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양배추 모종심는 시기(극조생 "꼬꼬마")
양배추는 봄과 가을, 두 계절에 걸쳐 재배가 가능한 작물이다. 그중에서도 봄 양배추는 기온이 오르기 전에 키워야 제맛을 볼 수 있어, 모종을 심는 시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 사이, 서리가 물러가고 낮 기온이 안정되는 시기에 심는 것이 적당하다.
모종을 심는 방법은 다른 작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종이 들어갈 자리의 흙을 모종삽으로 살짝 밀어내고 그 자리에 모종을 넣은 뒤 주변 흙으로 상토 높이만큼 덮어주면 된다. 양배추는 결구가 시작되기 전 바깥 잎이 크게 퍼지며 자라기 때문에 포기 사이 간격을 45~50cm 정도로 넉넉히 두어야 한다.
모종을 심은 직후에는 무엇보다 물 관리가 중요하다. 새로운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는 시기이기 때문에 흙이 마르지 않도록 신경 써 주어야 한다. 겉흙이 마르기 전에 한 번씩 물을 주는 정도로 관리하면, 며칠 지나지 않아 중심에서 새 잎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때부터는 양배추가 자리를 잡았다고 보면 된다.
<2026년 봄 양배추 재배일지>
-3월 22일 모종심기
양배추 모종을 사서 심기 전까지는, 마트 진열대에 놓인 양배추가 전부인 줄 알았다. 옆으로 넙적하고 단단하게 말린 연두빛 덩어리. 그게 양배추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밭에서 직접 키워보니, 양배추의 종류도 다양하고 계절에 따라 맛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2024년, ‘꼬꼬마’라는 이름의 미니양배추를 우연히 접한 이후로 그 매력에 빠져 버렸다. 그래서 봄에는 미니양배추 꼬꼬마를, 가을에는 대박나 양배추를 심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서가 되었다. 이름처럼 작고 단정한 모양이 귀엽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짧아진 봄에 키우기에는 그만한 품종이 없었다.
최근 몇 년간 봄이 예전 같지 않았다. 계절이 순서대로 흐르지 않고, 겨울에서 곧장 여름으로 건너뛰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봄이 왔다 싶으면 금세 기온이 오르고, 장마가 앞당겨지거나 갑작스러운 폭우가 며칠씩 쏟아졌다. 작물 입장에서는 그 짧은 틈 사이에서 자라야 하는 셈이다.
그래서 봄에 심는 양배추는 극조생 품종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꼬꼬마 양배추는 모종을 심고 약 60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다른 양배추보다 훨씬 빠른 편이다. 서늘한 기온에서 자라야 단맛이 올라가는 작물이기 때문에, 더워지기 전에 수확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른 봄에 서둘러 모종을 심는 이유도 결국 그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꼬꼬마 모종을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이 품종은 조금만 늦어도 금세 품절이 된다. 밭을 미리 정리해두고, 마지막 서리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날씨를 몇 번이나 확인한 뒤, 괜찮겠다 싶은 날에 망설임없이 주문 버튼을 눌렀다.
매년 함께 심던 적양배추는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 단단하게 말린 자줏빛이 공룡알처럼 보여 괜히 몇 번이나 들여다보게 만들던 양배추였다. 그런데 막상 키워보니 생각보다 잎이 질긴 편이었다. 마트에서 사 먹던 것보다 조금 억센 식감이 아쉬워, 올해는 과감히 제외했다.
지난 1년은 위염 때문에 식습관이 많이 달라진 시간이었다. 아침마다 샐러드를 챙겨 먹는 것이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양상추가 떨어지는 날이면 텃밭에서 키운 양배추를 대신 썰어 넣었다. 내가 키운 양배추는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부드럽고,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왔다.
그렇게 하나둘 꺼내 먹다 보니, 작년 연말이 되기 전에 저장해둔 양배추는 모두 사라졌다. 올해 1월부터는 마트에서 사서 먹고 있다. 비슷해 보이지만 어딘가 다른 식감과 맛을 느낄 때마다, 밭에서 자라던 그 양배추가 생각났다. 지난 3월 22일에 텃밭에 심었는데, 나는 벌써 입안에 퍼지던 달큰함을 떠올리고 있다. 극조생이라 다른 양배추보다 이르게 수확하지만, 아는 맛이 자꾸 생각나 60일도 길게 느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