현이 안된다.

순수한 열정이 만들어낸 현수막
엘클 선발 명단, 기라성 같은 선수들 전원 출전

 경기장 입장하기 전에 가방검사를 간단히 하는데 운이 안 좋은 경우 우산이나 셀카봉은 뺏길 수도 있기에 참고하자. DSLR 카메라는 너무 대포 카메라만 아니면 반입 ok. 페트병 음료의 경우 가져가면 새 음료임에도 그 자리에서 뚜껑을 열어버리고 돌려주는 경우가 있으니, 그냥 물도 가서 사 마시는 게 편하다. (경기장 안에서 맥주나, 샌드위치, 음료 정도는 살 수 있다. 그 매점에서 물을 사도 점원이 뚜껑을 열어서 준다. 내 플라스틱 뚜껑... 설마 경기장 안으로 던질까 봐 안 주는 건가)


 가방은 미리 작은 크로스백으로 준비해서 경기 중에 계속 매고 있을 수 있도록 해야 불편함이 없다. 경기를 보다 보면 당연히(?) 얌전히 좌석에 앉아있을 수 없어서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게 되는데 큰 가방을 들고 가면 안고 있기도, 바닥에 두기도 매우 애매하다. 나의 경우, 티슈, 파우더, 새니타이저, 컬러 립밤, 지갑만 챙겨서 경기 내내 크로스백을 매고 있었다. 붐비는 경기장 안에서 소매치기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가방은 무조건 매고 있는 것을 추천! 경기 당일 경기장 앞은 암표상들과 소매치기들로 들끓으니 각별히 소지품에 신경 쓰고, 암표상들이 말 걸면 가볍게 무시하면 된다.

이 인형 살까 말까 했는데 결국 안 샀다.. 살걸....


캄프 누로 출발

 바르셀로나 공항에 내려서 나오면 바로 바르사 오피셜 스토어를 볼 수 있다. 여기서 벌써 심장이 두근두근. 바르셀로나 도심에 들어서면 바르사 유니폼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을 보이는데 나도 모르게 미소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낯선 바르셀로나 땅이지만, 마음 한구석에 묘한 동질감이 강하게 드는 것이 이 스포츠팀이 만들어 내는 마법 같은 일이다. 이번 시즌도 거의 막바지지만 유니폼을 새로 사고 싶어서 간 오피셜 스토어에서 내가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는 메시보다 이니에스타 이름을 새긴 것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바르사를 떠날 그를 위한 내 나름의 존경의 표시였다. 편한 신발, 청바지, 이니에스타 유니폼 위에 바르샤 저지를 걸치고 작은 가방 하나 매고 나니 준비 완료! 이 보다 발걸음이 가벼웠던 날이 없다.

엘클 때 입을 유니폼은 이니에스타로 마킹했다

 캄프 누를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숙소 바로 옆에 universitat 역이 있었기에 메트로를 타고 collblanc 역으로 가는 방법을 택했다. 역에서 내려 5분 정도만 걸으면 바로 그 감동적인 캄프 누가 나를 맞이해 준다. 역에 내려서 캄프 누로 향하는 동안 나와 함께 걷는 수많은 꾸레(바르사 팬들을 지칭하는 말) 들을 보며 마음속에 뭔가 뜨거운 시동이 켜지는 게 느껴졌다. 걸으면서 공기 중에서 묘하게 느껴지는 땀냄새, 마리화나 냄새, 약간의 광기가 사람 정말 같이 미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역에 내리면 경기장은 금방이다

 보통 경기 시작 1시간 반 정도 전에 게이트 오픈을 하는데, 무조건 경기 시작 두 시간 정도는 먼저 캄프 누에 도착해 있기를 추천한다. 캄프 누는 10만 명에 육박하는 팬들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장 규모가 크고, 큰 경기일수록 사전 부대행사가 많다. 페이스 페인팅이라든지, 무대 설치해놓고 사진을 찍어준다든지 하는 등. 캄프 누의 오피셜 스토어는 그 규모도 어마어마하니 그 구경을 하면서 경기장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한 시간을 훌쩍 넘긴다. 내 자리의  access와 boca를 찾아가는데도 처음에는 꽤 걸리니, 경기일 캄프 누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미리 출발할 것!

