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들 Dec 08. 2019

칭다오(청도) 여행 핵심 스팟

 짧은 여행으로 칭다오를 간다면 칭다오를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누어 여행할 계획을 짜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칭다오 시내에서 느긋하게 3박 4일을 보냈지만, 일정이 더 여유 있다면 교외지역인 지모의 온천이나 라오산 트래킹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참고로 라오산은 광천수가 유명한데 칭다오 여행 중 자주 보이는 생수 브랜드명이기도 하다. 칭다오 맥주도 라오산 광천수로 만든다고 한다.

화려한 구시가의 밤

 우리 가족의 숙소인 파글로리 레지던스를 비롯해 5.4 광장에서 올림픽 요트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나 마리나 시티, 타이동 야시장은 신 시가지에 속한다. 신 시가지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높이 솟은 건물들과 칭다오 맥주 본사, 완샹청 같은 복합 쇼핑몰이 시선을 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요트 경기를 칭다오의 요트 경기장에서 치르면서 그 시점에 칭다오의 관광객들이 늘고 신 시가지쪽도 크게 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 투자가 줄었는지 마리나 시티나 까르푸, 천막성 내 폐점한 매장들을 보며 이 구역이 다소 쇠락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 근처 까르푸에서 다양한 칭다오 맥주들을 살 수 있었다

 반면 유명 관광지인 팔대관 풍경구와 잔교, 천주교당, 피차이위엔 먹거리 골목, 칭다오 맥주박물관 등은 구 시가지에 있으며, 구 시가지에서는 현지인 생활의 느낌이 좀 더 강하게 느껴졌다. 우리 가족은 가까운 관광지들을 묶어 택시를 타고 이동했고, 4인 가족인 데다 택시비가 저렴해 만족스러웠다. 웬만한 관광지 사이 이동 금액이 15위안을 넘지 않았는데, 택시를 탈 때는 잔돈을 치르기 위해 1위안짜리 잔돈을 미리 넉넉히 챙겨두기를 추천한다. 간혹 일부 택시 기사들이 거스름돈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유명한 곳들이지만 우리 가족이 다녀와보고 짧은 일정이라면 우선적으로 꼭 한번 가보면 좋을 것 같은 곳들을 추려보았다.


1. 5.4 광장에서 이어지는 해변 산책로

 여행 첫날 비가 내렸다 개었다 하는 짓궂은 날씨 탓에 우리는 숙소 근처들만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까르푸에서 급히 산 튼튼한 3단 우산 2개를 들고서 나섰는데, 지도를 잘못 보고  헤매서 5.4 광장에 도착했다. 사실 호텔에서 길을 잘 찾아서 오면 10분도 안 걸렸을 거리를 우리는 뱅뱅 돌아 20분은 걸려서 간 셈이었다.

흐린 날이었지만 5.4 광장은 붐볐고, ‘5월의 바람’ 조형물은 멋있었다

 5.4 광장은 일본의 산둥반도 식민지배에 대항해 베이징에서 일어난 민중 운동인 '5.4 운동'을 기념해 만들어진 곳으로, 바람을 형상화 한 붉은 조형물 '5월의 바람'이 인상 깊은 곳이다. 일본 식민지배에 항거한 상징물이라고 하니 같은 아픔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더 감명 깊었다.

 5.4 광장을 따라 아래로 쭈욱 해변길이 조성되어 있어 마리나 시티까지 가볍게 산책하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방문한 날은 비바람이 어찌나 몰아치는지 5.4 광장 일대만 구경하고 후다닥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저항 정신이 깃든 광장이다, 날씨조차 만만치 않은 곳이라고 감탄했다. 바다를 낀 곳이라 날씨가 더 변화무쌍한 것일까. 처음에는 9월 더웠던 한국 날씨에 비해 칭다오의 그다지 덥지 않은 날씨에 좋아했으나, 비 오는 날의 바다 바람은 시원함을 넘어서서 어찌나 차갑던지. 온 가족이 비바람 뚫고 걸을 자신이 없어 사진만 몇 장 찍고 황급히 발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5.4 광장은 청도의 대표 광장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낮에도 가 볼만한 곳이지만, 사실 밤이 더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신 시가지의 고층 빌딩들이 온갖 조명을 뿜고(중국은 상하이에 갔을 때도 느꼈지만 산업 전기가 싼가 보다 높은 빌딩들은 죄다 화려한 불빛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 7월, 8월에는 매일 밤 8시 무렵에 레이저 쇼도 진행된다고 한다. 광장 자체는 ‘5월의 바람’ 조형물만 덩그러니 있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고 산책을 한다는 생각으로 가보면 좋을 곳이다. 조명을 받은 밤의 산책길은 더 분위기 있고.


