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참외 파종시기
사과참외는 덩굴성으로 자라는 재래종 참외다. 과육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며, 비교적 병해에도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편이다. 씨앗을 받아 다시 심어도 품종 특성이 유지되는 토종 계열이라 자가채종이 가능하다(씨앗 봉투에서 발췌).
재배 방법은 직파와 모종 정식 모두 가능하다. 직파는 4월부터 시작할 수 있지만, 발아를 위해서는 지온이 최소 15℃ 이상은 되어야 한다. 기온이 낮은 시기에는 발아가 늦어지거나 실패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종을 심을 경우에는 늦서리가 완전히 지난 5월 초순이 안정적이다.
2026년 사과참외 재배일지
- 4월 10일 파종
참외보다는 수박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텃밭에 참외를 들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작년, 포도농장 어머님이 나눠주신 사과참외를 처음 먹어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옅은 아이보리색에 사과처럼 둥근 모양.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느껴지던 부드러움과 진하게 올라오던 단맛.
'이건 내년에 텃밭에 꼭 심어야겠다!'
올해는 꼭 심어야겠다고 마음먹고 모종을 찾아봤지만, 아직 판매 전이었다. 기다리는 걸 제일 못하는 나는 결국 씨앗을 구입했다. 자가채종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면 작년에 씨앗을 남겨둘 걸, 뒤늦은 아쉬움이 따라왔다.
올해 텃밭 구상을 할 때 사과참외는 새로 지은 하우스 앞쪽 빈 땅에 파종할 계획이었다. 어차피 비워두면 잡초가 무성해질테니 뭐라도 심으면 관리를 하리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참외보다 잡초가 먼저 자라 열매와 숨바꼭질을 할 것이 눈앞에 그려지고, 그걸 감당하지 못해 손을 놓아버릴 것 같았다. 방향을 바꿔 하우스에 심기로 했다. 이미 만들어 둔 하우스 텃밭에 애플수박처럼 그물재배를 해 보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싹을 보고 싶은 마음에 물에 불려서 심을까 고민을 잠깐 했다. 하지만 밤호박 하우스 일이 끝난 뒤 지친 육신이 내 욕심을 내려놓게 만들었다. 결국 씨앗 그대로 심기로 했다. 올해 날씨를 보면 지온이 15℃ 이상으로 올라가는 시기는 4월 중순쯤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비닐하우스에서 키울 생각이었다. 노지보다 온도가 빠르게 올라가기 때문에 조금 일찍 시도해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
4월 10일, 물에 불리지 않은 씨앗 그대로를 심었다.
약 80cm 간격으로 구멍을 만들고, 발아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 구멍당 씨앗 두 개씩 넣었다. 사과참외는 아들줄기, 손자줄기가 길게 뻗어 나간다는 이야기를 미리 본 터라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주고 싶어서 애플수박보다 간격을 더 넓게 잡고 심었다.
물에 불리지 않은 씨앗이라 매일 물을 주었다. 파종 후 이틀 동안은 날씨가 흐렸다. 해가 나야 녀석들이 깨어날텐데 흐린 날씨가 이어지니 마음이 또 조급해졌다. 다행히 3일째 되던 날, 날씨가 바뀌었다. 하우스 안이 갑자기 여름처럼 더워졌다. 들어서는 순간 훅 올라오는 공기가 달라졌다.
그리고 파종 후 일주일째 되던, 4월 17일. 잡초와 함께 연한 초록의 싹이 보였다. 직접 씨앗을 심으면 이런 순간의 기쁨이 꽤 크다. 그런데 기쁨은 잠깐이었다. 이게 참외 싹인지, 잡초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처음 재배해보는 사과참외인지라 새싹의 모습이 어떤지 알 수가 없었다. 확실히 잡초와는 다른 모양을 한 어떤 싹들이 보이는데 이 녀석들이 참외 싹이라고 지금까지는 믿고 있다.
두 개의 구멍 중 좌측에서는 싹이 두 개가 올라왔었는데 잡초인 줄 알고 하나를 뽑아버렸다. 잡초만 보면 뽑고싶은 내 손가락들이 자동으로 뽑아버려 그때의 당황스러움은 정말 뭐라 말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측 구멍에서는 한 개의 싹만 올라왔는데 떡잎이 하나밖에 없다. 불완전한 그 모습이 내 마음에 불안핑을 깨웠다. 처음 해보는 작물이라 그런지 잘 자라줄지, 여기서 멈춰버리는 건 아닐지, 모든 게 불안했다.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제일 힘들어 하는 그저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 밖에 없다. 이 작은 싹이 끝까지 자라줄지, 중간에 멈춰버릴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나라도, 끝까지 살아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