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무도 없었어, 푸른 점이 보여

by 김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갈 때면, 빛 대신 소리가 지면과 평행하여 가로지르는 것이 들려서. 이따금 나는 질주하는 파동 위에 즉흥 연주를 얹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떤 음으로 시작했더라.
밋밋해진 세계에는 음악이 없었다.
얘야, 너는 어디에 숨었니.
스러진 도로 대신에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열차에 몸을 올렸다. 선로를 따라가면, 원래 어땠는지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 눈을 스쳤다.
물웅덩이에 누군가 무뎌지게 쓰러지자 터져 흐른 피처럼 흘러가는 산과 들, 도시와 항구.
아, 난 이걸 어디서 본 적이 있었다.
그곳이 어디었지?
차창이 컴컴해졌다. 내가 이전에 고속도로에서 들은, 공기를 찢어가던 그 소리가.
음악 없는 세계에서 머릿속으로 에튀드를 만들었다.
나는 이 지금에, 내일을 구매하는 데 성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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