2. 팔대관 풍경구

 칭다오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곳을 꼽으라면 두말 않고 팔대관 풍경구를 꼽겠다. 팔대관 풍경구는 과거 유럽이 칭다오를 지배하던 시절 형성되었고, 1930년대에 지어졌다는 ‘화석루’라는 유럽식 건물이 유명한데 대만의 초대 총통 ‘장제스’도 머물렀던 적이 있다고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중국 느낌 가득한 고층 건물 옆으로 팔대관의 나지막한 유럽식 건축물들이 늘어서 있는, 그 묘한 조화가 볼 만했다. 우리 가족은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불러 달라고 했고, 기사분에게 팔대관 풍경구를 중국어로 보여주고 10여분을 달려 도착했다.

팔대관 풍경구의 가로수길은 정말 예뻤다

 택시 기사는 9월 녹음이 무성한 거리에 우리 가족을 내려주었다. 이 곳을 구경할 때는 날씨가 중요하다. 날이 맑고 따뜻한 날이면 사진도 예쁘게 나오고, 벤치에 앉아 간단히 챙겨온 음식을 먹으며 소풍 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방문한 날도 날씨가 적당히 시원하고 햇살이 좋았기 때문에, 이 곳의 잘 가꾸어진 정원을 거닐면서 예쁜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다. 많은 분들이 화석루를 비롯한 유럽 별장에 들어가 보시기도 하는 것 같은데, 우리 가족은 인파를 헤치고 입장료도 있는 별장 구경을 하기보다는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로 했다.

팔대관 풍경구의 호수

 칭다오의 관광지는 중국의 다른 관광지들이 그렇듯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기 때문에 그 사이를 비집고 다니면 기운이 쪽 빠진다. 사전 조사를 하고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곳의 어디가 입구고 어디가 출구인지 모른 채 걸었는데 걷다 보니 바다가 나왔다. 표지판을 보니 칭다오 제2 해수욕장이란다. 운 좋다 생각하고 칭다오의 해변을 걷는 기분도 썩 좋았다. 날씨가 좋다면 편한 신발과 가벼운 짐만 챙겨 이 곳을 산책해 보기를 추천한다. 이국적인 풍경이 기분을 전환해 줌과 동시에 절로 나오는 인생 샷은 덤이다.

제 2해수욕장 해안가를 따라 걸었다


3. 칭다오 맥주 박물관

 사람들이 칭다오에 오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 바로 이곳 아닐까. 우리 가족도 맥주 박물관은 일찌감치 일정에 챙겨 넣은 터였다. 사실 우리가 이 곳으로 가기까지 택시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팔대관 풍경구 구경을 하고 난 뒤 택시를 잡아 칭다오 맥주 박물관을 가달라고 했더니 지금 점심시간이라서 문을 닫았단다. 내가 찾아본 바로는 박물관에 문을 닫는 점심시간 같은 건 없었는데 무슨 소리 인가하고 들어 봤더니 지금 박물관은 영업하지 않아 가봤자 헛수고이고 근처에 자기가 잘 아는 좋은 식당이 있으니 거기서 식사를 하라는 것이다. 외국인 상대로 사기 치는 거라는 촉이 딱 왔다. 그래서 그럼 그냥 안 타겠다고 하고 그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다른 택시를 잡아 박물관으로 향했고, 멀쩡히 영업하는 박물관에서 신나게 구경을 했다. 간혹 이렇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택시 기사들이 있으니 주의하시는 게 좋겠다.  

저 옥상의 칭다오 캔맥주 조형물이 커서 멀리서도 눈에 띈다
맥주 박물관의 입장권

 박물관 입구에서 입장권을 살 수 있는데 한국어 안내도 잘 나와있으니 원하는 내용으로 구매하면 된다. 우리는 원장 맥주, 순생 맥주 각 1잔씩에 땅콩 한 봉지, 그리고 개인적으로 찍은 사진으로 라벨을 붙인 칭다오 맥주 1병을 받을 수 있는 인당 80위안짜리 ‘C 개성 맥주 티켓’으로 표를 끊었다. 4인 가족 320위안, 칭다오 관광지치곤 약간 비싼 입장료였다. 하지만 콘텐츠가 좋기에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100주년 기념 동상

 입장해 들어가면 모두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칭다오 맥주 100주년 기념 조각상이 있고, 건물 안을 둘러보면서 칭다오 맥주의 역사와 맥주가 만들어지는 방법을 볼 수 있다. 20세기 초 독일이 칭다오를 점령하면서 칭다오에는 급속한 개발이 일어났는데 청나라 시대 때 지어진 ‘잔교’가 인공 항만으로 활발히 이용되었고 운송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철도 시설이 설치되었으며, 바로 이 맥주 회사도 지어졌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칭다오는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지만 칭다오 공장은 그래도 잘 유지되었나 보다. 식민지의 역사는 서글펐겠지만 지금은 독일인들이 퍼뜨린 ‘맥주’로 돈을 버는 칭다오가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외국인으로서 그저 상쾌한 칭다오 맥주를 먹을 수 있는 오늘날에 감사할 뿐.

