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웃거름 주는 시기
작은 텃밭에 양배추 몇 포기 심어두고, 웃거름을 줄까 말까 고민하는 순간이 한 번쯤은 온다. 꼭 줘야 하는 걸까, 안 줘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없다.
마트에서 보던 것처럼 단단하고 큼직한 양배추를 원한다면 웃거름을 주는 것이 맞고, 몇 포기 키워서 소소하게 먹는 정도라면 생략해도 크게 문제는 없다. 다만 하나는 분명하다. 주는 만큼 자라고, 안 주는 만큼 자란다.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선택은 텃밭지기 몫이다.
웃거름을 주기로 했다면 시기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모종을 심고 15~20일이 지난 시점에 1차 웃거름을 주고, 이후 결구가 시작될 때 2차 웃거름을 준다. 극조생 꼬꼬마 양배추처럼 생육 기간이 짧은 품종은 두 번 정도면 무난하고, 80일 이상 키우는 양배추라면 2차 이후 20일 정도 지나 한 번 더 보충해주면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다.
2026년 봄 양배추 재배일지
- 3월 22일 꼬꼬마 4포기 아주심기
- 3월 29일 꼬꼬마 4포기 추가 아주심기
- 3월 29일 캔디 2포기 아주심기
- 4월 16일 1차 웃거름
3월 22일, 극조생 꼬꼬마 양배추를 네 포기 심었다. 꼬꼬마라는 이름답게 크기가 크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생각해보니 내 식성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았다. 그래서 네 포기를 더 주문했다. 추가로 주문을 했더니 서비스로 ‘양배추 캔디’ 두 포기가 따라왔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었다.
3월 29일, 추가로 온 네 포기와 캔디를 심었다. 캔디는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잠깐 고민하다가 옥수수 옆 빈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서로 잘 지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 자리가 최선이었다.
그렇게 양배추들이 텃밭 곳곳에 흩어져 자리를 잡았다.
날짜를 계산해보니, 처음 심은 양배추는 4월 10일쯤이면 1차 웃거름을 줘야 하는 시점이었다. 달력으로 보면 정확한 타이밍이었다. 그런데 추가로 심은 양배추도 따로 있다 보니 각각 시기를 맞춰 웃거름을 주는 게 귀찮았다. 어차피 며칠 차이인데, 나눠서 주기보다 한 번에 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심은 양배추에 1차 웃거름을 줘야 할 시기에 마침 비 예보도 있었다. 비가 오는 날에 맞춰 주면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니 타이밍이 절묘했다. 그래서 4월 16일, 결국 한꺼번에 웃거름을 주었다.
양배추 바로 옆이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의 비닐을 살짝 찢고 흙을 팠다. 그 안에 요소를 소량 넣고 다시 흙으로 덮었다. 뿌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주는게 좋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보니 자리를 옮겨가며 웃거름을 주다보니 이것도 불편하다. 아무래도 밤호박 하우스 작업으로 고된 몸이 만사가 귀찮음을 불러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웃거름을 주고 나서 물을 따로 주지 않았다.
그 다음 날, 예보대로 봄비가 내렸다. 부슬부슬,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잔잔한 비였다. 우산을 쓰고 나가 양배추들을 바라보니 잎에 맺힌 빗방울이 귀엽다. 어제도 비가 내렸다.
마트에서 양배추를 살 때마다 극조생이라면서도 유난히 더디게 자라는 것 같아 답답하게 느껴졌던 그 속도가 조금 달라졌으면 좋겠다. 빗물까지 함께 먹었으니, 이제는 폭풍성장해 동그랗게 말아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