와.... 사랑해요 바르사! 깜페오네스!
히히 국왕컵 우승했지요


경기 관람하기 (feat. 열정/광기/팬심)

엘클 자리마다 이렇게 깃발과 카드섹션이 놓여있었다

 엘클 경기는 바르사 깃발과 카드섹션에 쓸 종이가 자리마다 놓여있었다. 내 자리도 마찬가지. 세상에서 가장 신성한 깃발을 만지는 듯, 깃발을 펼쳐 드는 순간 또 한 번 온몸에 소름이 쫙 퍼졌다. 내가 정말 캄프 누에 와 있구나, 내가 정말 꾸레들과 함께 여기서 경기를 보는구나, 곧 사랑해 마지않는 메시를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드레날린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 미리 가 있으면 또 좋은 점이 선수들의 웜업을 볼 수 있다는 건데, 내 자리가 lateral 쪽이었던 데다 상대팀 선수들이 잘 보이는 자리여서 레알 선수들 몸 푸는 것만 쓸데없이(?) 너무 가까이서 봤다.

몸 푸는 레알 선수들

 모두가 잘 알겠지만 바르사와 레알은 상극 중의 상극인지라. 경기 시작 전부터 레알 선수들 몸 푸는 걸 보고 호날두가 움직일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졌다. 와, 역시 월클 선수들은 달라, 어쩜 몸이 저렇게 가벼울까 하며 베일과 라모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특히 베일은 야생마인 줄. 오히려 호날두보다 베일의 존재감이 너무 커 보였다. 나는 아직 심한 꾸레 물(?)이 들기 전이었던지라, 아니 뭐 저렇게까지 상대 선수한테 야유할 필요는 없잖아 하고 너무나 순진하게 있었다. 그랬던 내 모습 전반 45분 만에 달라졌지만.

아니, 너네 말고, 메시.......

  마침 레알은 챔스 결승을 바라보며 3연패의 위엄을 달성하려고 하고 있었고, 바르사는 일찌감치 국왕컵과 라리가 우승을 확정 지어 놓은 상황이라 양 팀 선수들의 신경전은 극에 달해 있었다. 심지어 바르사는 올 시즌 무패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던 상황. 레알로서는 그 꼴(?)이 너무 보기 싫었을 테고, 바르사 입장에서는 파시요를 해주지 않는 레알이 너무 미운 그런 상황. (본래 조기 우승이 확정되면 예우해주는 차원에서 우승팀에게 상대팀 선수들이 도열해서 손뼉 쳐주는 전통인 파시요를 이 날 레알은 해주지 않았다. 레알이 파시요를 했다면 오히려 대인배 같고 멋졌을 것 같지만, 어쩌랴 나는 신성한 전쟁인 엘 클라시코에 와있었는 걸)

꾸레 인증샷

 경기 시작 직전, 출전 선수들의 모습이 하나하나 전광판에 지나가고 메시 사진이 나왔을 때 괴성을 지르는 내 모습을 보고 내 옆과 앞에 서계셨던 나이 지긋한 소시오 어르신들은 나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며 웨얼 알 유프 롬?을 시전 하셨다. 자랑스럽게 꼬레아, 수드 꼬레아! 라 대답하니 이 어르신들 아시아에서 여자애 혼자 캄프 누에 왔다며 엄청 대견해하시면서 마지 본인들 자식 자랑하듯, 바르사에 대한 자랑을 멈추지 않으셨다. 그걸 듣던 내가 더 흥분해서 그럼요 하며 쌍 따봉을 치켜세우며 격하게 동의. 강한 동질감을 느끼신 이 어르신들, 경기 중간중간 상대방에 욕하고 항의하는 제스처를 알려주셨다(매우 유용했음). 곧이어 연주되는 바르사 응원가, 따라 부르고 있자니 내 생에 이렇게 혈액순환이 잘 됐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심장이 너무 뛴다. 바르사 바르사 바~르사!로 응원가를 마무리하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렸다.

안녕 나의 사랑하는 메시!!

 영상으로만 보던 내 영웅들이 모두 여기에 있었다. 메시, 이니에스타, 피케, 수아레즈, 라키티치, 세르히, 테어슈테겐 등등.. 현장에서, 그것도 가까이서 바라보니 과연 그 섬세한 발재간들은 티비에서는 잡아내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메시는 보통 하프라인 쪽에 서성이다 기회를 포착하면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렸고, 어떻게 저게 되나 싶을 정도로 방향 전환이 자유자재였다. 저렇게 뛰면서 공을 어쩜 안 놓치니 하며 감동해서 눈물이 나오려는 찰나, 경기 초반부터 수아레즈의 골이 터지고 캄프 누도 터질 뻔... 수아레즈 골 얼마 뒤 호날두 골 터져서 캄프 누 또 터질 뻔... 슈퍼스타들은 왜 본인들이 슈퍼스타인지 여실히 증명해내고 있었다.