맥주의 원료가 되는 보리 냄새도 맡아볼 수 있다

 아무튼 맥주 잘 만들기로 유명한 독일의 노하우에 중국의 철저한 관리가 더해졌기 때문인지 칭다오 맥주 박물관에서 마신 칭다오 맥주의 신선한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하이네켄 맥주 박물관도 가 본 적이 있는데 두 곳의 갓 뽑은 신선한 맥주의 맛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각자의 매력이 있었다. 하이네켄 맥주 박물관은 스토리 텔링이 잘 된 어트랙션 느낌이라면, 칭다오 맥주 박물관은 규모로 압도한다. 투어 말미에는 공장에서 생산된 칭다오 맥주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나란히 줄을 지어 출시되는 걸 볼 수 있는데 그 어마어마한 출하량 규모에 입이 떡 벌어졌다. 그만큼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칭다오 맥주를 많이 찾는다는 거겠지. 아 참, 칭다오 맥주의 다양한 레이블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예쁜 커버를 입고 있는 캔맥주를 보면 소장하고 싶어 진다.

전시된 다양한 맥주 패키지들
엄청난 수의 맥주들이 컨베이어 밸트 위로 움직였다
시원하고 청량한 칭다오 시음맥주

 투어 중간에 맥주를 한 잔씩 주는 곳이 있는데 그 시끌벅적한 곳 한 모퉁이에 칭다오 맥주 사인이 있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곳 직원에게 칭다오 사인 앞에서 찍은 사진이나 폰에 있는 개인적인 사진으로 맥주 라벨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직원이 라벨을 만드는 곳에 그 사진을 보낸다. 그리고 투어 끝에 등장하는 기념품샵에서 내가 고른 사진을 예쁜 라벨로 만들어 붙여준 병맥주를 받을 수 있다. 내 얼굴이 들어간 칭다오 병맥주를 만들 수 있다니, 이것이 C 입장권의 메리트다.

가족 사진으로 칭다오 맥주 라벨을 만들었다
투어 마지막에 맥주와 요리를 사마실 수 있는 식당이 있지만 비싸다

 박물관 투어 중에 주는 땅콩도 인기가 많아서 박물관 안의 가게에서 많이들 사간다. 칭다오는 특산품으로 맥주와 맥주 박물관의 땅콩이 유명해서 공항을 비롯한 여기저기서 많이 팔기 때문에 박물관에서 못 샀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심지어 우리 가족이 머문 호텔에서도 땅콩 세트를 팔았다, 가격은 조금 더 비쌌겠지만. 박물관 앞에는 칭다오 맥주를 파는 식당들이 늘어서 있기 때문에, 박물관에서 마신 맥주의 흥을 이어 나가고 싶다면 노천 식당에서 해산물과 함께 맥주 한 잔 하는 것도 추천한다. 특히 짭짤한 바지락 볶음에 신선한 칭다오 맥주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맥주 박물관 근처엔 이런식으로 칭다오 맥주를 파는 식당들이 많다
맥주 박물관 앞 식당에서 먹은 맛있는 바지락 볶음


4. 족생당 발마사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 여행 중 쌓인 피로를 풀고 싶어서 마사지 샵을 찾아보니 알게 된 곳이다. 이미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선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곳에서 단체 여행을 오신 한국 분들을 많이 만났다. 우리가 갔던 1호점은 규모가 굉장히 커서 거의 3층 정도 되는 건물 전체가 마사지 샵이었다. 2명/3명/4명이 들어갈 수 있는 방들이 있었는데 우리 가족은 모두 마사지를 받기로 하고 4인실로 들어갔다.

한글 간판도 달려있다

 사실 처음에는 엄마, 아빠 두 분만 마사지받으시는 걸로 할랬는데, 동생과 나도 지쳐있던 상태여서 마사지를 같이 한 번 받아볼까 솔깃한 마음이 있었다. 흥정이 되나 싶어 가격을 조금만 깎아주면 나와 동생도 발마사지를 받겠다고 했더니 너무나도 흔쾌히 그 자리에서 가격을 깎아 주었다. 가족 단위로 마사지를 받는 경우 약간의 밀당을 하면 몇십 위안 정도 가격을 조정할 여지는 있는 모양이다.

