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돌산 쪽 펜션이나 글램핑장을 예약했다면, 장보기를 어디서 할지부터 고민하게 된다. 특히 바베큐를 계획하고 있다면 고기, 채소, 음료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마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돌산 초입에 위치한 빅팜 여수돌산점은 그런 고민을 덜어주는 곳이다. 대형 식자재 마트 규모로 운영되어 식재료는 물론 간식, 음료, 해산물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다. 여수 여행의 장보기 코스로 강력 추천한다.
1월 가족여행 당시 숙소를 여수 돌산에 있는 펜션으로 정했다. 고기를 사랑하는 식구들인지라 바베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이미 펜션 바베큐 장비도 예약해 둔 상태. 문제는 장을 어디서 보느냐였다. 해남에서 미리 장을 볼까도 했다. 익숙한 마트라 마음은 편했지만, 그 무게를 여행길에 싣고 가는 게 부담스러웠다. 검색을 해보고 찾아낸 곳이 바로 빅팜 여수돌산점이었다. 여행지에서 장을 보는 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도 하지만, 괜히 그 지역 마트에 들르면 여행 기분이 더 살아나는 묘한 즐거움이 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기 전, 건물 옆 도로를 따라 지나가는데 건물 규모에 눈이 커졌다. 웬만한 대형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해도 될 만큼 큼직했다. 주차장에서 내려 입구의 카트를 끌고 들어가서 한 번 더 놀랐다. 생각했던 동네 마트의 크기를 훌쩍 넘는 공간이었다.
한번 쭈욱 둘러보니 일반적인 마트라기보다 식자재 마트에 가까웠다. 과일 코너에는 박스 단위로 진열된 과일들도 있었지만, 소량 포장된 제품도 준비되어 있어 여행객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었다. 대량 구매만 가능한 구조였다면 망설였을 텐데, 소분된 체리와 방울토마토가 있어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방울토마토는 달고 맛있어서 펜션에 머무는 동안 인기만점이었다.
야채와 쌈채소 코너도 인상적이었다. 여러 종류의 잎채소가 한 팩에 담겨 있어 고기와 곁들이기 좋았다. 상추 한 팩과 쌈채소 모둠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모둠에 고수가 포함되어 있어 여수여행에서 인생 처음으로 "고수"를 먹었다. 평소엔 향이 강할 것 같아 피해왔는데,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싶었다. 숙소에서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어본 고수는 의외로 매력적이었다. 다음에 쌀국수 먹으러 가면 이제부턴 꼭!! 고수를 넣어 먹을 테다.
여수에 왔다는 걸 가장 실감하게 한 곳은 해산물 코너였다. 먹기 좋게 손질된 회가 적당한 가격으로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었다. 여행객이 숙소로 가져가 바로 먹기 좋은 구성이었다. 우리는 이미 회 포장 전문점에서 따로 구매해 둔 상태라 구경하며 군침만 삼켰다. 전라도답게 홍어도 판매 중이었다. 지역의 색이 자연스럽게 묻어 있는 해산물 코너의 진열대였다.
이번 장보기의 핵심은 고기였다. 삼겹살, 목살은 물론이고 소고기까지 부위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구이용, 볶음용, 수육용으로 두께가 다르게 손질되어 있어 바로 조리하기 좋게 준비되어 있었다. 구이용은 숯불구이용으로 두툼했다. 바베큐를 할 테지만 숯불은 아니어서 우리는 생삼겹살과 목살을 골랐다. 그 외에도 주류, 음료, 과자, 아이들 간식 코너까지 둘러보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다. 사야 할 품목을 정해 놓지 않고 방문한다면 금방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 집에서 밑반찬은 챙겨 왔는데도 먹거리만으로도 장바구니는 점점 무거워졌다.
장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는 길. 트렁크에는 고기와 채소, 간식이 가득 실려 있었다. 낯선 도시의 마트에서 장을 보고, 그 지역에서 공수된 식재료를 골랐다. 처음이었다. 나는 여행지에서 장을 보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식당을 이용하는 편) 빅팜에서의 장보기 또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마음으로 빅팜을 코스에 넣었다. 장 보는 과정 하나하나가 여행의 기억이 되었고, 여행의 새로운 묘미를 알게 된 것 같았다.
여수 돌산 펜션이나 글램핑장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바베큐 장보기는 빅팜 여수돌산점에서 한 번에 해결해도 좋겠다. 규모도 넉넉하고, 여행객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우리 가족의 여수 여행은 빅팜 마트 카트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그날 밤, 지글거리던 고기 냄새는 지금도 여수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