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회땡겨 박주명 Sep 05. 2017

이게 무슨 맛인가. 남방 참다랑어 뱃살

참치라고 하면 보통 참다랑어를 말한다. 워낙 비싼 가격 때문에 실제 참치집에서 판매하는 건 참다랑어보다 눈다랑어가 더 많지만 말이다.

참다랑어는 사실 북방 참다랑어와 남방 참다랑어.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참다랑어라고 하면 보통 북방 참다랑어를 말한다. 


비싸다는 북방 참다랑어의 뱃살은 이렇게 생겼다. 딱 봐도 기름이 좔좔 흐를 것 같고 고급스럽다.


북방 참다랑어는 추운 지방에 서식하기 때문에 지방을 축적하므로 기름기가 많다. 물론 양식(축양)으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기름기도 한몫하겠지만 말이다. 이에 비해 따뜻한 남쪽에 사는 남방 참다랑어는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적다. 그래서 맛도 별로다.


남방 참다랑어는 미나미라고 부르며 멸종 위기종으로 어획 쿼터제가 시행되고 있어 포획할 수 있는 개체 수와 크기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시중에서 남방 참다랑어는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은 아니다.


인터넷 참치 쇼핑몰에서도 남방 참다랑어는 보기 힘들다. 일부 쇼핑몰에서 가끔씩 판매하곤 하는데 대부분 품절 상태이고 가끔씩만 구매 가능한 상태가 된다. 가격은 북방 참다랑어보다 싸고, 눈다랑어보다 비싸다.


남방 참다랑어 뱃살이다. 북방 참다랑어에 비하면 마블링이 한참 떨어지지만 그래도 나름 이쁘게 생겼다.

문제는 색감이다. 분홍빛의 고급스러운 참다랑어나 밝은 빨간색을 띠는 눈다랑어에 비하면 색감이 좀 어두운 편이라 매력적이진 않다.


껍질 부분과 안쪽 부분이다. 안쪽의 피막은 배송 올 때부터 제거되어 있었다.


껍질을 제거하고..


단면을 보면 눈다랑어와 크게 다르진 않다. 오히려 눈다랑어가 더 마블링이 좋다.


한 상을 차렸다. 윗부분의 빨간 살은 북방 참다랑어 속살이다. 아랫부분들이 남방 참다랑어 뱃살이다.


이렇게 보니 나름 있어 보이고, 맛이 좋을 것 같지 않은가?


맛은 어떨까? 한 점 먹어보자.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무 맛도 없다. 맛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그냥 아무런 맛이 없다.(네 맛도 내 맛도 아닌 맛?) 생김새로 보면 북방 참다랑어처럼 진한 기름 맛이 느껴질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눈다랑어처럼 아삭하거나 고유의 맛도 없다. 신기하게도 기름기도 별로 안 느껴지고 독특한 맛도 없다. 


일부 참치집에서는 남방 참다랑어의 저렴한 가격을 이용해 참다랑어라고 판다고 한다. 참다랑어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니 속인 건 아니지만, 북방 참다랑어의 눅진한 맛을 기대했던 손님들은 크게 실망할 것이다.


남방 참다랑어는 이번이 두 번째로 먹어보았는데, 이전에 주문했던 남방 참다랑어는 눈다랑어와 거의 흡사한 모습이었다. 남방 참다랑어의 맛이 궁금하다면 한 번쯤 먹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맛을 보고 나면 가격도 저렴하고 더 맛있는 눈다랑어를 떠올릴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에서 만드는 지라시 스시 도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