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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땡겨 박주명 Jul 13. 2015

집에서 해보는 참치 머리 해체기

참치집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실장님이 커다란 참치 머리를 들고와 바로 앞에서 해체하는 것이다. 무언가 특별한 대접을 받고 비싼 음식을 먹는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참치 머리는 사실 그렇게 비싸진 않다.


집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참치 손질 중 가장 난이도가 높긴 하지만, 쫄깃한 머릿살이 생각난다면 직접 해체를 한번 해보자.


주의! 이 글의 사진들은 다소 혐오스러울 수 있으니 비위가 약한 분들은 주의하세요!


데바칼

참치 머리 해체에는 데바칼이라는 칼이 필요하다. 물론 집에 있는 과도 같은 칼로도 가능하긴 하다. 한동안 데바칼이 없어서 과도로 해체했었는데, 여간 힘든게 아니다. 데바칼은 칼이 두껍고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생선 뼈를 자를 때 유용하다.

보통 우리가 먹는 참치 머리는 눈다랑어이다. 인터넷으로 참치를 주문하면 이렇게 포장되어 온다. 눈다랑어 머리를 세로로 반토막 낸 부위이다. 머리도 다른 부위와 동일하게 소금물에 해동 후 해동지로 감싸 냉장고에 1시간 정도 넣어둔다.

머리 부분은 너무 녹으면 해체가 어려우므로 약간 얼어 있는 상태가 좋다.

해동지에 피가.. 머리 부위 특성상 피비린내는 감수해야 한다.

눈다랑어 머리

눈다랑어는 영어로 Big Eye 다. 이름대로 역시 눈이 크긴 크네. 왕눈이..

이 머리는 1.15kg짜리인데 비교적 작은 편이다. 여러명이서 제대로 즐기려면 최소 1.5kg 정도는 구입하는게 좋다. 가격은 2~3만원대.


자. 그럼 이제 비린내 나는 해체를 해보자!


볼살

먼저 볼살부터 시작한다. 볼살은 말그대로 볼처럼 옆에 있는 살이다. 아래쪽 껍질을 살살 벗겨내면 된다.

껍질 가까이 칼을 대고, 잘 벗겨내면 이렇게 된다. 머리 부위 중 그나마 양이 좀 많이 나오는 곳이다.


눈살

눈이 큰 만큼 눈 주변에도 살이 많지 않을까?ㅎㅎ

눈 가장자리에 칼을 깊이 박아넣고, 가장자리를 도려낸다.(표현이 좀...)

너무 눈 가까이 칼을 넣으면 안된다. 1센티 정도 간격을 두고 잘라낸다.

한바퀴 돌려서 다 찔러 넣었으면,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 눈알을 들어내면 된다. 칼을 깊이 넣고 힘을 주어 들어올리면..


이렇게 눈알이 뿅!

참 인간이 이렇게 잔인할 수가..


눈 알을 빼낸 후 주변에 먹을만한 살들을 발라내면 눈살이 된다.


콧등살

이 부분은 먹는 사람도 있고 안 먹는 사람도 있다. 오돌뼈 같은 느낌인데 생으로 먹기가 거북하면 살짝 데쳐 먹기도 한다.

파낸 눈에서 앞쪽에 보면 약간 불룩하게 나온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을 잘라내면 이렇게 콧등살이 나온다. 껍질을 벗긴 후 얇게 슬라이스 해서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두육살

썰어놓으면 나무 나이테마냥 예쁘게 보이는 부위이다. 머리 윗부분에 정수리처럼 있는 부위이다.

머리 위쪽 껍질을 벗겨내면 안쪽에 동그랗고 기다란 살이 보인다. 그 부분을 발라내면 된다.

입천장살

이제 거의 끝나간다.  입 쪽에 위에 붙어 있는 살인데, 뼈와 함께 붙어 있다.

깊숙히 칼을 넣어 약간의 뼈를 끊어내야 한다. 일반 칼로는 좀 어렵고, 데바칼이 필요하다. 힘을 주어 뼈를 끊어내면 안쪽에 살이 있다. 뼈 부분은 잘 발라내야 한다.


손질 끝

대략 이정도 부위가 나왔다. 머리가 워낙 작기도 하고, 해체 실력이 별로라 살이 많진 않다;;

특히 가장 왼쪽 아래 부분이 두육인데, 잘못 잘라내서 절반 정도를 잃었다 ㅠ.ㅠ

해체가 끝난 머리는 이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아까우니 구이로 먹도록 하자. 굵은 소금을 뿌린 후 오븐에 구워 준다.


눈물주

이상하게 사람들이 좋아하는게 눈물주다. 참치집에 가면 눈물주 달라고 실장님한테 조르기도 한다.

왜일까; 정력에 좋아서? 피부미용에 좋아서?

개인적으로 눈물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끈적한 느낌이 꼭 소주에 콧물을 말아먹는 느낌이랄까?

거기다가 저 수정체(오른쪽)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저걸 왜 먹는거지; 대체 왜!!

저게 어떤 맛이냐면 불량식품 쫀드기를 잔뜩 뭉쳐서 씹는 느낌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하도 좋아하니 흉내라도 내보자. 그냥 칼로 잘게 썰어서 소주잔에 넣고 소주를 부으면 된다.

사진만 찍고 그냥 버렸다.

사람들은 참 이상한 걸 좋아한단 말야..

머리 부위의 절반 정도를 차려보았다. 가운데가 두육살, 왼쪽 위가 입천장살, 왼쪽 아래가 볼살, 오른쪽 아래가 눈살이다. 머릿살만 먹으면 재미 없으니까 황새치 뒷뱃살(오른쪽 위 붉은 점 박힌 하얀 것)도 살짝 곁들였다.


머리 부위 살들은 기름장을 찍어먹어도 맛있고, 그냥 이렇게 와사비에 간장을 찍어서도 먹는다.

구이가 된 남은 부위. 살을 다 발라냈기 때문에 딱히 먹을게 많지는 않다. 비주얼도 별로고..

꼭 먹어보고 싶은게 아니라면 그냥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ㅎㅎ


참치 머리는 뱃살 위주로 나오는 참치만 먹기가 부담스러울 때 별미로 먹는게 좋다. 다만, 보다시피 해체 과정이 어렵고 주방이 매우 더러워지고 피비린내가 심하게 날 수 있으니 가능하면 머리를 통째로 구입하는 것보다 각 부위별로 해체된게 파는게 있으니 그걸 구입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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