우리 메시 폭풍 같은 방향 전환! 샤샥!

 이니에스타의 힐패스와 전반 38분경 보여줬던 말로 묘사조차 안 되는 현란한 드리블은 정말.... 팬들도 집중해서 경기를 보며 멋진 찬스, 멋진 드리블, 멋진 수비가 나올 때마다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낸다. 그와 동시에 심판의 애매한 판정과 레알 선수들의 활약에는 듣는 사람 기가 죽을 정도로의 야유와 현란한 손동작 욕을 보여준다. 특히 골대 뒤 위치한 바르사 서포터석은 경기 내내 앉아있을 새 없이 격한 응원을 주도하는데, 뭐랄까 영화 300 속 전사들 같았다. 사실, 그들은 경기 자체보다는 격렬한 응원의 미학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승리를 기원하는 주술을 부리는 듯했다.    

환상적인 드리블 도도도

 모든 엘클이 다 치열하지만, 특히 오늘 경기의 경우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하고 선수들 간 크고 작은 마찰이 수도 없이 발생했었다. (현장에서 보니 우리 메시, 상대 선수들에게 정말 많이 뜯기더라ㅜ 레알 선수들 피지컬이 워낙에 상향 평준이기도 하지만) 카드 콜렉터 라모스는 그렇다 치지만, 세르히가 바란 얼굴을 때려서 퇴장까지 나온 상황에서 화를 참지 못한 피케가 심판을 비꼰다고 심판 코앞에서 박수를 짝짝 치는데, 와, 피케까지 퇴장당할까 봐 얼마나 놀랐는지.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그 와중에 호날두가 피케랑 얽히면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그 외에도 베일이 움티티 밟고 수아레즈가 바란 밀고, 온갖 몸싸움이 나오면서 과연 이것이 엘클이구나 하고 순진한 꾸레는 다시 한번 레벨업. 심판들도 엘클이라는 경기가 엄청 부담이었을 것은 알지만, 서운한 판정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바르사와 레알팬들 모두 불만이 쌓여갔다. 그러면서 아까 소시오 아저씨가 알려준 손동작 항의가 매우 유용하게 자주 등장. 결과적으로는 2대 2 동점, 수아레즈, 호날두, 메시, 베일이 사이좋게 골을 넣으면서 바르사는 무패 우승 신화를 지켜갈 수 있었다. 세르히 퇴장에도 열심히 싸워 2대 2 지켜낸 바르사 아주 칭찬한다.

우리 수지 넘어졌는데 누가 관심 좀....ㅜ 

 무패 우승 신화 목표의 최대 고비였던 엘클이 무사히 종료되고, 다시 한번 바르사 응원가가 퍼지면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구단에서도 준비를 많이 했는지 블라우그라나와 카탈루냐 국기 색깔을 딴 빨강, 파랑, 노랑의 종이 가루가 휘날리고 축포가 터졌다. 선수들은 경기장 4면을 돌아다니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춤을 추며 자축했다. 이 와중에 왜 손을 휘적휘적하는 멋없는 춤을 춘 것인지 미스터리... 하지만 너무 좋았다, 메시가 너무 귀여웠다. 

사랑해요 바르사 ㅠㅠ
고마웠어요, 이니에스타
옆자리 소시오 아저씨가 주워준 블라우그라나 종이, 귀엽다 ㅋㅋ
꿈꾸는 것 같았던 경기

 그 속의 메시와 이니에스타 보면서 또 한 번 코끝이 찡했다. 내가 여기서 경기를 봤구나, 하며 마치 꿈속에 있는 듯. 수많은 팬들과 함께 다시 메트로로 걸어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승리감에 고취되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 클라시코 직관이라는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뤘지만 더 큰 야망이 생긴 것 같은, 그런 역사적이고 환상적인 밤이었다.

밤의 캄프 누, 선수들 반짝반짝
경기 끝나고 나는 이방인이 아닌 꾸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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