 인기 있는 곳이다 보니 저녁에 가면 조금 기다리기도 하는데, 마사지사들이 각자의 마사지 도구를 들고 다른 지점으로 출장을 다니는 시스템인 것 같았다. 그래서 손님이 많이 찾아와 마사지사 수가 부족하면 다른 지점에 연락해 몇 명을 더 보내달라는 식이었던 듯 싶다. 흥미로웠던 것은 마사지사들이 들고 다니는 마사지 로션이 다 달랐다는 것이다. 비싼 제품을 쓰느냐 싼 제품을 쓰느냐도 손님으로서는 복불복인 듯싶다.

편한 의자에 누워 마사지를 받았다

 마사지는 어떤 가게에서 받느냐보다는 어떤 마사지사를 만나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나와 합이 잘 맞는 마사지사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와 아빠는 80분짜리  전신 마사지를, 나와 동생은 60분짜리 발마사지를 받았는데 나는 마사지를 그리 즐겨 받지는 않는 터라 시원함을 느꼈다기보다는 아파서 혼났다. 속으로 억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으나, 마사지사는 받고 나면 시원할 테니 몸에 힘을 빼라는 말만 해서 어찌나 헛웃음이 나오던지. 반면 엄마는 센 마사지를 원했는데 기대보다 힘이 약했고, 아빠는 압이 적당해서 좋았다고 하셨다. 그래도 오랜 시간 열심히 애써준 마사지사들이 고마워서 그 자리에서 인당 10위안 정도 팁을 드렸다. 1층으로 내려와 계산을 하면서 혹시 택시도 잡아 줄 수 있냐 물어봤는데, 직원분이 일단 가게 안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더니 도로에까지 나가서 택시를 불러다 줘서 사실 조금 감동했다. 할인 쿠폰도 받았는데, 그래서인지 다음날에도 족생당을 찾게 되었다. 우리 가족을 알아본 직원이 어제보다 더 친절하게 우리를 안내해주었다.

 두 번째 마사지를 받은 엄마, 아빠는 전날보다 좋았다며 다음에 오면 그 사람에게 받고 싶다고 마사지사 이름을 물어보셨다. 그 정도로 마사지사와 나의 합에 따라 만족도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아쉽게도 일정 상 족생당을 다시 찾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일부 직원들은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하시는 것 같았다. 줄곧 중국어만 하던 직원이 씩 웃으며 한국말 인사를 건네었을 때는 깜짝 놀랐다! 중국에 대해 나쁜 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마사지받으면서 실없는 소리를 많이 했던 터라 괜히 머쓱해졌다. 아무튼 여행 중간에 쉬어가기엔 꽤나 괜찮은 곳이었다.   


5. 신호산공원

 신호산 공원은 칭다오의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독일이 칭다오를 침략해 최초로 무선 기지국을 만든 곳이라 이름이 ‘신호산’이 된 것이라고 한다. ‘신호’가 말 그대로 ‘signal’, 그 뜻일 줄이야. 잔교를 구경하고 나서 택시를 타고 신호산공원 입구에 내렸다.

공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유럽식 건물 지붕위 이국적인 풍경

 공원 입장권과 전망대 입장권을 합쳐 인당 15위안의 입장료를 냈다. 전망대를 올라가지 않는다면 공원 입장료만 내도 된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그래도 올라가는데 계단이 꽤나 있기 때문에 나무 구경을 하고 산 아래 전망을 보면서 쉬엄쉬엄 올랐다. 신호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주황빛 유럽식 건축물들과, 높은 현대식 건물들과, 잔교까지 보여 칭다오가 한눈에 들어오는 듯했다. 다섯 마리 용 조각상이 있는 분수나 어느 공원이나 그렇듯 연인들이 걸어둔 자물쇠 다리가 인상 깊었다.

신호산공원의 용 분수

 조금 올라가다 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전망대에서는 천천히 360도로 회전하며 칭다오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의자도 몇 개 놓여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이 많아서 여유 있게 자리에 앉아 보지는 못했다. 사람이 없을 때 가서 앉아 천천히 돌아가는 창밖의 풍경을 보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아 아쉽다. 그래도 공원 여기저기 벤치가 있기 때문에 다리가 아플 때는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신호산공원 입구에서 마신 수박주스 정말 달고 맛있었다

 칭다오는 우리나라와 가깝고 신선한 칭다오 맥주가 있으며, 물가가 싸기 때문에 짧은 일정에도 다녀오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중추절 시기에 여행했기 때문에 어느 관광지에나 사람이 많아서 그 점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날씨가 좋은 시기에 방문해서 유유자적하게 해변가를 산책하고, 해산물과 함께 신선한 맥주를 한 잔 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딱이었던, 가볍고 즐거웠던 가족 여행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즐길거리 가득한 뉴욕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